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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공부는 반으로, 행복은 두배로

by 짱2 2023. 9. 5.

일요일에 아들 내외가 다녀갔다. 올해 남편의 생일은 환갑이라는 타이틀이 달린 좀 특별한(?) 날이다. 아이들은 자신들이 생각한 최고의 선물을 들고 왔고, 우리 내외는 반은 기쁨으로, 반은 떨떠름한 기분으로 선물을 받았다. 비싼 휴대폰을 우리 부부에게 선물했는데, 우리에게 물어보았다면 필요한 것을 요구했을 것을... 본인들의 생각대로 준비하다 보니 우리의 마음과는 조금 맞지 않았다. 그러나 준비해 온 마음이 예쁘고, 충분히 고마웠다. 그리고 아들내외가 예쁘게 사는 모습이 참 보기 좋고, 내가 아들을 잘 키웠구나, 며느리도 잘 들어왔구나, 나만 건강하면 되겠구나 하고 생각했다. 

 

 

문제는...

아이들이 다녀간 날짜가 일요일이다 보니, 다음날 출근해야 한다는 부담이 있었던 것 같고, 일요일 새벽에 일어난 것이 가장 화근이었고, 청소한다, 반찬 만든다, 못한 공부 한다 내 몸을 혹사한 것이 발단이 된듯하다. 어제 함께 있을 때부터 컨디션이 그다지 좋지 않아서 누워 있었는데, 월요일 아침에 알람소리에 눈을 뜨는데 너무 힘들었다. 결국 남편 아침식사도 못 챙기고, 나의 아침 루틴, 식사, 공부 모두 포기하고 그대로 침대로 다시 뻗어서 긴 잠을 잤다. 출근을 하지 않는 날이었다면 늦은 오후가 돼서야 일어났을 싶을 만큼 정신없이 자고 일어났는데, 너무 기운이 없고 힘들었다. 코로나에 걸린 걸까? 어디 아픈 걸까? 걱정이 되었고, 출근도 못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아침 내내 자느라 굶은 내 뱃속에 음식물을 보내주고, 꼼지락꼼지락 움직이니 몸이 조금씩 회복되는 느낌이었다. 출근은 할 수 있겠다 싶어 씻고 화장을 하니 점점 더 컨디션이 좋아지고 있었다.

 

학원에 출근하니 해야 할 일들이 얼마나 많은지 정신없이 시간이 흘러갔다. 몸이 힘든 것이 아니라 너무 정신이 없었다. 일이 휘몰아치는 느낌이다. 시간은 빨리 가서 좋지만, 나의 뇌가 풀가동 해야 하니 이것이 내 건강에 어떤 영향을 줄지 걱정이 되기도 한다. 또한 학원장의 불호령이 언제 내려칠지, 변덕을 어떻게 맞춰야 할지 늘 마음이 쓰여서 일하면서 즐거움이 없다. 그녀는 일이 어떻게 즐겁냐고 하지만, 나는 즐겁게 일하고 싶다. 스트레스 받으면서 긴장상태로 일하고 싶지 않은데, 그녀가 나를 그렇게 만든다. 늘 감시받는 느낌이다. 불편하다. 

 

몸이 힘들고, 스트레스 받으면서 일하는 것이 맞는 걸까? 몸이 힘든 건 집에서 휴식을 취하면 되는데, 집에서는 내가 하는 공부 때문에 또 쉬지를 못한다. 여기에서 또 하나의 숙제가 생긴다. 공부는 포기하고 일에만 치중해야 하는 건 아닌지, 공부는 지금의 반 정도로 줄이고 일에 집중해야 하는 건지, 아니면 내 몸과 마음의 평온을 위해 일을 그만두고, 내가 좋아하는 공부만 해야 하는 건지... 

 

첫째, 지금처럼 일과 공부 두 마리 토끼를 잡는 것.

사람들과 만나는 것(물론 지금도 덜 만나려고 하지만) 자제하고, 주말까지 이용해서 지금처럼 공부할 수 있고, 취미활동도 올해 말까지는 내려놓으면 된다. 

둘째, 공부를 반으로 줄이는 것.

운동할 시간을 만들고, 피곤하면 공부는 내려놓고 푹 쉬면 한결 나으리라. 다만 시간이 오래 걸리겠지. 그러나 내 꿈을 빨리 이루어야 한다는 법칙이 있는 것도 아닌데 뭘 그리 빨리 가려할까? 천천히 가도 괜찮지.

셋째, 공부를 포기하고 일만 하는 것.

이건 내 꿈이 사라져 버리는 것 같아서 장기적으로 내가 견디지 못할 거 같고, 아예 그렇게 하지도 못할 거 같다. 상상도 못 할 일이다.

넷째, 일을 포기하고, 공부만 하는 것.

내가 좋아하는 공부만 하고, 책 읽고, 취미생활만 할 수 있다면 정말 좋겠다. 그렇게 몇 년 집중적으로 공부한 후, 내가 원하는 일을 시작하는 것도 괜찮다. 그러나 문제는 돈을 못 번다는 것. 돈만 해결되면 이렇게 살고 싶다. 물론 아껴 쓰면서 살 수도 있지만, 지금의 내 월급만큼 아껴 쓸 수는 없지 않은가! 저축도 하고, 주식도 투자하면서 내 미래도 준비해야 하는데...

 

이렇게 정리하다 보니 가닥이 조금 잡힌다. 결론적으로 둘째 방법이 최선인 거 같다. 첫째는 내 몸에 너무 무리가 되고, 넷째는 돈 때문에 안된다. 셋째는 상상도 못 할 일이니 말할 것도 없다. 천천히 가자. 공부를 반 정도 내려놓자. 1000시간 공부를 1800시간으로 바꿀 때부터 무리한 거다. 다시 1000시간으로 내려놓고, 잠도 푹 자고, 운동도 하고, 산책도 하면서, 즐기면서 살자. 절대 무리하지 말자. 

 

학원의 스트레스는 스스로 조절하자. 원장이 뭐라고 하든, 어떤 표정을 짓든 상관하지 말고 즐겁게 일하자. 내가 편하게 일하고, 즐기면서 일하면 그녀도 알아보겠지. 그리고 내가 누군가가 나를 알아봐 달라고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스스로 일을 잘하고 싶은 것이지. 만약 너무 힘들면 그때 그만두면 되고, 그녀가 맘에 안 들어 그만두라고 하면 그것도 기쁜 마음으로 그만두자. '지옥에서 탈출이다' 하고...  그땐 넷째 방법으로 가면 된다.

 

편하고 즐겁게 살자.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삶인데, 일과 공부만 하면서 살 수는 없지 않은가! (꼭 그렇게 살지만은 않았지만서두...) 오전시간은 공부와 운동, 쉼으로, 오후시간은 일로, 밤은 깊은 수면으로 보내자. 정말 행복하고 감사한 마음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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