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원을 그만둔 이후, 매일 지인들 만나고, 남편과 차박을 다니고, 부모님과 시간을 보내느라 집에 있는 날이 없었다. 어쩌다 하루 혼자 있게 된 오늘이 참 좋다. 아침부터 시집을 읽고, 그 시집에서 아름다운 시를 읽고, 지인들과 나누었다. 소중한 시간이다.
6월이면 팔려고 마음먹은 나의 자가용을 끌고 나가 지인들을 태우고 경기도 주변을 돌아다녔다. 그 느낌이 참 좋아서 이렇게 차를 계속 가지고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그건 나의 생각일 뿐... 이 차를 유지하려면 한 달에 최소한 40만 원의 비용이 들어가는데, 이제 백수가 된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금액이 아니다. 그 돈을 차라리 저축하는 것이 낫지, 뭐 하러 낭비하는가!! 다만 6월 초로 생각했던 것을 6월 중순쯤으로 미뤄볼 생각이다. 좀 더 내 차를 누려보고 싶은 마음이다. ㅎ
오늘 이렇게 혼자 있으니, 참 여유롭고 좋은데, 계속 돌아다니느라 공부하는 습관이 점점 멀어져가는듯 느껴져 괜한 걱정이 슬슬 생긴다. 물론 지금의 여유로움이 좋고 그걸 즐기고 있지만, 이런 여유에 젖어드는 것은 아닌지, 내가 정말 추구하는 것을 잊어버리지는 않을지 조바심이 생긴다. 어쩌면 이것도 내가 만든 걱정의 유형일 테다. 사실 그렇게 산들 누가 뭐랄 것이고, 뭐가 그리 달라지랴!
이렇게 약간의 걱정, 조바심이 생기다가 가만히 마음을 다잡는다. 6월까지만, 그래! 6월까지만 그래보자! 다만 중간중간 시간이 나면 지금의 루틴을 완전히 잃지 않도록 조금씩 반복하면서, 최소한의 것을 유지하면서 가보자! 그리고 부모님과의 베트남 여행이 끝나면 7월부터는 날씨도 더우니 집에서 열공해보자! 6월엔 피아노도 사고, 자전거도 사고, 필요한 것들 채워 넣자.
지인들과 연극이나 뮤지컬 등을 보았는데, 오늘 두 개의 공연을 나 혼자만 보는 것으로 예매했다. 그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는 약속을 잡고, 식당을 알아보고, 그날 하루를 다 써야한다. 그런데 그것이 무슨 의미가 있을까? 이제부터는 좋은 공연은 혼자서 보러 갈 생각이다. 사실 웬만한 뮤지컬은 다 보았다. 이제는 발레와 클래식, 오페라만 보러 다닐 생각이다. 남들과 시간 맞추지 않으니 참 편하고, 내 자리만 예매하면 되니, 늦어도 내가 앉을 한 자리는 쉽게 잡을 수 있다. 그러하면 된다. 지인들과는 그냥 차 한잔, 밥 한 끼 먹으면 된다.
7월부터는 나의 깊은 심연으로 들어갈 생각이다. 혼자서 독학으로 문화, 예술을 접하고, 독서하고 사색하고 명상하는 시간을 보낼 생각이다. 냉장고의 음식을 모두 털어내고(냉파), 건강한 음식을 만들어 먹을 생각이다. 뜨거운 7월, 8월을 정말 뜨겁게 보낼 생각이다. 다른이들이 만나자고 연락하면 더운 여름 지나서 만나자고 할 생각이다.
생각만으로도 설렌다. 6월의 여행과 정리, 7,8월의 심연으로 들어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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