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의 짧은 연휴를 놓칠세라, 남편과 통영으로 여행을 다녀왔다. 삼십 년 전, 남편과 여행 다니던 때처럼 가슴 설레는 느낌은 없어졌으나 여행은 여전히 일상에서의 활력이다. 아, 그런데, 그런 설렘은 없어졌다고 쓰고 난 후, 여행을 가기 전, 내가 얼마나 설렜는지 생각해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니구나!!! 기분 좋은 적당한 설렘을 만끽했고, 3박 4일 동안 눈이 시리도록 푸른 남해바다를 보았고, 새롭고 맛있는 음식을 탐구하듯 먹는 즐거움도 누렸다.
행복한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돌아오면서 더이상은 '학원일'로 인해 스트레스 받지 않겠노라 마음먹고 왔는데, 여행의 후유증인지 그만 감기에 걸렸다. 에공~ 일상으로의 복귀를 해야 하는데, 일주일을 거의 공부도 하지 못하고, 운동도 하지 못하고 보냈다. 하지만 공부나 운동을 내려놓음으로써 내가 얼마나 공부를 하고 싶어 하는지 다시 한번 의식하는 계기도 되었다.
천성이 그런걸까? 그렇다고 하기엔 나의 학창 시절을 돌아보면 그런 것 같지 않고, 아마도 철이 들어가면서 공부에 대한 열정이 생겼고, 이제는 완전히 공부하는 루틴이 몸에 배어 버린듯하다. 내가 늘 말하듯이 공부가 취미인 사람이 되었다.
여행에서 돌아온 후, 일주일을 감기에 휘둘리며, 어쩌면 내 몸이 원하던 휴식을 취할수 있었던 거 같다. 조바심 내지 않고, 좀 더 평온한 마음으로 공부에 대한 잔잔한 열정을 다시 불사르고 있으니 말이다. 공부뿐만이 아니다. 잊었던 캘리그래피도 다시 시작하자고 마음을 다잡는다. 이젠 학원일이 좀 더 편안해지면서 뭔가를 배우고 싶다는 열망이 생겼는데, 어딘가를 다니기에는 내 체력이 받쳐주지 않을 거 같았고, 그래서 생각한 것이 인터넷으로 캘리그래피를 쓰는 것이다. 예전에 참고하던 유튜브와 블로그를 활용하면 충분하니 굳이 센터를 찾아가며 시간을 많이 빼앗기지 않아도 될 것이다. 영어회화학원도 다닐까 생각했다가 '스픽'이라는 어플을 깔고 공부하고 있는 중인데, 웬만한 학원 한 달 치면 1년 회원권이다. 학원에 오가는 시간도 절약하고, 돈도 절약하고, 맘 편히 집에서 공부할 수 있어서 참 좋은 거 같다.
오늘은 토요일이어서 그런걸까? 마음이 참 편안하다. 내일이라는 하루의 여유가 기다리고 있어서인지, 지금 이 시간이 참 여유롭고 평온하다. 남편도 없으니 오롯이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번 주말은 집안 구석구석 정리할 것들도 정리하고, 냉동실도 다시 분류하고, 밀린 영어공부, 책 리뷰도 하리라 마음먹었다. 감기 덕분에 부모님과의 야외나들이가 cancel 되어 오히려 시간을 벌었다. 오늘 자정까지 거의 5시간이 남았으니, 이 시간 동안 많은 것들을 해낼 수 있으리라.
나는 이런 느낌이 참 좋다. 내가 좋아하는 것들을 맘껏 할 수 있는 시간이 있다는 것. 책 읽고, 공부하고, 음악 듣고, 사색하고, 그러다 졸리면 조금 졸고... 지금이 바로 그런 시간이니 행복할수밖에...
학원에서 감기약을 먹고 약기운으로 버티며 일을 했는데, 이번주는 사실 많이 바쁘리라 예상했었음에도 차량 스케줄 잡는 것 외에는 그다지 바쁘지 않았다. 다행이었다. 그리고 더더욱 다행인 것은 내 마음이 참 많이 평온해졌다는 것. 원장에게도 화나지 않았고, 말 안 듣는 아이들에게도 화나지 않았다. 앞으로 계속 이런 마음으로 즐기면서 일하리라 다짐해 본다. 또 언제 이 마음이 흔들릴지 알 수 없으나, 그럴 때마다 나를 다독이며 잘 견뎌내리라. 사회복지냐, 지금 이 학원이냐의 갈림길에서 오락가락 했었으나 사회복지는 좀 더 나중으로 미뤄두었다. 앞으로 2년 정도는 이곳에 머무르리라 마음을 정했다. 그러하니 좋은 면만 보면서 가자. 익숙해진 학원일, 너무나 여유롭고 행복하지 않은가!
일할 수 있음에 감사하며 평온한 마음으로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게 일하자! 정말 그러자! 변화무쌍한 나의 감정에 휘둘리지 말고 건강과 가정과 일 그리고 공부와 취미까지 두루두루 잘 해내자!!!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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