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픽'이라는 어플을 사용해 영어공부를 시작한 지 1년이 되었다. 처음 몇 개월은 어영부영, 하는둥 마는 둥 하면서 시간을 보냈고, 몇 개월 전부터 하루에 1개씩 해오고 있다. 외출하거나 주말엔 하지 못했으니 아마도 한 달에 열다섯 개 정도 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처음엔 좀 지루하게 여기지고, 하기 싫은데 억지로 하기도 했으나 이젠 제법 재미가 붙어서 1년 계약기간이 끝나면 다시 구독신청을 하리라 마음먹고 있었다. 그런데 나도 모르는 사이에 날짜가 되자 자동 구독신청이 되었고, 생각지 못한 채 출금된 돈이 뭔지 몰라 어리둥절했었다. 그렇게 자동 신청된 금액은 299,000원. 헐~ 이렇게 큰 금액이 한꺼번에 나가니 깜짝 놀랐다. 작년에 처음 구독신청할 때는 10만 원이 안되어 부담 없이 신청했었다. 한 달에 1만 원도 안 되는 금액이니 우습게 생각되었던 것도 사실이다. 그런데 30만 원이 훅~ 빠져나가니 그 금액이 몹시 크게 느껴졌다. 그러다 가만히 생각해 보니 한 달에 25,000원이다. 이 금액은 학원에 나가는 것에 비하면 참 적은 금액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뭘 하나 배우려 해도 그 정도 또는 그 이상의 비용을 생각하게 마련인데, 한꺼번에 1년 치가 빠져나가니 크게 느껴진 것이리라.
그러나 또 한편으로 작년의 나를 돌아보니 금액의 크기가 느껴지지 않아 우습게 생각하고 초반에 대충대충 했던 나를 떠올려본다. 그러면 안 되었다. 그건 돈이 아닌가! 오히려 이렇게 큰 금액으로 느껴지니 나에게 자극이 되어 돌아왔다. 작년을 돌아보면 결과적으로 하루에 0.5개의 강의를 들었던 셈이다. 내가 이 금액을 투자했으니 그걸 뽑아내려면 충실히 공부하는 것이 답이다. 외출하지 않는 날엔 하루에 세 개 정도의 강의를 듣고, 외출하는 날이나 주말엔 한 개의 강의를 들어 하루에 두 강의 정도는 평균으로 듣고, 공부해야 하지 않겠는가! 이번 구독신청이 끝나는 26년 1월엔 구독을 취소할 만큼 실력을 늘려야 하지 않겠는가! 오히려 나의 의지를 다지게 된 계기가 되었다.
돌이켜보면 24년 10월 14일에 나 스스로 영문학과 대학생이 되었고, 그때부터 열심히 영어공부에 몰입했다. 가끔은 하기 싫고, 지루하게 느껴졌던 공부가 이젠 몸에 배고 재미도 커졌다. 습관으로 자리 잡았다. 이 느낌 그대로 열공하자! 내가 투자한 돈이, 내가 투자하는 이 시간이 결코 아깝거나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자. 즐겁게 신나게 공부하자.
독서도, 음악도, 공연도 너무 욕심부려 지금 모두 다 섭렵하려는 마음을 내려놓자. 그렇게 한꺼번에 가질 수도 없거니와 그건 욕심이지 진심으로 즐기는 것이 아니다. 한 작품, 한 권씩 정말 내 마음으로 느끼면서, 그것의 깊은 철학을 온몸으로 받아들이면서 내가 한 단계 성숙하는 시간으로 받아들이자. 저자가, 작곡가가, 예술가가 왜 그걸 쓰고, 그걸 그렸는지 알아가고, 그것이 또 나에겐 어떤 울림으로 다가오는지 익히고 숙성시켜 내 것으로 온전히 만들자. 내 마음을 정리하고, 성찰하는 시간으로 만들자.
영어공부와 독서, 문화, 예술... 이것들을 누릴 수 있는 내 삶이 참 복되고 평화로우니 또 감사한 오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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