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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책 읽기

어떻게 살 것인가 - 사라 베이크웰 -

by 짱2 2024. 5. 13.

How to live... 어떻게 살것인가!!!

제목만으로도 많은 생각을 하게 만든 책이라 잔뜩 기대를 했다. 나는 왜 살고, 어떻게 살아야하는걸까? 환갑을 바라보는 이 나이에도 정답을 찾지 못한채 살아가는 나에게 이 멋진 제목의 책은 나를 유혹하기에 충분했다. 그런데, 생각지도 않았던 몽테뉴의 인생에 관한 20가지 대답이라는 소제목이 있었다. 몽테뉴의 이야기다. 관심없는 분야인데.... 헐~~~ 그래도 어떻게 살지 궁금하여 책을 훑어보았는데, 책의 제목과 20가지의 소제목이 그럴듯한게 비해 나에겐 큰 감흥이 없었다. 제목에 맞는 철학이나 명상의 내용이었다면 어려워도 읽어냈을텐데, 몽테뉴의 삶을 굳이 읽고 싶지 않으니, 나의 흥미를 전혀 끌지 못했다. 다만 책의 앞부분에 내 마음에 와닿는 부분이 있어서 도서관에 책을 반납하기전에 내 생각을 글로 남기고 싶었다.

 

 

 

어떻게 죽어야 할지 모르더라도 걱정하지 마라. 그때가 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자연이 소상하게 그리고 완벽하게 일러줄 것이다. 자연이 그 일을 완벽하게 처리할 테니 그 문제로 고민하지 마라.

 

'죽음에 대해서 걱정하지 마라'가 그에게 가장 기본적인 신조가 되었다. 이 신조는 '어떻게 살 것인가?'라는 물음에 대한 해답 중에서 가장 해방감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다. 이 해답은 살 길을 열어준다. 

 

죽음을 알지못하기에 두려울수 밖에 없다. 죽음은 누구에게나 다가오는 피할수 없는 시간이지만, 어떤 모습으로 나에게 다가와 어떤 고통을 안겨줄지 알 수 없다. 그래서 두렵다. 그런데 자연이 소상하고도 완벽하게 알려준다니... 잘 모르니 그 말대로 완벽하게 처리될 그 일을 미리 애써 걱정할 이유는 없으리라. 흘러가는대로 흐르도록 내버려두는수밖에... 알게되면 그때 알아지는대로 행하면 될것이다.

 

 

인생의 본류에서 벗어나 새로운 존재로 거듭 태어나 사색하는 존재로서의 삶을 시작하고 싶었다. 

 

1571년 2월 말일, 서른여덟 번째 생일날, 미셀 드 몽테뉴는 오래전부터 법관직과 공직 생활에 싫증을 느끼다가 아직 온전한 몸으로 학식 있는 처녀들의 품에 안긴다(몽테뉴는 고대 그리스 로마 신화에 나오는 시, 음악 등 예술의 여신, 뮤즈들을 '처녀들'이라고 불렀다). 그는 이들의 품속에서 이미 반 이상 흘러가버리고 얼마 남지 않은 여생을 모든 걱정거리에서 벗어나 평온하고 자유롭게 보낼 것이다. 운명이 허락한다면 그는 조상이 물려준 달콤한 은둔처인 이 거처를 완벽하게 꾸밀 것이다. 그는 이곳을 자신의 자유, 평온, 여가를 위해 봉헌하였다. 

 

 

일을 그만두었다. 오늘부터 출근하지 않는다. 일말의 섭섭함이 없음은 그만큼 힘들었다는 이야기다. 내가 일을 내려놓지 못한 이유는 나와의 싸움에서 이기고 싶었고, 다른이들에게 그만뒀다는 말을 하고 싶지 않았던 자존심이었고, 나이 들어서도 일을 갖고 싶었던 열정이었고, 돈도 벌고 싶었던 욕심이었다. 그러나 내가 두번째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자유'를 흐트려놓는 원장의 태도가 나를 더이상 버티지 못하게 만들었다(첫번째로 소중하게 생각하는 것은 당연히 '사랑'이다). 나는 나의 자유를 선택했고, 나와의 싸움, 자존심, 욕심을 내려놓았다. 그만큼 자유가 중요했다. 그리고 그것들을 내려놓는 대신 몽테뉴가 선택한것처럼 나또한 사색의 존재로 거듭나기로 결심했다. 물론 몽테뉴처럼 훌륭한 사색의 삶을 살아내지 못할것이다. 내 작은 영혼의 초라함만큼 아주 작고 초라한 사색의 삶일것이다. 그러나 조금씩 조금씩 성장해가는 사색의 삶을 살아갈 생각이었다. 그러나 만난 이 글은 내 사색의 삶에 함께 걸어가 줄 동반자를 만난듯 기뻤다. 음악과 미술, 문학과 철학까지 모두 공부하고 싶어졌고, 운동도 해야한다. 그래서 내게 필요한 몇가지 것들을 구입하기로 마음먹었다. 공부할 때 편안하게 앉아서 공부하고, 때론 뒤로 제껴 잠도 잘 수 있는 의자, 50이 되면 배우겠다고 마음먹었던 피아노(전자피아노로 결정), 자전거... 이렇게 세개의 물품을 구입할 생각이었고, 현재는 의자만 구입했다. 몽테뉴는 조상이 물려준 달콤한 은둔처가 있었지만 나에게는 조용한 나의 집이 있고, 나만의 방, 나만의 공간이 있다. 조용한 곳을 찾아 도서관이나 스터디카페를 찾아다닐 필요도 없다. 그래서 이 공간을 나에게 맞게 더욱 완벽하게 꾸미고 싶어졌다. 그리고 이 공간에서 뮤즈의 처녀들 품에 안겨볼 생각이다. 내 남은 생은 문화와 예술, 운동과 명상, 사색, 독서로 채워가고 싶다. 위대한 사상가처럼 큰 뜻을 품고, 큰 것을 이루어내는 거창한 삶이 될수는 없겠지만 나만의 작은 영혼에 자잘한 흔들림과도 같은 깨달음을 얻기를 바라며, 내 마음의 크기가 조금이라도 커 나가기를 바라며 살아낼거다.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성장을 꿈꾸며 살아갈거다.

 

 

 

세네카는 이렇게 권했다. '은둔 생활을 할 때 우울해지거나 따분하면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각종 사물의 다양성과 숭고함에 관심을 둬라. 구원은 자연에 주의를 집중하는 데 달렸다.' 몽테뉴는 이를 실천하려고 애썼으나, 여기서 '자연'이란 가장 가까이에 놓여 있는 자연 현상, 즉 자기 자신을 뜻하는 것이라고 받아들였다. 그는 자신의 경험을 관찰하고 질문을 던지면서 자신이 관찰한 내용을 글로 옮기기 시작했다.

 

'은둔 생활'

5월 10일자로 일을 그만두었고, 자가용을 소유하고 있는 5월의 나머지 20일은 지인들과 보낼 생각이다. 그들과 함께 5월의 좋은 날들을 보낼거다. 그런 이유로 아마도 6월부터는 나의 '은둔 생활'도 시작될거 같다. 부질없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이제 점점 자제해나갈 거고, 가장 흥미롭고 멋진 존재인 나에게 집중하는 삶을 살것이다. 나를 경험하고, 질문하면서 그 과정의 모든것을 글로 옮겨낼 것이다. 그리고 그 글들이 풍성해질 수 있도록 독서를 통해 성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