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이 많다고 현명하지도 않고, 지혜롭지도 않고, 올바른 판단을 내리지도 못한다. 그 많은 생각의 늪에서 그저 허우적거릴 뿐이다. 생각의 꼬리가 또 다른 생각의 꼬리를 물고 이어지면서 나만의 생각 속으로 깊이 빠져들어 아무런 결론도 내리지 못하고, 혼란만 가중시킨다. 내가 잘하고 있는 것인지, 내가 제대로 가고 있는 것인지조차 모른다. 그러다 만난 이 책의 제목은 정말 매력적이었다. 생각이 너무 많은 어른들을 위한 거라잖아! 그것도 심리학으로 풀어냈다잖아! 그뿐이야? 작가는 또 어떻고. 이미 검증된 작가이니 나처럼 생각만 많은 사람에게 적절한 책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작가가 글을 쓰면서 생각했던 대상은 젊은 친구들이었다. 나처럼 나이 든 사람에게 다가오는 내용은 많지 않았다. 하지만 그중에서 딱~ 나를 위한 구절들이 있어서 밑줄 쫙~~ ㅎㅎ
작가는 말한다. 통계, 분석 자료, 이성적 판단 등도 지나치면 직관의 지혜를 차단해버린다고. 고민이 길어지면 그릇된 결정을 내릴 확률이 높아진다고. 나의 경우는 통계, 분석 이런 거 없다. 그냥 고민의 연장전일 뿐. 이때 작가는 최선의 선택을 할 수 있는 방법 네 가지를 제안한다.
1. 쓸데없이 많은 정보를 모으는 데 힘 빼지 말것.
2. '저걸 선택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미련부터 버릴 것.
하나를 선택했으면 다른 하나는 깨끗이 포기하는 게 맞다. 둘 다 가지려는 것은 지나친 욕심일 뿐이다.
3. 최악의 경우를 떠올려 보면 답이 보인다.
4.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1년 뒤 반드시 후회하게 된다.
시간을 가지고 생각을 더 해 보면 좋은 결과를 맞이하게 될 것이라는 환상을 버리고 무엇이든 조금씩이라도 해 보는 것이 맞다. 당신이 잘못된 선택을 할까 봐 두려워 결정을 미루는 사이 누군가는 용기를 내어 무언가를 시작한다. 괜한 헛수고가 될까 봐 혹은 잘못된 선택을 할까 봐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최악의 선택이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아무것도 안 한 사람은 그 어떤 발전이나 성장을 못할뿐더러 결국 도태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2번과 3번의 내용이 생각의 꼬리를 물고 늘어지는 나에게 해답을 제안한다. 미련을 버릴 것!! 그리고 최악의 경우를 떠올리며 답을 찾아갈 것!!
영어학원을 나가면서도 이곳에서의 만족도가 100%를 채우지 못하니, 그전부터 생각해 오던 사회복지사에 대한 미련을 다시 끌어올리고, 어느 쪽이 더 나을지 저울질하고 있었다. 어느 면에서는 이것이 더 낫고, 또 어느면에서는 저것이 좀 더 나으니, 또 결정장애가 온다. 그리고 이미 하고 있는 이 일을 내려놓을 용기도 없다. 새로운 일에 대한 도전도 자신이 없다. 그렇다면 답은 나온 것인데, 여전히 그 미련의 끈을 붙잡고 그 길이 더 낫지 않을까 또 생각의 꼬리를 이어간다. 그렇다면 영어학원에서의 최악은? 앞으로 1년 후, 월급은 계속 그 자리이고, 원장에 대한 불만이 자꾸 커지고 일하고 싶은 의욕이 전혀 들지 않는 것. 계속되는 스트레스로 나의 건강에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
그런데 그건 아직 알 수 없는 상황이다. 오지도 않은 미래의 걱정을 끌어와 걱정하는 이건 또 뭘까? 이런 내 마음을 또 김혜남 저자는 읽어낸다.
걱정의 90퍼센트를 없애는 가장 단순한 방법
우리가 하는 걱정의 40퍼센트는 현실에서 절대 일어나지 않는다. 걱정의 30퍼센트는 이미 일어난 일이며, 걱정의 22퍼센트는 사소한 것이다. 또한 걱정의 4퍼센트는 우리 힘으로 어쩔 수 없는 것이며, 겨우 4퍼센트만이 우리가 바꿀 수 있다.
그렇다면 쓸데없는 걱정으로 인생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할까?
1. 통제 불가능한 것과 가능한 것부터 구분할 것.
2. 불안은 당신이 허락하지 않는 한 당신을 결코 해치지 못한다.
심리학자인 아들러는 '불안은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만들어 낸 거짓 감정'이라고 얘기했다. 즉 일이나 대인 관계처럼 살아가는 데 피할 수 없는 과제를 '인생의 과제'라고 봤을 때 그것을 감당하기 어려워 회피하고 싶은 마음이 바로 '불안'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알고 보면 인생의 과제라는 것도 우리가 주변과 세상에 인정받기 위해 스스로 만들어낸 것일 뿐이다. 숙제를 낸 것도, 숙제를 하지 못할까 봐 불안해하는 것도 우리 자신인 셈이다.
그러므로 불안한 마음이 드는 것을 너무 두려워 마라. 불안은 잠시 머물다 사라질 감정일 뿐이다.
3. 지금 당장 무엇인가를 할 것.
데일카네기의 자기 관리론
목표에 다가서지 못하고 계속 같은 자리에서 맴돌며 한 걸음도 나아가지 못한다면 누구나 신경쇠약에 걸리고 지옥 같은 삶을 살게 될 것입니다. 저는 명확하고 확고한 결정을 내리는 순간 걱정의 50퍼센트가 사라진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40퍼센트는 결정을 실천에 옮길 때 사라지더군요. 결국 저는 다음 네 단계를 밟아 걱정의 90퍼센트를 사라지게 만들 수 있었습니다.
1) 내가 걱정하는 문제를 정확하게 써 본다.
2) 내가 무슨 일을 할 수 있는지 써 본다.
3) 무엇을 할지 결정한다.
4) 결정한 대로 즉시 실행한다.
그러므로 걱정을 끊어 내고 싶다면 지금 당장 그 문제에 어떻게 대처할지 결정하고 그것을 실행에 옮겨 보라.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를 하는 데에 있다. 그러면 문제 해결에 집중하게 되기 때문에 어느 순간 걱정이 사라지게 된다.
겨우 4퍼센트만 내가 바꿀 수 있다는데, 왜 다 끌어안고 걱정하고 있는 걸까? 이것도 유전인가?? 내 마음속 불안을 끌어와 걱정보따리를 풀어내고 있으니 얼마나 불필요하고 적절하지 못한 행동인가! 결국 내 마음이 만들어내고 있는 걱정이라는 이야기인데, 선물 같은 오늘 하루를 만끽하며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도 부족할 시간에 걱정을 하고 있으니 한심스럽구나! 아마 천성적 성격의 산물이리라. 부모님에게서 대물림받은 좋지 않은 유산. 부정적 마인드의 아빠, 걱정을 달고 사는 엄마까지 그대로 물려받았다. 독서와 자신에 대한 성찰 등으로 나를 담금질하며 긍정의 마인드로 변신하고자 그토록 노력하였음에도 뼛속까지 녹아있는 유산과도 같은 정신적 대물림이 결국은 나를 부정과 걱정의 늪으로 끌어들인다. 이것은 내게 이 세상을 살아갈 의욕을 빼앗고 무기력하게 만든다. 죽음과 이어진 걱정의 끈이 나의 삶을 먹어치운다.
다행인 것은... 부단한 노력으로 만들어놓은 건강한 루틴. 그리고 실낱같은 그러나 질긴 생명력. 살고자 몸부림치며 다시 희망으로 몸을 돌리고 살아낸다. 물론 그러다 다시 죽음과 이어진 걱정을 붙드는 나.
그래서 나는 글을 쓴다. 지인들과의 이야기는 허무하게 날아가버리고, 남는 것이 없다. 아니, 오히려 쓸쓸함과 부질없음이 남는다. 더 허전하고 사람으로 채울 수 없음이 더 서글프다. 사람은 아님을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깨달았다. 글을 쓰고 내가 생각하는 것들을 알아내려고 노력한다. 다시 같은 일을 반복할지라도 나는 계속 나를 알아가며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찾아간다. 그렇게 부정에서 긍정으로, 죽음에서 삶으로 방향전환을 해 왔다. 아직도 이편과 저편을 오가지만 긍정이, 삶이 더 힘이 강하다고 믿어본다.
"감정이 당신에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있나 보네요."
정말 멋진 표현이었다. 이 책에서 가장 맘에 드는 구절이다. 내 감정이 나에게 뭔가 하고 싶은 말이 많은 거 같다. 그런데 바로 이것이 나를 힘들게 한다는 것이 문제다. 그 말들을 내가 다 소화하지 못하고 소화불량에 걸렸으니 말이다. 그런데 저자는 이런 감정이 음악이라고 한다. 이 또한 얼마나 아름다운 말인가!
감정은 우리의 삶에서 음악과도 같은 것이다. 그것은 우리의 내적 세계와 외부 세계가 만나서 이루는 일종의 합창이다. 따라서 감정은 두려워할 것이 아니라 즐겨야 할,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신의 선물이다. 그러므로 감정 기복이 심해서 고생하고 있다면 그 감정이 내는 소리에 가만히 귀 기울여 보라. 그것은 마음에 어떤 갈등이 있다는 신호이므로 그 원인을 알게 되면 문제를 해결할 힘을 얻어 감정 기복에 시달리지 않게 될 것이다.
그러니 감정은 항상 평온해야 정상이며, 평온하지 않으면 비정상이라는 착각에서 이제 그만 빠져나와 어떤 감정이든 온몸으로 느껴 보라. 모든 감정은 옳으니까.
너무나 많은 생각, 넘치는 걱정보따리, 주체할 수 없는 감정, 이 모두를 저자는 인간이기에 겪는 합창이라고 한다. 평온하지 않은 것이 정상이니 자신을 들볶지 말라고 토닥여준다. 맞다. 어떻게 매일이 평온하고 똑같을까? 매일이 새롭고, 매일이 다채로우니 재미있고, 살만하지 않은가! 신이 나에게 준 선물이다. 이만하면 평온한 삶인데, 일하면서 겪는 자잘한 통증을 그토록 아파하면 어떻게 이 세상을 살겠는가! 노후의 가난도 죽음도 아직 오지 않았고, 내가 어찌 될지 누가 알까? 지금 이렇게 잘 살아가고 있는데, 뭘 그리 미리 앞서 걱정할까! 내가 해결할 수 있는 그 4퍼센트는 지금부터 공부하고 준비하면 될 것이다. 이 일이 아니면 다른 일도 멋지게 도전해 볼 일이다. 두려울 것은 없으니.
또 생각이, 걱정이, 감정이 나를 흔들면 감정이 내게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귀 기울이자. 어떤 음악을 연주하는지 잘 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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