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나은 삶을 원한다면 생각을 하라. 생각을 위해서 질문을 던지고, 질문을 던지기 위해서 책을 읽어라.
이미 유명해진 고명환 작가는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라는 명제를 책 제목으로 던져주고, 바로 그 해답을 알려준다. 책을 읽으라고. 책 속에 길이 있고, 돈이 있고, 지혜가 있고, 삶이 있다고 말한다. 모든 것은 책으로 통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하는지, 그 단계는 어떻게 되는지 자신의 경험을 통해 이야기한다.
책을 읽는 단계는 낙타단계, 사자단계, 어린아이단계가 있다고 한다(니체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의 한 구절, '그들에게 정신의 세 가지 변화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어떻게 하여 정신이 낙타가 되고 낙타는 사자가 되며 사자는 마침내 아이가 되는가를.'을 독서의 단계로 적용했다). 나는 지금 어느 단계일까? 고민해 보았다. 사자의 단계에 있는 듯 하지만 어쩌면 세 단계에 두루 걸쳐져 있는 느낌이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단계가 어디쯤이냐의 문제가 아니다. 매일 나아가고 있는지가 중요하다.
독서하고 사색하는 삶을 추구한다. 내가 누구인지, 내 삶이 어떠한지, 나는 무엇을 위해 이 시간들을 살아내고 있는지, 내 삶의 존재 이유가 무엇인지 늘 궁금하고 알아가고 싶다. 가장 흥미로운 사람은 바로 나이다. 이 존재의 매일이 궁금하고, 이 존재의 매일의 삶이 궁금하다. 오늘은 무얼 느끼고, 무얼 배우고, 내일은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 궁금하다. 물론 먼 미래의 늙은 내가 아플까 봐 걱정이 되지만(왜 이건 내려놓아지지 않는 건지. 늘 이것을 내려놓기 위해 명상을 하는데 참 힘들다), 오늘과 내일의 나를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관찰하며 매일을 살아가는 과정이 행복하다. 그 과정이 더욱 성숙해지고 싶어 내 손에서 책을 놓지 않는다. 그리고 늘 사색하려 애쓴다. 내가 어느 지점에 있는지, 뭘 느끼는지 느끼고 싶어서. 그런 의미에서 나는 이미 단계의 중요성을 넘어서서 저자가 말하는 독서의 힘을 알고 살아가는 사람이리라 조심스럽게 확신해 본다.
생각해 보라. 아침 일찍 도서관에 와서 30분에서 한 시간 정도 독서를 하고 그날의 일을 계획하는 사람과 그냥 하루를 맞이하는 사람의 차이를.
엄청난 차이가 나겠지. 시간이 흐를수록.
매일 도서관에 가지는 않지만, 매일 아침 시를 읽고, 좋은 글귀를 읽고, 사색하고, 한 시간 이상 책을 읽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책상 앞에 앉아서 책을 읽는 시간이 가장 행복하다. 밑줄을 긋고 내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이 정말 좋다. 내가 나로서 존재하는 느낌이 좋다. 나를 채워가는 느낌이 참 좋다. 타인과 벌어지는 차이를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어제보다 나은 나를 위해서가 우선이 아니라 오롯이 나를 느끼는 그 느낌이 좋다. 성숙해져 가는 그 느낌이 좋다. 하나라도 더 알아가는 그 배움의 열망이 채워지는 것이 좋다.
우리는 돈이 독이 되는 줄도 모르고 인생을 바쳐 돈을 번다. 독을 번다. 이 얼마나 슬픈 일인가! 그래서 나는 누구인가, 나는 얼마짜리인가를 알아야 한다. 딱 필요한 만큼만 벌면 된다. 그리고 딱 필요한 만큼을 알기 위해 책을 읽어야 한다. 책을 읽고 자본주의를 이해라고 내게 필요한 돈만 벌면서 나머지 시간은 내가 태어난 이유, 즉 가치 있는 삶을 사는데 집중해야 한다.
사람은 저마다 각자의 그릇이 있다. 그릇의 크기로 행복이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내 그릇에 딱 맞는 돈만큼 가질 때 우리는 가장 행복하다.
친한 언니의 남편은 돈이 아니라 '독'을 번다. 내 눈에는 그렇다. 가정이 망가지고 있는데 그는 모른다. 돈이 그의 모든 것을 채워가고 있다. 아니 독이 그를 채워가고 있다. 그 독이 가족에게도 번져가고 있다. 그 언니가 전혀 부럽지 않음은 바로 그것 때문이다. 그 언니가 불어나는 돈과 함께 행복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면 나의 질투는 하늘을 찔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그 돈이 돈으로 보이지 않고 독으로 보여 안타깝다. 그 독이 아이들에게 번져감이 섬뜩할 지경이다.
그만둔 학원의 원장 또한 그러하다. 그녀에겐 이 세상의 판단 기준이 두 가지다. 하나는 돈이 많은 것, 둘째는 아이들 좋은 대학에 보내는 것. 세상 잣대가 이러하니 그녀의 삶도 내 눈엔 어리석기 그지없다. 그녀는 열심히 살지만 부질없어 보인다. 그 '열심'이 무슨 소용일까? 망가져가는 그녀와 그녀의 가족이 눈에 보이는데.
이 학원을 그만두면서 더 이상 그녀의 그런 불길한 기운이 내게 스며드는 것을 막고 싶었다. 혼자 고고한 척하고 싶었지만 쉽게 물드는 나의 성질이 나를 단단하게 채우지 못했다. 난 매일 힘들었고, 아픈 느낌이었다. 어떻게 그만둔다는 말을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는데, 모든 기운이 나를 도왔다. 그녀가 먼저 나에게 그만둘 것을 제안했다. 그 이유는 내가 잘 안다. 그녀의 돈 욕심. 나에게 들어가는 돈이 무거웠던 그녀는 가벼운 돈의 지출이 가능한 다른 쌤을 원했다. 정말 반가웠다. 그렇게 그곳을 나왔고 나는 더 이상 '독'이 되는 돈을 벌지 않기로 했다. 그동안 벌었으면 되었다. 내 그릇만큼, 남편이 벌어다 주는 그만큼만 쓰면서 살 생각이다. 미니멀하게, 아껴 쓰면서, 저축하면서.
맛집, 멋집, 요즘 유행하는 장소 모두 찾아다녔다. 결론은? 아무것도 아니다. 가보면 모두 별것 없다. 맛은? 그것도 별로다. 내가 집에서 해 먹는 건강한 요리가 더 맛있다. 물론 지인들과 맛집, 멋집 찾아가는 재미는 가끔 누리겠지만 이젠 더 이상 흥미롭지도 않다. 해외여행도 내 안의 깊은 곳 나에게 물어보았다. 아니었다. 난 내 몸의 불편함이 드러나는 여행이 불쾌하다. 내 몸이 편안한 국내의 아름다운 곳으로의 여행이 더 좋고,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고, 소소한 재미가 있는 남편과의 차박이 더 행복하다. 남들이 가니까 가려고 했던 나를 깨달았고, 내가 진정으로 원하는 삶은 해외여행이 아니라 독서와 사색의 삶임을 진심으로 깨달았다. 깊은 사색을 통해서.
그렇게 돈은 노후에 고생하지 않을 만큼만 준비해 두려 한다. 돈 벌기 위해 쓰던 시간을 공부에, 독서에, 배움에 투자할 생각이다. 다음 주의 일주일 여행 후, 7월부터 시작될 멋진 공부의 시간이 벌써부터 설레는 이유다. 내 그릇에 맞게 돈을 벌고, 그 돈을 소중하게 아끼며 살면 된다. 내 시간을 넘치는 돈을 위해, 독을 위해 쓰지 않고, 내 삶의 이유를 찾는데 쓸 것이다.
지금 시대의 안정적인 삶이란, 항상 도전하고 창의력을 발휘해 성취하는 만족감을 가지는 것이다. 그럴 때 우리 몸에 활력이 생기고 기쁨이 넘치고 생의 의미가 충만해진다. 이런 상태를 죽을 때까지 유지하는 것이 진정한 '안정'이다.
저자의 생각과 나의 생각의 일치점이 바로 이 지점이다. 안정은 사전적 의미로 변화가 없는 상태라고 한다. 헐~ 내가 가장 싫어하는 상태다. 내가 원하는 안정의 의미는 이것이 아니었다.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 평범한 삶이 아니다. 매일 도전하고 변하고 발전해 나가는 삶이다.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설레고, 벅찬 하루하루다. 그리고 저자가 말하듯이 죽을 때까지 이렇게 사는 것이다. 이 구절을 읽으며 역시 책과 가까이하는 사람들은 그 자리에 머물지 않는 것을 깨달았다. 나날이 바뀌어가는 내 사고의 크기에 희열을 느낀다. 어제 보았던 사물이 오늘은 또 다르게 보이는 그것에 감사하고, 내일은 또 무엇이 나를 끄집어낼지 설렌다. 그래서 오늘이, 매일이 행복하다.
내가 먹는 음식이 나를 만들고 내가 하는 생각이 나를 만들고 내가 만나는 사람이 나를 만든다. 위대한 도서관을 만나라. 도서관에 앉아 위대한 생각을 하라. 책을 삼켜라. 당신은 위대하다.
내가 만나는 사람을 자제하고 싶은 이유가 이것이다. 지인들 중엔 그 자리에 머무는 사람들이 있다. 가끔은 뒤로 갈 때도 있다. 집으로 돌아오는 길이 그토록 허탈할 수가 없다. 시간이 아까워진다.
그런데 가끔은 이런 생각이 들 때도 있다. 어떻게 모든 사람이 나와 같을 수 있을까? 세모, 네모, 동그라미, 마름모... 모두 어우러지는 것이고, 빨강, 노랑, 파랑, 회색까지 모두 함께 하는 것이 세상일진대, 너무 나의 잣대로 그들을 판단하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조금은 내려놓고, 조금은 나와 타협했다. 자주 보지는 말자. 그렇다고 안 보지는 말자. 그들을 거절하는 것이 쉽지는 않다. 그리고 내가 그런 그들조차 사랑한다는 것.
위대한 도서관에서의 위대한 생각의 시간을 놓치지 않으면 되리라. 나로 인해 그들이 바뀔 수도 있으니. 나의 영향력이 그들에게 미칠 수 있다면 그 또한 기쁨이니.
7월부터 달린다. 7월이 기대되고 설렌다. 어서 오라 7월. 더운 날, 힘들겠지만, 땀이 몽글몽글 솟을 때 책 읽으며 느꼈던 그 희열의 시간이 추억으로 간직되어 있으니, 그 아름다운 시간을 또 누리자. 에어컨도 있지 않은가! 도서관도 있고, 카페도 있다. 그리고 지금은 시간도 많다! 얼마나 기쁜가!
책에서 내 인생의 해답들을 찾아가자. 내 삶의 이유를 찾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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