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만의 책 읽기

수련 2 - 도장(道場)

by 짱2 2025. 1. 24.

도장(道場) - 매일 아침 내가 있어야 할 장소

 

 

 

 

도장이 어디에 위치해 있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단지 내가 그곳을 어떻게 대하느냐가 그 장소를 특별하게 만들며, 나의 정성이 그곳의 가치를 결정한다.

그곳은 나를 수련시켜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나를 탄생시킬 거룩한 공간이다.

도장은 보통사람을 위대한 인간으로 변화시키는 기적의 장소이며,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위대한 임무를 깨닫고 힘을 얻는 용광로다. 

 

어릴 적 저자는 태권도 도장에 다녔다. 도장에 도착하면 일상의 옷을 벗어던지고 도장에서 입어야 하는 도복으로 환복하고, 도장 마루에 기본자세를 취한 채 사범님을 기다렸다. 일종의 의식이다. 내가 무언가를 통해 배움을 얻겠다는 의식을 확실하게 갖게 하는 절대 필요한 의식. 저기에서 여기로 건너오는 의식. 

 

꼭 그래야만 하느냐고? 꼭 그래야만 한다고 할수는 없지만 꼭 그러면 더욱 좋다고 말하련다. 가벼운 마음으로 허투루 대하는 태도는 많은 것을, 또는 적더라도 깊이 마음에 새길 수 없다. 그럭저럭 한 세상 살아간다고 할지도 모르겠으나 이 삶은, 특히 내게 주어진 나의 삶은 허투루 보낼 수 있는 차원의 것이 아니다. 참 소중하고 값진 삶일진대 어찌 허투루 대할 수 있겠는가! 

 

도장의 장소가 어디이든 단정한 모습으로 그 도장에서 필요로하는 모습으로 겸허히 자신을 돌아보고 수련하는 과정을 거친 후의 내 모습은 어떨까? 비록 고된 시간이겠지만, 또 그러하기에 더욱 성장한 나의 모습은 어떨까?

 

나에게 도장은 내가 살고 있는 바로 이 공간이다. 콕 집어서 말하자면 지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책상 앞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잠들었던 잠자리를 정리하고, 화장실에서 밤새 쌓인 노폐물을 버리고, 눈과 코와 입을 헹구고, 따뜻한 물 한잔을 들고 와 책상 앞에 앉는다. 나에겐 이런 일련의 과정이 의식과도 같다. 책상 앞에 앉아 제일 먼저 하는 것은 아침기도이고, 그다음 지난 하루를 돌아보고, 오늘 하루를 설계한 후 감사기도와 자기 확언을 쓴다. 이 과정이 끝난 후, 독서나 공부를 시작한다. 나의 루틴이다. 지루할 수도 있겠으나 습관으로 굳어져서 이걸 하지 않으면 하루를 시작하는 게 몹시 께름칙하다.

 

 

 

 

수련은 일상적으로 흘러가버리는 양적인 시간으로부터 나를 탈출시키는 연습이다. 

 

긴 하루일수도, 또 그 반대로 짧은 하루일 수도 있겠다. 내게 주어진 하루가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는 모래알처럼 스르르 빠져나가게 두고 싶지 않다. 오늘이 가면 똑같은 하루가 또 내게 주어지지만 지나간 오늘은 어제가 되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 오늘이 그냥 흘러가버리면 내일의 하루도 그렇게 흘러가버리기 쉽다. 오늘을 꼼꼼히 살아내면 그것이 단단한 기반이 되어 내일 더 꼼꼼하게 살아낼 수 있다. 

 

 

 

당신은 어떤 인간이 되기를 열망하는가? 당신은 지금 이 순간 수련을 위해 자신의 삶이라는 도장에 서 있는가?

 

첫 번째 질문은 뒤로하고, 두 번째 질문에 나는 당당히 'Yes!'라고 답한다. 이런 내가 멋지고 자랑스럽다. 이렇게 살아온지 7년뿐이 안되었지만, 늦게라도 진정한 수련의 시간을 갖게 됨을 다행이라 여긴다. 그리고 그 이전의 삶이 없었다면 지금의 나도 없었으리라 생각되기에 예전의 나를 원망하지는 않는다. 또 돌이켜보면 철없고 무지했던 내가 어떻게든 살아내려고 몸부림쳤던 모습이 떠올라 안쓰럽고, 시행착오의 내가 가엾다. 다만 그 과정에 대해서도 고마웠던 것들도 많다. 이 세상이 얼마나 무서운지 모르고 설쳤던 그 시간 동안 큰 사고 없이 이곳으로 와 있다는 것이다. 주님의 크신 보살핌이 없었다면 불가능했을 테다. 깊은 밤의 방황은 얼마나 위험했던가. 지금 생각해도 소름이 돋는다. 

 

어려운 첫 번째 질문의 답을 할 수 있을까? 나는 어떤 인간이 되기를 열망하는가? 곰곰이 생각해보니, 지금의 모습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구나. 참 다행이다. 지금처럼 열정적으로 매일의 삶에 최선을 다해 열심히, 그리고 재미있게 살아가는 모습이기를. 어제보다 오늘 더 나은 나로, 오늘보다 내일 더 성장한 나로 발전하는 모습이기를. 다만, 지금은 내 위주의 삶을 살고 있지만, 그래서 지금 많이 미안하지만 조금만 기다려 주어 2~4년 후엔 봉사하는 사람으로 살아가기를... 변명 같지만, 내가 암환우가 되어 암치병을 하고, 마음치병을 하는 기간으로 정한 10년의 시간을 오롯이 나만의 것으로 보낸 후, 주변으로 시선을 돌리고 싶다. 그때까지만 나만 바라보는 어리석은 나를 봐주기를... 그 기간 동안 더 많이 성장해서 사회에 조금이라도 선한 영향력을 줄 수 있는 진정한 어른이 되기를...

 

 

저자는 소제목에서 '도장'을 매일 아침 내가 있어야 할 장소라고 규정했다. 매일 아침 눈을뜨면 이불을 정리하고, 내 몸을 정리하고, 책상 앞에 앉아 하루를 맞이하는 일기를 쓰며 나를 계획한다. 나의 하루를 계획한다. 이런 매일의 루틴이 설레고 기쁘다. 행복한 삶으로 이어진다. 오늘도 이런 복된 하루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이 저녁시간 따뜻한 공간에서 예쁜 마음 가득 품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음에 또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