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다이어리를 쓴 지 만 3년이 다 되어간다. 5년 다이어리의 장점은 현재 시점에서 1년 전, 2년 전, 3년 전의 내 모습을 그려볼 수 있다는 것! 그때의 내 마음을 다시 한번 느끼고, 그 과거에서 현재시점으로 넘어온 나를 성찰할 수 있다는 것! 그런 이유로 5년 다이어리를 구입했었고, 그런 효과를 지금 느끼고 있으니, 이 다이어리를 마무리 짓는 내년 12월쯤이면 나는 또 새로운 5년 다이어리를 구입하리라.
이곳에 나는 그저 일상의 이야기를 끄적이기도 했고, 슬픈 마음도 적었고, 귀찮아서 몇 자 적다가 만 적도 있다. 그러다 최근에 이전 내용을 읽고 한 가지 마음을 다진 적이 있다. 밝고 희망적인 이야기만 적자! 그 이유는 이 다이어리를 적는 장소가 바로 침대 위, 잠들기 전이기 때문이다. 잠자리에 들기 전, 부정적인 이야기를 쓰고 자면 나의 내면에서도 그것에 대한 부정적인 생각이 자리 잡는 느낌을 느꼈기 때문이다. 그래서 고의적으로라도 긍정적인 내용을 쓰고 자면 나의 내면의식이 긍정적으로 생각할 거 같다고 느꼈다. 이건 틀리지 않는 생각이고, 바로 그렇게 행동했다.
그래서일까? 물론 꼭 그래서만은 아니다. 학원장에 대한 나의 불편함이 나를 힘들게 하는것을 어떻게든 극복해 보자고 다짐하고, 고민하고, 성찰하고, 사색했었다. 노후에 대한 불안을 떨쳐내고자 현실적으로 계산하고, 좀 더 구체적으로 고민해서 방안을 마련해 보자고 마음을 다잡았었다. 고민은 그저 고민일 뿐,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것이라면 아예 마음먹고 고민해서 해결책을 찾고, 내가 해결할 수 없는 것이라면 내려놓으리라 마음먹었었다. 그리고 긍정적으로 끌어내자고 다짐했었다.
학원일은 매주 월요일이면 예민해지는 원장의 불똥이 내게 튀는것으로 시작된다. 이건 이제 내게 트라우마가 되어서 엄청난 스트레스로 다가왔었다. 지난주 월요일에는 예전의 못된 말투를 그대로 사용하는 원장 때문에 3일 동안 힘들어했고, 또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까지 했었다가 목요일에서야 풀어진 그녀로 인해 나도 풀어졌었다. 그런데 엊그제 월요일에 또 예민해진 원장의 닦달에 스트레스 받고 있는 나를 좀 더 멀리서 타인의 시선으로 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아! 바로 그것이었다. 변함없는 원장의 문제가 아니라 '사건을 멀리서 볼 수 있는 힘을 기른 나'를 보는 기쁨, 그것을 알게 된 것이다. 그녀에게 짜증이 나는 것이 아니라 그러는 그녀에게 어떻게 나를 어필하고, 그녀의 잘못을 지적해 주고, 나는 어떻게 하겠노라고 부드럽게 말할 수 있는 것이 중요했다. 나는 그렇게 하고 싶었고, 어떻게 그녀에게 다가가서 부드럽게 얘기할 수 있을지 그것을 찾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하룻밤을 고민했고, 어제 출근해서 그녀에게 말을 했다. 어제 이러저러해서 생긴 일이고, 나는 잘못한 것이 없으며 이런 점이 조금 부족했으니 이건 내가 해두겠다. 그녀는 순순히 받아들였다. 그러자 나의 불편함은 일순간에 사라졌고, 학원일을 더 열심히 하는 나를 발견했다.
기분이 좋아진 나는 남편과 저녁 외식을 약속했고, 남편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앞으로 정년까지 9년이 남은 남편과 함께 나도 그때까지 이 일을 해도 좋으리란 생각을 오랜만에 했다. 70세까지 일하는 남편, 65세까지 일하는 나, 얼마나 멋진가! 내 모습이 할머니 같지 않도록 나를 관리하면서 일하는 것을 그려보니, 행복하기까지 했다. 물론 또 난리를 치는 원장의 모습도 보이고, 월급을 올려주지 않는다면 그토록 오래 일할수도 없겠지만, 너무 경우 없이 사람을 쓰는 그녀가 아니라고 믿고 싶고, 만약 나의 그런 믿음이 맞는다면 앞으로 10년의 직장생활도 나쁘지 않으리란 생각이 든다. 그렇게 된다면 나의 노후는 저절로 해결될 테니 말이다.
나의 노후도 마찬가지다. 5년 전쯤, '아침나무' 유튜브를 보면서 '유레카'를 외친 적이 있었다. 노후에 대한 걱정을 할 필요가 없구나! 그녀처럼 살면 된다. 모든 것을 다 내려놓고, 진정한 미니멀로 살면 된다. 집 한 채, 차 한 대는 필수조건이니(물론 늙어서 운전이 불가능하다면 차는 내려놓아야 하리라. 그리고 차 유지비가 나오지 않으면 그때도 내려놓아야 하리라.) 가지고 있으면서 우리 부부 가까운 산으로 들로 여행하고, 건강한 음식 만들어 먹고, 도서관 다니면서 책 읽고, 동네 주민센터 좋은 프로그램 공부하면서, 조촐하게 살면 될 것이다. 해외여행, 비싼 호텔 여행, 외식 줄이면 우리 부부 살만하다. 만약 내가 홀로 남는다면 나는 그냥 그대로 살 것이다. 왜냐하면 내 반찬은 내가 해서 먹을 수 있으니까. 그러나 만약 남편이 홀로 남는다면 시설로 들어가라고 말하리라. 그렇게 살면 되지. 욕심을 내니 못 살 거 같은 거지, 욕심을 내려놓으면 된다. 아침나무처럼 살면 된다.
오늘 아침, 나에게 긍정적인 기운이 돈다. 이제 좋은 일만 생기려나보다. 나에게 희망의 힘이 보인다. 늘 꿈으로 가득 차 있다가도 우울함이, 두려움이, 걱정의 기운이 스멀스멀 올라오곤 했었는데, 원장에게 대처하는 것에서 나의 힘을 보았고, 앞으로 잘 해결하면서 나아갈 수 있음을 느꼈고, 노후에 대한 불안도 구체적으로 공부하면서 해결해 나갈 생각이다. 걱정만 앞세울 것이 아니라 뚫고 헤쳐나갈 것이다. 만들어갈 것이다. 내 삶을, 내 인생을. 정말 멋지게! 그렇게 환갑을 준비하고, 내 노후를 준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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