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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또 다시 마음 공부

by 짱2 2024. 2. 1.

갑자기 심한 우울감이 몰려왔다. 원장의 딸을 데려오겠다는 그 말을 들은 후부터. 아마도 나는, 내가 힘든 것을 원장이 알고, 그것에 대한 어떤 보답 같은 것을 바랐나 보다. 그럴 사람이 아니란 것을 알고 있으면서 왜 그런 어리석은 생각을 했던 걸까? 혹시나 하는 마음조차도 갖지 말았어야 했던 것을... 

 

 

 

퇴근길... 많이 무거웠다. 지인들에게 전화를 걸어 쓸쓸한 마음을 털어놓고 싶었으나, 그들인들 내 이야기를 듣는 고통이 심할듯하여 그마저도 내려놓았다. 집에 도착한 후, TV에 정신이 팔린 남편에게 몇 마디 하다가 허무해지는 마음을 누르며 세수를 했다. 무아지경으로 이를 닦고 세수를 하다가 문득 나의 쓸쓸함, 갑자기 밀려드는 우울감의 원인이 뭔지 알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진심 어린 대화... 내겐 이것이 필요했던 거다. 

 

직장생활을 하면, 사장이 고약해도 동료들과 수다 떨고, 술자리 하면서 털어내는 시간으로 다시 회복이 되는데, 지금 나의 일은 동료도 없고, 오로지 학원장만 바라보며 일하고 있다. 그런데 그 학원장과 함께 한 그 1년 동안 한 번도 진심 어린 대화를 해본 적이 없다. 그녀는 오로지 학원과 자신의 가정밖에 모르는 사람이고, 그녀에게 나라는 사람은 그저 월급 받는 직원에 불과하다. 그녀가 틀렸다거나 매정하다는 이야기가 아니다. 그녀는 그녀의 일에 충실한 것이니 그것을 탓하고 싶은 마음은 없다. 이건 나라는 사람의 문제다. '나'는 따뜻함이 좋은 사람이고, 서로가 서로를 아껴주는 마음, 사랑하는 마음이 이 세상을 사는 이유인 사람이다. 상처받기 쉬운 영혼이 하나밖에 모르는 사람과 영혼 없이 일을 하니 허전한 마음이 드는 것이다. 즐겁게 일을 하는 듯하다가도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허전한 이유다. 

 

잠자리에 들며 그리고 오늘 아침 다시 잠자리에서 일어나며, 또 집안일을 하면서 계속 이 부분에 대해 사색했다. 

 

나!!!

나의 문제다!

 

하나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원장의 문제도 아니고,

내 얘기를 잘 들어주지 못하는 남편의 문제도 아니고,

내 마음을 잘 이해해 주지 못하는 지인들의 문제도 아니다.

 

첫째, 직장은 직장일 뿐이다. 직장에서 어찌 상처받지 않기를 바라고, 직장에서 어찌 영혼의 교류를 원하고, 직장에서 어찌 따뜻함이 흘러넘치기를 기대하고, 직장에서 어찌 화기애애한 대화를 상상하는가! 직장은 그저 직장일 뿐. 내가 만약 화기애애까지는 아니더라도 오가는 대화정도라도 바란다면 내 능력을 키워서 좀 더 큰 직장에 취직을 해야지. 다들 자기 교실에서 수업하고, 원장은 내게 쥐꼬리만큼도 마음의 문을 열 생각이 없는데, 뭘 바라는가! 그리고 원장이 내게 마음 열기를 내가 진정으로 바라지도 않으면서 말이다. 그저 월급만 바라보면서 일하면 그뿐이다. 그 이상의 것을 원한다면 그건 어리석음이다. 원장이 내게서 바라는 것은 '내 할 일 하는 것'이듯이 나도 원장에게 바라는 것은 '내 월급 주면' 그뿐이다. 그 이상의 것을 바라지 말자. 그 이상의 것은 학원 외에서 원하고 얻으면 된다.

 

둘째, 착한 남편을 억울하게 만들지 말자! 나에게 맞춰주려고 얼마나 많이 노력하는가! 그에겐 같은 얘기의 반복일 텐데 얼마나 힘들겠는가! 좀 더 깊은 대화를 하고 싶으면 정중하게 요구하자. 충분히 들어줄 사람이니. 

 

셋째, 지인들은 나 스스로가 멀리하고 있음이다. 작년내내 지인들에 대해 생각하며 올해부터는 그들을 내려놓기로 했다. 그들에게서 연락이 오지 않으면 나도 하지 않을 생각이다. 그들이 싫어서가 아니라 내 마음이 변했기 때문이다. 나와 가까워지고, 나를 알고, 나를 깨닫는 한 해가 되고 싶다. 남들의 생각, 남들의 말을 듣고 싶지 않다. 홀로 서고 싶고, 고독해지고 싶고, 나 자신의 심연으로 깊이 들어가는 그런 시간을 충분히 갖고 싶다. 올 한 해가 될지, 내년, 그리고 후년 그 이후가 될지는 나도 모른다. 

 

모든 것은 내가 마음먹기에 달린 것인데, 내 마음은 그대로 둔 채로 다른 사람에게 기대하고, 그 기대가 미치지 못하면 서운해하는 얕은 감정이 문제다. 멀어도 아직 한참 먼 나의 얄팍함. 더 많이 공부하자. 더 많이 읽자. 더 많이 생각하고 사색하자. 어제의 그 마음도 이런 마음공부를 하려고 일어난 감정이었나 보다. 누군가의 이해를 바라기보다는 나 스스로 정리하고 배우는 시간으로 갈무리하자. 이 마음이 누군가에게 꼭 전달되어야만 하는 것은 아니지 않은가! 그리고 그 전달이라는 것도 온전할 수 없는 것이지 않은가! 이렇게 일기로 남기면서 한 단계 성숙하는 것에 방점을 찍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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