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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책 읽기

마음의 기술 - 안 엘렌 클레르, 뱅상 트리부 -

by 짱2 2025. 4. 4.

 

 

내 마음을 내가 어쩌지 못하던 시절이 있었다. 슬픔을 가누지 못했고, 화를 참지 못했고, 분함을 억누르지 못했고, 시도 때도 없이 치솟는 짜증으로 힘껏 얼굴을 찌푸렸던 나는, 환갑이 다가오는 지금의 내 이마와 미간에 깊은 주름을 남겼다. 세상 둘째라면 서러울 만큼 감수성이 풍부하다 못해 철철 넘쳐흘렀던 어린 시절, 젊은 시절의 나에게, 좋은 일보다는 화나는 일이 더 많았다고 생각되었던 그 시절에, 사실 돌아보면 참 좋은 시절이었던 그때에, 나는 내 감정을 추스르지 못했다. 내 감정을 감당 못해 파르르 떨고, 온몸으로 팔짝팔짝 뛰었으며, 손에 잡히는 작은 물건(감히 큰 물건은 건드리지 못했음은 아마도 무서운 아빠의 불호령 탓, 스스로의 소심함이었으리라)을 부서뜨리거나 던져버리기까지 했다. 이런 나의 모습은 아빠에게서 그대로 대물림된 못난 내림병이었고, 내 삶의 50년을 지배했다. 

 

내 마음대로 성질을 부렸다고 그 삶이 편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이성적인 생각의 힘을 가진 내게 그보다 더 큰 감정의 힘이 모든것을 휘두른 후의 뒷감당은 스스로를 파멸로 이끌었다. 온 세상이 적이었고, 나 자신이 미움의 덩어리였다. 나의 고운 부분은 구석으로 몰려가고, 폭군과도 같은 힘이 나를 지배했다. 그것의 물질적 결과물은 술과 담배였다. 술과 마약이 아님을 다행으로 생각해야 하나... 돈이 없었으니 마약 같은 건 구입할 수도 없었고, 꿈엔들 생각해보지도 못했다. 나의 한계였을지도... 그리고 술과 담배는 나를 암환자로 내몰았다. 그렇게 나는 위와 대장을 일부분 빼앗겼다. 못된 성질머리의 결과물이었다. 그런데 또 그것도 다행이라고 해야 하나... 위와 대장을 빼앗기지 않았다면, 조금 더 시간이 지나 생명을 내놓았을지도 모를 일이다. 

 

7년 전, 위와 대장의 일부를 잃은 후, 몸에 해로운 모든 일체의 음식을 가까이 할 수 없게 되었다. 건강을 위해 억지로 그렇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 몸이 거부했다. 술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탄산음료, 차가운 음식, 육식, 과식처럼, 현대인이라면 들어봤을 건강을 해치는 모든 음식을 내 몸이 스스로 밀어냈다. 그리고 나의 마음도 더불어 변화하기 시작했다. 왜 아니겠는가! 죽음 직전까지 갔었는데... 하나씩, 차근차근 배우기 시작했다. 내 마음을 다스리고, 내 생각을 알아가고, 화를 가라앉히는 방법을... 7년의 세월은 나를 좀 더 평온한 사람으로 변화시켰고, 다른 사람을 이해할 수 있는 여유도 조금씩 갖게 해 주었다. 그러다 만난 이 책, '마음의 기술'.

 

 

앞부분은 공감되는 부분이 있어서 하이라이트 해 두기도 했지만, 뒷부분은 사례를 드는 부분이어서 나에게 크게 필요치 않아 거의 스킵하다시피 했다. (나는 이런 사례를 그닥 좋아하지 않는 경향이 있음을 몇 권의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여러분이 '걱정'이나 '문제'의 차원을 넘어 감정을 관리하고, 삶과 타인에 대해 더 긍정적으로 접근하며, 나쁜 습관에서 벗어나는 등 여러 이점을 발견하길 바란다. 성숙해질 수 있는 새로운 지평을 개척하고, 새롭게 도전하기 위해서 필요한 일이다.

뇌의 기능은 무궁무진하다. 시간이 허락된다면 언어와 악기를 배울 수 있다. 부정적인 감정을 줄이고, 긍정적인 감정을 키우며, 인간관계를 발전시키고, 뇌를 자유롭게 할 수도 있다.

"여러분은 이 땅에서 어떻게 시간을 쓸 계획인가?"

 

우리의 뇌는 90세까지 새로운 뉴런을 생성하고, 뉴런이 점차 소실되는 퇴행성 질환인 알츠하이머병이나 파킨슨병의 진행도 규칙적인 신체 활동을 통해 막을 수 있다고 한다. 이렇게 우리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뇌를 관리하고, 마음을 관리할 수 있다고 하니 이런 신비로운 일이 있을까?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 세상에서 내 마음대로 되는 것은 결국 '나 자신'뿐임을 다시 한번 되새긴다. 

 

 

난 이 부분이 이 책의 요지라고 생각한다. 우리의 뇌는 90세까지 계속 새로운 뉴런을 생성하므로 우리의 뇌관리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것이 내 마음을 관리하고, 이 세상을 내 마음대로 사는 것이고, 건강하게 사는 것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하는걸까? 그런데 모든 것의 해결책은 또 그렇게 어려운 것이 아니다. 알고 보면 이미 우리가 알고 있는 그것이다.

 

 

 

무엇보다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래야 행동 계획을 세울 수 있다. 회피와 통제는 대부분의 경우에 불필요하며, 감정과 걱정을 다스리는 좋은 방법이 아니다.

 

일단 나쁜 습관을 인지하면 습관을 만드는 방식과 똑같은 방식으로 이를 없앨 수 있다. 즉, 반복을 통해 없애는 것이다. 그저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교체하기만 하면 된다.... 물론 처음에는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으므로 노력이 필요하다.... 깜빡했다고 실패한 것은 아니다. 우리 뇌가 습관을 유지하려고 알력 싸움을 하는 것이므로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 새로운 행동을 반복하려고 애쓰면 깜빡하는 경우도 점차 줄어들게 된다. 

 

자동화된 행동에 관여하는 뇌 회로의 방향을 틀어 습관을 바꾸는 것은 에너지와 끈기가 필요한 수로고운 작업이다. 따라서 단번에 완전히 바꾸려고 해서는 안 된다. 습관의 힘을 분산하는 법을 배워, 나쁜 습관의 방향을 조금씩 바꿔야 한다.

 

반복해서 연습하면 기저핵 관련 회로의 기능 장애가 사라진다는 것이 실제로 증명되었다. 내 행동을 바꾸면 뇌의 기능을 바꿀 수 있다. 그러려면 올바른 방법과 끈기 그리고 반복이 필요하다.

 

 

문제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올바른 방법을 끈기있게 반복하는 것! 이것이 정답이다. 우리가 이미 알고 있는 그것!

 

저자는 말한다. 감정을 피하거나 통제하기보다는 그대로 껴안으라고. 예전의 나는 내 감정을 어쩌지 못했고, 억지로 통제하려 했었으며, 그럴수록 잡히지 않는 감정에 휘둘려 결국 나를 더욱 힘들게 했었다. 그런데 그것은 뇌의 속성이었다. 그대로 내버려 두고 현재에 집중하면 뇌는 그것이 중요하지 않다고 판단하게 된다. 흘러가는 대로 내버려두라는 말이다. 우리가 흥분하고 격해질수록 뇌는 더 자극이 될 수밖에 없는 구조이니 말이다. 나는 그 반대로 했었지 말이다. 

 

지금은 화나는 일이 생기면 생각을 한다. 지난 일을 회상하듯, 물 흐르듯 천천히 떠올린다. 그러면 화가 가라앉으며 내가 할 수 있는 것과 할 수 없는 것이 구별되고, 속이 조금 쓰려도 내려놓을 것은 내려놓게 된다. 그러면 희안하게도 모든 것이 평온해진다. 

 

물론, 화가 치밀어 오르는 순간에 바로 이렇게 되는 경지에 이르지 않았음을 고백한다. 그리고 앞 문장에 쓴 그대로 화가 치밀어 오르기도 한다. 다행스럽게 그 빈도나 강도가 예전보다 줄었음을 다행으로 생각한다. 10년도 안되는 시간 동안 화가 치밀지도 않고, 또 화가 난다고 해도 곧바로 진정모드로 돌입하기를 바라면 안 되겠지. 지금과 같은 상태가 된 것만도 얼마나 다행스러운가! 

 

결국 마음의 기술은 나의 마음먹기에 달린것이다. 한 템포만 쉬어가면, 깊은 한숨만 잠시 쉬어도, 즉시 달라지는 마음을 알아챌 수 있다. 혹여 감정이 잠시 앞섰다 해도 알아차림이 있은 후에, 그때에, 한 템포 쉬고, 깊은숨을 들이마셔도 충분하다. 그런 연습이 반복되면 나의 뇌는 그런 성향이 나의 성향인 줄 알게 되어 점차 달라질 테니 말이다. 그리고 뉴런이 계속 사라지고, 다시 만들어진다니, 얼마나 기쁜 일인가! 내가 새롭게 태어나는 것이니 말이다. 이렇게 되기까지 60년 가까이 걸렸음을 부끄럽게 여기고, 또 지금이라도 변화해 가는 과정임을 다행으로 생각하고, 더 멋진 나로 나아가고 있음을 기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