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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한편

콩 씨네 자녀 교육 - 정 채봉 -

by 짱2 2024. 7. 8.

광야로

내보낸 자식은

콩나무가 되었고,

 

온실로

들여보낸 자식은

콩나물이 되었고.

 

 

 

 

 

광야까지는 아니어도

대학생이 된 아들을 중국으로 보냈다.

한 학기가 지나면 돌아오겠다며 가기 싫어하던 아들은

가능한 세 학기 모두 지난 후 돌아왔다.

2년의 중국 유학, 그리고 거의 2년에 가까운 군 생활...

그렇게 아들과 우리 부부의 물리적 거리는 멀어졌다.

 

제대한 후, 취업 하기까지 거의 2년...

아들은 이제 완전히 분가를 하겠다고 하였다.

그렇게 아들과 우리 부부의 물리적 거리는 완전히 끝맺음을 했다.

너 따로, 우리 따로...

그리고 그 아들에게 다른 여인이 생겼고,

결혼을 했다.

이젠 정신적인 거리까지 멀어졌다.

 

그는 콩나물이 아닌, 콩나무가 되었다.

혼자서 이 세상에 홀로 섰고,

제 밥벌이 하며, 

한 가정을  이끌고,

사랑하는 이와 알콩달콩 잘 살고 있다.

 

우리 부부는 이미 콩나무 부부다.

부부중심으로 잘 살고 있다.

아들내외에게 우리를 봐 달라고 투정하지 않는다.

그들을 볼 틈이 없다.

우리끼리 바쁜 삶이다.

 

너희는 너희의 콩나무를 무럭무럭 키워라.

우리는 우리의 콩나무를 잘 가꾸마.

이 다음에 우리 부부 중 한 사람 먼저 가고,

나머지 한 사람마저 기운이 없으면,

미안해말고 요양원에 보내라.

엄마, 아빠는 자신의 콩나무에서 생을 마감할 준비를 한다.

 

다만... 하루에 한 번만 안부를 전해다오.

오지 않아도 되니...

(이미 말로 다 했지??)

유언은 없다.

죽은 후에 뭐가 필요하겠니.

늙고 기운없을때 내게 아들이 있다는 것만 알려준다면

큰 힘이 될것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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