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23년 한 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이제 일주일만 있으면 2024년이라는 새로운 한 해가 성큼 다가온다. 나에게 2023년은 다시 '영어학원에서의 근무'라고 정의 내릴 수 있겠다. 내 모든 것이 이것에 올인되었다. 내 모든 일상이, 내 모든 감정이 학원에서의 근무에 초집중 되었고, 그로 인해 많은 상처를 받으며 성장했다. '성장'이라는 단어를 쓰고 보니, 올 한 해를 학원에 올인한 이 시간이 과연 성장이었을지 의문이 든다. 오히려 한걸음 퇴보는 아니었을지... 학원장으로부터 받은 많은 질타가 과연 나를 성장시켰을까? 나의 건강한 마음을 다치게 한 것은 아니었을까?
이 글을 쓰면서 참 놀랍다는 생각이 든다. 보통은 고통의 과정을 겪은 후, 그것으로 인해 스스로가 많이 성장했다고 돌아보게 되는데, 왜 원장으로부터 받았던 고통의 시간이 내게 그런 시간으로 남지 않을까? 그녀가 참 나빴다고 끝까지 남아있는 이유는 뭘까? 정말 그녀가 나에게 악인이었기 때문일까? 어쨌든 다시 일하게 해준 감사함을 느끼고 있는데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 악인으로 남는구나!
나는 그녀를 많이 이해하려고 했었다. 그녀에게 학원은 정말 중요하기에 내가 그녀를 뒷받침해주지 않는다면 그녀는 예민해질수 밖에 없다고. 그녀는 힘든 일이 많아서 예민한 상태라고. 그녀를 돕고 싶다고. 그런데 이런 마음이 모두 물거품이 되어 흩어져 버렸고, 그녀의 뼈 있는 말들이 모두 상처가 되어 온몸에 박혔다. 지금 내가 일하는 것은 그녀를 위한 마음은 '1'도 없고, 다만 돈을 벌기 위한 목적뿐이다. 내가 일할 수 있는 것, 돈을 벌 수 있는 것, 영어공부를 계속할 수 있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그녀가 슬퍼도, 힘들어도 공감이 만들어지지 않을만큼 참 덤덤해졌다. 사람을 좋아하는 내가 사람에 대해 덤덤해질 수 있다는 것, 인간적인 것 모두 털어내고 공적으로만 다가갈 수도 있다는 것을 알게 해 줬다는 것이 '성장'이라면 성장이겠다. 감성적으로 좋은 것에 물들어가며 살아가고 싶은 나에게 과연 이런 깨달음이 좋은 것일까? 나의 마인드에 상처를 내고, 스트레스를 주는 이 시간들이 내 영혼에 과연 건강한 거름을 주었을까?
2023년은 정신적으로 스파르타 훈련을 했던 한 해였다. 2월 중순부터 시작됐던 고통을 견디다 못해 그만둘까 생각하며, 그래도 이렇게 질수 없다는 생각으로, 정말 견디지 못할 만큼 힘들다면, 12월까지만 하겠노라 했었는데, 벌써 12월이고, 지금은 그만 둘 생각이 없다. 이젠 내가 마음을 많이 내려놓았고, 일도 적응이 되어 힘들지 않고, 원장도 더 이상 나에게 스트레스를 주지 않는다. 물론 언젠가 무슨 일이 생긴다면 상황은 또 달라지겠지만...
23년 한 해를 돌아보니.. 학원과 함께 한 시간이구나! 덕분에 많은돈은 아니지만 돈을 벌고 있고, 지인들에게 뭔가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할 수 있고, 나 스스로에게도 일을 한다는 것의 즐거움이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행복하고 충만하다. 그만둘 생각으로 가득했던 한 해를 무사히 넘기고 벌써 그 한 해의 끝자락에 와있다. 참 대견하다. 잘 살았다. 쓰담쓰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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