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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잘 살았고, 잘 살거다

by 짱2 2024. 2. 28.

어젯밤에 10시쯤 잠든 거 같다.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새벽 2시도 되지 않아서 잠이 깼고, 그 이후로 도무지 잠들 거 같지 않아 그냥 일어나 버렸다. 아마도 오전에 무척 졸릴 것으로 예상된다. 

 

요즘 잠을 자면서 등살이 많이 아프다. 전기장판에 흐르는 전류 탓일까? 잠결에 느껴지는 전반적인 기분 좋지 않음이 나의 숙면을 방해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내일부터는 잠시 켜 두었다가 잠들 때쯤 바로 꺼봐야겠다. 이런 느낌의 원인이 전기장판 탓인지, 아니면 그저 내 몸의 피곤함 때문인지...

 

 

 

퇴근길, 운전을 하면서 살짝 느껴지는 어지럼증으로 잠시 당황했다. 딸기를 사야 한다는 일념으로 마트에 들러 딸기를 사고서야 집으로 왔고, 서둘러 밥을 먹었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어제는 학원에서 커피와 빵으로 가볍게 때웠다. 몸에 좋지도 않은 것들로 배를 채웠으니 내 몸이 곧바로 반응한 것이다. 후회했다. 좀 더 좋은 음식을 준비해 갈 것을... 화요일은 일찍 끝나니, 집에 와서 바로 식사를 하면 되겠거니 했었는데, 내 몸이 힘들었는가 보다. 그런 음식으로는... 이런 경험도 나의 몸에 대한 메타인지를 한 것이니, 또 하나의 경험치를 쌓은 것이니, 또 좋게 생각하기로 했다.

 

그런데 또 밥을 먹은 후, 소화시키느라 기분이 살짝 좋지 않았다. 에효~ 매일 이렇게 어지럽고, 매일 이렇게 배 아프고, 매일 이렇게 기분도 안 좋으니, 내 몸이 겪는 일들이 참 무겁구나! 그러니 또 내 마음은 얼마나 무거우랴! 그래서 어젯밤 눈물이 날듯 했었구나! 이렇게 매일 아프고, 무거운 삶을 살아내느라 힘들 텐데, 삶의 희망으로 넘실거리는 그 열정을 안고, 독서를 하고, 공부하고, 꿈꾸는구나! 대견하다. 고맙다. 

 

내 남은 생은 얼마나 될까? 나의 남은 삶의 기간을 안다면 더 잘살까? 미지수인 지금이 더 행복한 걸까? 내일 하늘이 무너져도 사과나무를 심을 '나'이지만, 남은 삶이 얼마인지 안다면 그것에 맞추어 나무 심기의 기준이 달라지지 않을까? 아니면 그것을 모르기에 무한히 사과나무를 심으며 행복할 수 있는 걸까? 

 

나를 본다. 착한 남편과 매일 행복하게 사는 나를 본다. 하나뿐인 아들도 잘 키워 장가까지 보냈다. 예쁘고 고운 며느리도 보았다. 이 세상에 태어나 가장 훌륭한 숙제를 해낸 듯 뿌듯하고 감사하다. 둘이서 의지하며 알콩달콩 잘 살아갈 아들내외를 흐뭇하게 바라보는 나를 본다. 일하고 공부하고 살림하는 악착같이 잘 살아내는 나를 본다.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듯 나를 보니 참 잘 살았고, 또 잘 살고 있다. 이만하면 눈 감는 날, 토닥토닥 잘 살았다고 칭찬해 줄 만하다. 

 

철없는 25년의 삶 이후, 나머지 25년은 치열하게 살았다. 공부했고, 돈 벌었고, 살림했고, 술도 많이 마셨고, 방황도 많이 했다. 많이 외로웠고, 많이 울었고, 많이 기뻐했다. 이 세상의 온갖 것을 다 알고 싶었고, 이 세상의 온갖것을 다 경험하고 싶었다. 그만큼 많이 헤매었고, 아팠고, 또 행복했다. 그렇게 50년 살고서 암이 찾아왔다. 그리고 그 50년의 삶을 방향전환하게 되었다. 치열함에서 건강함을 놓쳤으니 이젠 건강함을 좇는 삶을 찾아가라는 신의 계시라 생각했다. 물론 25년의 방황에 대한 하느님의 '죄와 벌'의 대가라 생각했다. 벌은 받아야 하리니, 그 벌 받고, 달라져야 했다. 이전의 50년 삶과는 다른 삶으로 방향전환 했다. 그렇게 또 6년의 시간은 흘렀고, 다른 방향의 치열함이 내 삶을 지배했다. 뼛속까지 자리한 나의 열정, 나의 치열함이 나를 또 내버려 두지 않았다.

 

그만둘까? 그 열정?? 무엇을 위해 그토록 열심히 사는 거지? 다 내려놓고 살림이나 하면서, 운동이나 하면서, 지인들과 만나서 즐거운 시간 보내면서 그렇게 살 수는 없는 건가? 자전거 타고 자전거 도로 달리면서 상쾌한 기분 느끼고, 취미생활 하면서 편안하게 살 수는 없는 걸까? 공부는 이만하면 되지 않았을까? 

 

아! 그렇지! 공부는 나에게 취미이니... ㅎㅎ

 

왜 갑자기 자전거 생각이 나는 걸까? 뜬금없이?? 자전거 사고 싶다. 

 

공부도 재미있게 하고, 일도 재미있게 하고, 앞으로 오전시간은 오로지 나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자! 자전거 사고 싶으면 자전거 사서 타면 된다. 조금 타다가 말면 어쩌냐고? 그럼 다시 중고로 팔면 되지! 뭐든 해보고 하기 싫으면 안 하면 되는 거지 뭘 그리 미리 걱정인가! 공부하겠다고 사놓은 책들도 아깝다 생각지 말고, 나중에 공부할 것들 많으니 좋은 거고, 만약 공부 못하면 그만인 거지... 대단한 투자를 한 것도 아닌데, 다 합쳐야 10만 원인데, 뭘 그리 아까워하는가! 남들은 수백만 원도 날린다는데. 그래! 뭐든 하고 싶으면 시작해 보고, 하기 싫으면 던져버리자! 다 내 맘이다. 내 인생의 끝이 언제인지 모르는데, 오늘을 즐겁게 사는 것이 제일 잘 사는 것이다. 공부가 재미있으면 공부하면 된다. 남들은 공부하는 것이 마치 고통을 뒤집어쓰는 것인 양 혀를 차며 나를 바라보지만, 그건 그들의 관점일 뿐, 나는 즐겁지 않은가! 남들 말에 휘둘리지 말자! 

 

잘 살았고, 앞으로 잘 살리라. 무겁지 않게, 조금은 가볍게 이 생을 살리라. 살아있음이 감사한 것! 살아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온몸으로 느끼는 것이 행복한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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