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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설레는 백수 생활

by 짱2 2024. 4. 23.

학원은 그만두기로 결정됐고, 이제 4월 말까지만 일을 하게 될지, 5월의 어느 날까지 이어질지만 미지수인 상태다. 이렇게 뜨뜻미지근한 상태가 된 것은 나의 탓이다. 빨리 그만두면 그만큼 이 지겨운 곳을 빨리 떠나게 돼서 좋고, 한 달이라도 더 일하게 되면 그만큼 돈을 벌게 돼서 좋다는 생각이 그렇게 만든 것이다. 굳이 빨리 그만둘 이유도 없고, 굳이 더 일할 이유도 없는 상태... 그만두고 뭘 하겠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없고, 그저 '쉼'을 갖고 싶고, 여유 있게 취미생활 하고 싶을 뿐이니, 딱히 서둘러 그만둘 이유가 없다. 퇴직을 코앞에 둔 직원에게 뭐라 할 원장도 아니고, 그저 순탄하게 흘러가고 있으니, 보름이고, 한 달이고, 그냥 흘러가는 대로 두면 월급이 한 번 더 나오는데 말이다. 그렇게 나는 새로운 직원이 오기를 기다리며 마음은 붕 뜬 상태로 학원에 출근 도장을 찍고 있다. 

 

 

 

돌이켜보면, 내가 이 학원을 다니지 않았더라면 나는 다른 일을 시작했을까? 아마도 사회복지사쪽 일을 알아보며 이런저런 다양한 아르바이트도 알아보았을 거 같다. 나에게 맞는 적절한 일을 찾았을 수도 있을 테고, 일을 쫓는 백수로 있었을 수도 있다. 원장 덕분에 1년 넘는 시간을 학원에서 보냈고, 내 차를 끌 수 있었고, 얼마 되지 않지만 돈도 조금 모았다. 그렇게 나는 원장 덕분이라고 생각하며 그래도 그녀에게 감사의 마음을 가져본다. 뿐만 아니라 원장 덕분에 더 이상 일을 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의 결심도 섰다. 물론 자연스럽게 나에게 일이 주어진다면 그것을 마다할 이유는 없겠지만, 굳이 내가 나서서 일을 찾고 싶지는 않다. 이젠 쉬고 싶다. 취미생활하면서 내 주변도 정리하고, 풍성한 독서와 문화생활로 내 삶을 꽉 채우고 싶다. 내 지적욕구를 왕성하게 채워가는 삶을 살고 싶다. 스트레스 없는 평온한 삶을 살고 싶다. 충분히 그럴 수 있는 상황에서 그렇지 않았던 나를 돌이켜보며 오로지 건강과 문화생활로 충만한 삶을 꾸려가는 나를 꿈꾼다.

 

* 영어공부, 수학공부

*  독서

*  클래식 음악

*  공연

*  미니멀한 삶

*  건강 챙기기 - 운동, 건강한 요리, 스피닝, 자전거

*  취미 - 펜글씨, 캘리그라피, 영문 캘리그래피, 일러스트, 피아노

 

생각만으로도 가슴 설레고, 얼마나 바빠질지 벅차다. 

 

나는 오래전부터 독학으로 공부해왔다. 어딘가로 가서, 돈을 내고 배우는 것의 장점도 크지만, 돈들이지 않고, 집에서 편하게 배울 수 있는 독학의 장점도 크다. 요즘처럼 유튜브가 발전한 시대엔 독학이 대세다. 정해진 규칙대로 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고, 자격증을 따려는 것도 아니니, 내가 편한 시간에, 편한 장소에서, 편한 마음으로 배울 수 있는 독학이 나는 참 좋다. 하루 24시간 알차게 요렇게 조렇게 살아가련다.

 

하루에 피아노 30분 연습, 영어공부 2시간, 수학공부 1시간, 클래식 공부 1시간, 운동 1시간, 독서 2시간, 캘리그래피 30분... 이것만 해도 8시간이다. 지금 내가 화장하고 출근하고 일하고 퇴근하는 시간을 모두 포함한 시간이다. 오전 4시간, 오후 4시간이면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다. 이동시간이 없으니 가능한 일. 밤 10시에 잠들고, 아침 6시에 기상해도 가능하다. 충분한 수면, 건강한 식사와 운동은 디폴트 값이다. 저녁시간엔 남편과 산책도 하고, 나와 남편의 피부관리도 할 생각이다. 더디게 늙어갈 준비도 한다. 건강통장을 꼬박꼬박 채워야 한다. 

 

5월 어느날 쯤, 그만두면, 난 더 멋진 삶을 살게 될 거다. 정말 기대되고 설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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