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으로 집중력이 부족하다. 아무래도 새로 나온 책 '집중력 연습'을 사서, 집중해서 연습해야 하는 것 아닐까?
어제는 피곤한 하루를 보냈다는 생각이 드는데, 무슨 연유인지 새벽 2시에 깨어나 지금까지 독서하고, 미라클 모닝하고, 이렇게 일기를 쓴다. 일기를 쓰려했던 것은 아닌데, 공부하다 말고 갑자기 일기가 쓰고 싶어졌다. 이렇게 일기를 쓰기 전에도 뭐 그리 궁금한 것이 많은지 인터넷 검색을 짬짬이 하기도 했다. 이러니 내가 집중력 연습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
ㅎㅎ
치과치료를 받은지 오래되었다. 남들은 스케일링을 1년이 아니라 6개월에 한 번씩도 한다는데, 예전에도 어쩌다 한 번 하곤 했는데, 암수술하고, 항암 하고, 치유한다고 참 오랫동안 나 몰라라 살아왔다. 그래서 그토록 벼르고 벼르던 치과치료를 어제서야 과감하게 실행했다. 역시나였다. 금이 간 것들이 있어서 크라운을 씌워야 한다니, 6개월에 한 번씩 스케일링받으러 가면서 크라운 씌우는 긴 프로젝트에 착수해야 하겠다. 갈 때마다 100만 원에서 200만 원은 예상되는듯하다. 아마도 1천만 원의 비용지출이 예상된다.
문제는 내가 어제 병원 투어를 했다는 것!!! 벼르고 벼르던 치과치료뿐만이 아니라 피부과 치료도 시작했다. 필러, 보톡스, 물광, 레이저까지 모두 골고루 투입하고 치료했다. 나이가 드는 탓도 탓이려니와 수분섭취가 부족해 내 피부는 악건성이다. 그래서인지 얼굴에 잔주름이 갈수록 늘어간다. 집에서 하는 셀프 피부관리도 요즘 들어서는 잘 하지도 않거니와 이젠 이것으로는 부족한 느낌이다. 피부과 치료와 함께 수분섭취를 늘려야 하리라. 아무튼 피부과 치료에도 260만 원이라는 거금이 투자되었다. 정말 과감한 결심을 한 것이다. 물론 레이저치료는 20회이니 앞으로 약 10개월여에 걸쳐서 하는 치료이니 이 또한 장기 프로젝트이고, 보톡스와 필러가 목돈이 투입된 거다. 아마도 내가 이런 결심을 하게 된 큰 요인은, 이제 먹고살만한 거다. 무슨 말이냐면, 암치유도 끝났고, 내 용돈 정도는 내가 알아서 쓸 수 있을 정도의 월급을 번다는 것이다. 이 부분이 이런 목돈의 부담을 안을 수 있는 용기를 낼 수 있었으리라. 이러하니... 내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원장에게 더 이상의 미움을 갖지 않아야 할 테다.
지난 금요일부터 한 아이를 픽업하지 않게 되었다. 물론 개학하면 다시 시작될 일이 될 수도 있겠으나 당분간 그 일이 없어지면서 나의 금요일 출근시간이 어떻게 되는지 궁금하였으나 굳이 묻지 않았다. 원래는 2시까지였는데, 픽업 때문에 2시 반까지 픽업장소로 갔다가 학원에 오면 2시 50분이 되었더랬다. 그래서 내 생각에 픽업하지 않는데도 2시 50분까지 출근하는 것은 좀 그렇고, 2시는 죽기보다 싫어서 2시 30분까지 출근하리라 마음먹었다. 그런데 그것조차도 미안한 마음이 살짝 들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 30분을 일찍 출근하기에는 원장이 너무 미웠다. 원생들도 늘어나고 너무나 바빠졌으나 내 월급은 고정이니, 원장의 생각은 원장의 생각이 따로 있겠으나, 나는 나대로 미움이 커서 그깟, 꼴랑 30분 이른 출근이 너무나 하기 싫었다. 하지만 막상 30분 늦게 가려니 마음이 왜 그리 불편한지. 난 역시 착한 여자 콤플렉스가 있는 듯하다. 어찌어찌하면서 2시 20분쯤 학원에 도착했는데, 아무렇지 않은 원장의 태도에 내 마음이 참 편해졌다. 굳이 시간을 따지며 출근시간은 2시 아니였나고 하면, 금요일은 이미 내가 여러 스케줄이 생겨서 그 시간에 출근하기 힘들다 할까... 등등의 생각이 들었으나 참 유치하다는 마음도 있었던 터라, 그냥 무난하게 넘어가면 참 좋겠다, 원장도 내 출근을 그 시간쯤으로 생각해 주면 좋겠다 생각했는데, 내 생각이 맞은듯했다. 다행이었다.
금요일 퇴근길에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그깟 30분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것과 상관없이 일찍 출근해도 된다. 그러나 내 마음이 조금은 편해지는 쪽이 굳이 나쁘다고만 생각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30분을 일찍 가고 원장이 그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랐다가 아무런 보상이 없었을 때 나의 실망감은 더욱 커질 것이고, 그와 함께 원장에 대한 미움도 더 커지는 것보다는 조금은 유치하고 이기적인 듯해도 나도 나를 챙기는 약간의 보상감이 있어야 돌아오는 것이 없어도 그러려니 하면서 무탈하게 넘어갈 수 있으리라 생각된다. 그렇게 고정을 해 두어야 추후에 또 어떤 일이 생겼을 때 내게 불이익이 없다는 마음도 들 것이기 때문이다.
또한 운전기사님의 원장에 대한 아부(?)의 문자를 보면서 그녀는 갑과 을의 관계를 확실히 하고 있음을 느꼈다. 현명한 거지. 살아남기 위한 것이지. 그만두고 싶은 마음이 없는 거지. 그렇다면 나는 어떠한가? 나는 좀 더 당당한 마음으로 일하고 있다. 학원일을 처음 시작했을 때의 어리버리함, 실수는 이제 없다. 원생들이 늘어나고 바빠져도 모든 일들을 소화해 내고, 원장의 빈자리까지 모두 채워내고 있다. 이러하니 내가 월급인상을 생각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이 부분은 원장의 몫이기에 만약 올려준다면 나의 능력은 훨씬 올라갈 것이고, 앞으로 1년, 2년 그저 그렇게 흘러간다면 나 또한 크게 달라지지는 않을 거 같다. 다만 내 할 일은 똑바로 해낼 것이고, 선생으로서의 능력은 계속 발전시켜 나갈 거다. 이건 원장에게 잘 보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나의 능력계발이기 때문이다. 내 꿈을 향해 가는 여정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24년의 1월, 앞으로도 11개월 이상이 남아있다. 이 시간 동안 나는 지금보다 뛰어난 영어선생님이 되어있을 거다. 그래서 나는 오늘도 새벽에 일어난 나에게 공부를 시키고 있었고, 그 와중에 떨어지는 몰입도를 걱정하며 이렇듯 일기를 쓰고 있다.
집에서 놀았다면 다른 어떤 일을 찾으며 무언가를 계속 배웠을 거다. 새로운 일에 도전하기 위해 면접을 보고, 다행히 취직이 되었다면 또 그곳에 적응하느라 마음고생 했을 거다. 모든 것이 그러하지 않은가! 작년 6개월의 내 맘고생은 이루 말로 할 수가 없었다. 정말 참고 참으며 견뎌냈고, 근무시간 조종과 임금삭감의 과정을 거쳐 조금 편한 생활로 들어섰고, 그 이후로는 나의 일의 능률은 기하급수적(?)으로 늘어갔다. 아마도 마음의 평안이 나를 좀 더 끌어낸듯하다. 그런 역경의 시간을 거쳐 지금까지 왔고, 나를 들들 볶아댄 원장에 대한 미음도 조금은 가라앉았다. 물론 원장은 나에게 그래서는 안되었다. 그랬다면 나는 지금 더 많은 애정으로 원장을 대할 것이고, 학원에도 열정을 불사르고 있었을 거다.
ㅎㅎ 이것도 내 생각이다. 원장은 이런 것도 바라지 않을 거 같다. 그저 있는 동안 나에게서 뽑아낼 것들 뽑아내면 그뿐이고, 나간다고 하면 누군가를 또 데려다가 지지고 볶는 과정을 또 거치겠지. 사람에 대한 귀함을 알지 못하는 그녀이니까. 이것이 그녀의 문제점이다. 자기밖에 모르고, 자기 가족, 자기 학원만 알뿐, 사람을 소중하게 생각하고, 귀하게 여길 줄 모른다. 좀 더 시간이 지나면 알게 될까? 여기까지가 그녀의 역량이겠지. 여기까지가 그녀 학원의 한계이기도 할 것이다. 아무리 본인의 학원이라고 해도 혼자서는 안된다. 사람을 품어야지 더 커나갈 수 있는데, 학원을 더 키우고 싶어 하면서 이걸 놓치고 있다.
나도 마찬가지다. 내 학원은 아니지만 있는 동안은 최선을 다해서 일할 것이다. 이 나이에 일할 수 있고, 월급이 나와서 거금이 들어가는 치과치료와 피부관리도 시작할 수 있었으니 얼마나 고마운가!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것만으로도 고맙다. 그리고 내 역량을 키우고, 성장하기 위해 노력할 거다. 올 한 해의 나의 열공이 어떠한 결실로 돌아올지 생각만 해도 기쁘다. 그것이 월급인상으로 돌아올지, 자신감으로 표출될지, 미래의 내 꿈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지, 그 무엇이더라도 설레는 일이다. 사람들과의 만남도 자제하고, 평일엔 열공으로, 주말엔 병원치료와 성당(고백성사 후), 공연과 영화, 사색, 독서로 보내며 나의 일상을 알차게 꾸려갈 것이다. 오늘도 파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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