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요일... 이 하루를 온전히 나를 위해 쓰기로 마음먹은 날은 정말 행복하다. 남편과의 주말여행은 그것대로의 행복감이 있지만, 토요일을 지나 일요일 오후가 되면 왠지 불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한다. 아직까지도 월요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증거다. 그러나 오늘처럼 일요일 하루를 온전히 쓰기로 마음먹은 날은, 그리고 지금처럼 시간이 아직도 오전이라면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으리라는 확신과 함께 평온한 마음, 행복한 마음이 그야말로 만땅으로 충전되어 있는 상태다. 여기에 향기로운 커피 한잔~ 캬~~ 최고다. 사람의 행복이라는 것은 이토록 작은 것에서 채워지니, 사람이 사는 이유도 이와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크고 대단한 목적이 있어서 사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그런 목적을 이룬 사람조차도 시간이 흐른 후에 그것이 크고 대단한 것이었다는 깨닫게 된 경우가 더욱 많으리라. 그 당시에는 그저 매일의 일상이었고, 그저 그 순간 즐겁거나 고통스럽거나 하는 갖가지의 마음으로 순간들을 즐기거나 견뎌냈으리라.
향기로운 커피, 아름다운 클래식 음악...
충분히 행복한 마음으로 일기를 쓰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어제는 신구, 박근형, 김학철, 박정자 배우님들이 나오는 '고도를 기다리며'라는 연극과 오페라 '리골레토'를 보았다. 나에게 늘 너그럽고 사랑으로 봐주는 대모님과 함께 맛집투어를 하고, 좋은 공연을 보면서 힐링을 하고 왔더니 가슴에 있었을지도 모를 자잘한 응어리마저도 다 사라진듯하니, 오늘의 일요일이 참 좋다. 미리 장을 봐온 채소들로 맛있는 반찬을 만들어 남편과 먹을 생각을 하니 이 또한 행복하다.
지난주에 예전 학원 선생님들을 만나고 온 이후로 나의 마음이 변한 덕분이기도 하다. 영어를 좀 더 잘하고 싶다는 욕심에 나를 몰아세웠는데, 굳이 이렇게 나를 못살게 굴면서 살아갈 이유가 있는 것인지 의문이 들었다. 좀 더 발전하고 싶다는 욕구, 나의 미래의 꿈을 이루고 싶다는 욕심 등이 나의 등을 떠밀며 더 열심히 하라고 부추겼다. 참 발전적이고 도전적이고 긍정적인 마인드이지만 내 체력이 그것을 따라가지 못하니 오히려 뒤처지는 느낌이고, 불안한 마음이 들었었다. 그런데 꼭 이렇게 나 자신을 달달 볶아댈 이유가 있을까? 그저 치매예방으로라도 외국어 공부를 한다고 하니, 나도 그냥 그런 덤덤한 마음으로 나의 취미인 공부를 하고, 만약 졸려서 잠을 자게 되면 휴식을 취했으니 잘했다 토닥여주면서 말이다. 학원일도 큰 욕심부리지 말고 아이들과 알콩달콩 재미나게 일하고, 수분섭취 많이 하는 시간이라고 생각하며 물이라도 많이 마시며 시간을 보내면 어떨까? 어차피 바빠서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일하고 있으니, 주어진 일 열심히 하면서 최선을 다하고, 내 몫을 다 해내면 되지 않을까? 내가 일한 만큼의 보상을 받지 못한다는 아쉬움은 떨쳐버리고, 그저 백만 원만 벌어도 좋은데, 그 이상을 벌고 있으니 좋지 아니한가... 하는 마음으로 일하면서 내가 열심히 하는 것 그녀가 알도록 현명하게 처신하고, 만약 그녀가 몰라주면 그만이지 하면 되지 않을까? 그렇게 내가 생각한 2년여의 시간이 흘러 멋진 공부방을 운영할 여건이 되면 한 번 시도해 보는 것도 좋겠고, 그녀가 나와 좋은 조건으로 더 일하고 싶어 하면 더 일하면 되고, 이도저도 아니면 그만두면 되겠지. 일 안 해도 좋고, 일을 계속하고 싶다면 운명처럼 다른 일이 내게 찾아오겠지.
이렇게 마음을 내려놓으니 참 편하다.
이젠 사람들과의 만남도 피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지려 한다. 출퇴근 시간, 차 안에서 지인들과의 전화통화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오롯이 나 혼자서, 나만의 생각, 나만의 사색, 나만의 시간을 가질 것이다. 올해는 나만의 시간이다!!!
'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피부관리를 시작했고 돈이 들어가니 월급이 소중하구나! (2) | 2024.01.28 |
---|---|
족함을 알고 감사하자 (2) | 2024.01.27 |
일상 정리 (0) | 2024.01.18 |
즐겁게 공부하자, 공부방은 덤일뿐... (0) | 2024.01.16 |
2023년에 내가 이룬 것들 (1) | 2024.01.1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