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안(平安) - 나, 너 그리고 우주 안에 온전한 상태

올해도 지난해처럼 순식간에 흘러갈 것이다. 매년 반복되는 후회를 막을 방법이 있을까?..... 목표를 설정하고 그것을 달성하기 위해 정교하게 계획하고 실행하는 수련만이 변화무쌍한 환경과 유혹을 극복할 수 있는 무기다.... 목표 지점을 향해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는 행위는 현재의 나를 딛고 서는 용기다. 나를 위한 최선은 내가 극복해야 할 현재라는 현상 유지를 버릴 때 비로소 나타난다.
저자는 인간만이 유한한 시간을 깨달았고, 순간을 영원으로 만드는 기술인 예술을 통해 문명을 만들어냈다고 한다. 그러면서 순식간에 흘러가버릴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않고 후회하지 않는 삶을 살기 위해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제안한다. 그건 바로 목표 설정이다. 그리고 한 걸음씩 나아가는 꾸준함이다. 제자리에 머무는 삶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앞으로 나아가는 삶이다.
예전의 나는 매일의 삶이 후회였다. 머릿속으로 그리는 삶과 내가 살아내는 삶의 괴리감, 마음먹은 것과 실천해 내는 것의 심한 격차, 그것은 매일 나를 갉아먹었다. 차라리 욕심 없이 무념무상으로 살아가는 사람이라면 그냥 흘러가는 시간에 만족하며 살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나의 지적 갈망과 잘 살고 싶은 무한한 욕망은 한없이 크지만 그것을 실천해 내는 능력이 부족했고, 경험치도 없었다. 그런 나를 이끌어주는 사람도 없었고, 옆에는 나와 함께 음주를 하는 사람들뿐이었다. 내 삶은 온통 망가져가고 있었다. 매일의 밤은 즐거웠고, 때론 광란이었으나, 떠오르는 태양 아래에서 밀려오는 수치심과 허무함으로 매일 무너져 내렸다. 스스로에게 매일 배신당하며 살았다. 어제의 나에게 실망한 나는 또 내일의 나를 실망시킬 준비를 하고, 그렇게 살아온 세월이 제법 쌓여가며 외로움과 괴로움으로 치를 떨었다. 그리고 나는 암환자가 되었다.
전환점, 그것이 아니었다면 난 달라지지 않았을거다. 아픔이 나를 돌려세웠고, 하나씩 하나씩 나를 다시 만들어왔다. '아주 작은 습관의 힘'의 저자인 '제임스 클리어'의 말처럼 이불정리를 시작으로 감사일기, 명상, 물 마시기, 요가, 산책, 건강한 요리... 그렇게 내 삶의 루틴을 예쁘게 변화시키며 달라지는 나 자신에게 용기가 생겼다. 뭐든 해낼 수 있는 힘이 내 안에서 솟아올랐다. 예전의 좋지 않은 습관의 무덤과는 반대로, 건강한 습관이 차곡차곡 쌓여가며 탄탄한 내공이 생겼다.
자신에게 숭고하고 감동적인 것, 즉 자기만의 고유한 천재성을 최선을 다해 매일매일 실천하는 삶이다. 그런 삶은 평안하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서로 만나면 히브리어로 '샬롬'이라고 인사하고... 아주 오래된 셈족의 어근 '샬람'에서 유래했다. 샬람은 '재무관계가 없는 재정적으로 자유롭고 독립적인 상태'다. 샬람은 자신의 인생에서 자신이 반드시 행해야 할 임무, 즉 자신의 삶에서 완수해야 할 '빚'이 무엇인지 인식하고, 그 빚을 완벽하게 갚은 상태다. 이스라엘인들의 인사 '샬롬'은 "당신은 지금 이 순간에 해야 할 임무를 알고, 그것을 행하고 있습니까?"라는 뜻이다.... 올 한 해, 당신이 완수해야 할 고유한 임무는 무엇인가? 평안한 삶을 위해 당신은 무엇을 실천하겠는가?
저자의 표현이 딱 맞다. 오늘 하겠다고 정해놓은 일을 다 못하면 마치 채무빚이 밀린 듯, 마음이 정말 편안치 않다. 그러나 계획한 일을 다 끝내고나면 얼마나 자유롭고 행복한지, 정말 평안하다.
'나의 아저씨'에서 이선균이 말한다. '지안, 평안하였는가?' 나는 그 말이 참 좋았다. 그리고 평안하고 싶었다. 그 평안함은 내가 하루를 잘 살아냈을때 느낄 수 있는 감정이었다. 난 그런 감정을 지금 누리고 있다. 그러하니 내가 얼마나 행복한가!
저자는 「수련」에서 계속 이야기한다. 숭고하고 감동적인 것, 완수해야 할 의무는 무엇이냐고. 안타깝게도 난 내 인생의 숭고한 그것을 아직 알지 못한다. 다만 새벽에 눈을 뜨면 매일의 루틴을 실행하고, 그날 하루를 계획하고, 하나씩 하나씩 실천해 간다. 그렇게 채워진 하루를 또 하루씩 늘려간다. 이것들이 차곡하게 쌓여 4년여의 시간이 흐른 후, 나는 어떤 사람으로 변화해 있을지 궁금하다. 그리고 저자의 말처럼 나만의 고유한 그것을 알고 싶다. 지금은 그저 앞을 향해 나아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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