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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미치도록 사무치게 살고 싶어

by 짱2 2019. 7. 31.

어제는 시원한 바람이 불어와 마음까지 상쾌하게 하더니...

밤부터 그야말로 시원스럽게 어쩌면 무섭게 비가 오기 시작했다.

쏟아붓는다는 표현이 적절하게도 그렇게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워낙 비오는 소리를 좋아하는지라 빗소리를 즐기며 잠이 들었다.

새벽 내내 들려오는 빗소리를 중간중간 들으며 자는 듯, 깨어있는 듯 잠을 잤다.

 

여전히 내리고 있는 비,

간간이 천둥소리도 들린다.

이번 비로 중부지방의 가뭄이 완전히 해갈되었으리라.

 

산책을 나갈 수 없지만, 빗소리에 마음까지 차분해지고, 행복감마저 감돈다.

비는 사람을 차분히 가라앉히는듯하다.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며 자신을 돌아보라고 속삭이는듯하다.

 

수술을 하고 지난 6개월의 과정이 떠오른다.

아니... 내가 암이라는 것을 안 작년 12월부터 거의 8개월에 걸친 믿기 힘들었던 나날들.

자신이 이렇게까지 고통스러운 병으로 몇개월의 시간을 보낼 거라고 누군들 생각이나 할까?

이 병으로 평생 조심하며 살아야 할 운명이 되리라고 누군들 꿈이라도 꿔봤을까?

남의 일처럼 생각되었던 것들이 내게 바짝 다가와 목을 조른다.

 

무섭지? 힘들지? 고통스럽지? 견딜수 있겠어? 슬프지? 사는 게?

 

응. 힘들고 고통스러워. 가끔은 또 슬퍼. 이런 내가...

근데 그거 아니? 

사람은 참 여린 존재이면서 또 강한 존재야.

살고자 하는 욕망이 얼마나 큰 줄 아니? 그리고 왜 살고 싶은지 아니?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야. 사랑받고 있기 때문이야.

 

뜨거운 태양이 내리쬐는 날, 오늘처럼 쏟아붓는 빗소리에 가슴이 묵직해지는 날, 그저 평범한 어느 날에도

사랑하는 사람과 모든 걸 나누고 싶기 때문에, 오래도록 그들을 보고 싶기에 너무나도 사무치게 살고 싶어.

어깨 두드리고, 손을 쓰다듬으며 함께여서 행복하다고, 사랑한다고 말하며 살고 싶어.

미치도록 살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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