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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일요일은 쉬자

by 짱2 2023. 10. 22.

펜드로잉 강의 한 개를 남겨두고 더 이상 그리지 않기로 했다. 펜드로잉이 싫어져서가 아니라 이 한 개의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 나는 많은 시간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마도 서너 시간 정도 예상이 된다. 오늘 남은 휴일을 모두 소비해야 할 것이다. 내가 굳이 '소비'라는 단어를 쓴 이유는 펜드로잉이 충분히 재미있지만, 그만큼 시간을 투자해도 될 가치는 있지만, 현재의 내가 꼭 그런 시간을 보낼 만큼 충분히 여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만하면 됐다... 이런 느낌이다. 그동안 즐겁게 그림을 그렸고, 충분히 즐거웠다. 이렇게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강의였다면 신청하지 않을 것이고, 내가 할 수 있는 만큼 최선을 다했다. 작품까지는 아니어도 몇 개의 그림이 남았으니 그것으로 됐다. 펜드로잉 강의를 듣고, 그림을 그리면서 느낀 것은 나에게 많은 시간이 주어진 그때가 오면 이렇게 시간이 많이 들어가는 작업을 시작해도 좋겠다는 것. 반면, 그런 시간이 될 때까지는 시작하지 말자는 것. 내 성격상, 한 번 시작하면 끝을 봐야 하는데, 하다가 만 느낌을 줄 수 있는 것들은 애초에 시작하지 말았어야 했다. 이젠 바로바로 끝나는 것들, 간단한 것들만 취미생활로 즐기면서, 내게 중요한 공부를 우선으로 해야 할 것이다. 시간에 쫓기는 느낌이 참으로 싫으니... 잘 해내고 있으면서도 해야 할 것들이 줄지어 서서 기다리고 있는 이 느낌이 싫다. 내겐  하나씩 해내는 성취감이 필요하다. 

 

 

 

아무튼, 오늘, 나는, 펜드로잉 강의를 끝.냈.다.

 

3주째 일요일을 편안하게 보내고 있다. 사람들을 만나지도 않고, 여행을 떠나지도 않고, 오로지 다음 주를 위한 반찬을 만들고, 해야 할 공부를 하면서 보냈다. 휴식의 시간이기도 했지만, 또 그것도 완전한 휴식은 아니었던지, 지난 월요일은 무척 힘들었었다. 휴일을 온전히 쉬는 것은 쉽지 않다. 아마도 나의 성격 탓일 수도 있겠다. 반찬을 만들어야 한다는 부담감, 주말에 무언가를 해내야 주중에 그만큼 편할 거라는 조바심 등등으로 편하게 보내지도 못한다. 오늘도 반찬을 만들어야 하고, 세탁기도 두 번 더 돌려야 하고, 가계부 정리 등 해야 할 것들이 많다. 그래도 조바심이 날 만큼 바쁜 것은 없으니 다행이라면 다행이구나. 

 

펜드로잉을 강제종료했다. 단 한 강의를 남겨두고... 교재와 스케치북을 펼치고, 펜을 손에 쥐고, 강의 영상을 켰다가, 생각에 잠겼다. 이것을 하는 것이 나에게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한개만 더 들으면 끝인데, 유종의 미를 거둘까? 여기서 멈추면 아까울까? 아쉬울까? 조금은.... 안한다고 누가 뭐랄것도 아니고, 내 마음이 많이 불편한것도 아닌데, 내 마음만 조금 돌리면 되는데, 그리고 그동안 한 것으로 충분하지 않을까? 그래! 그만하자! 여기까지면 충분하다. the end. ㅎㅎ 그렇게 끝을 내니 이토록 마음이 편한것을... 가슴이 얹힌듯 답답하고, 불편했는데... 많은 것을 하기보다는, 내게 필요한 것들의 우선순위를 정하고, 그것부터 하는것이 훨씬 더 의미 있고, 현명하리라. 지금의 나는 영어공부가 우선순위이고, 나의 편안함이 더 우선순위에 있다. 잘 결정했다.

 

남은 시간 편안하게 쉬고, 독서하고, 맛난 거 만들어서 먹자. 일요일은 휴식의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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