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으로 이것저것 보다 보니, 셀프인테리어 하는 분의 블로그를 보게 되었다.
와~ 정말 대단했다.
벽을 칠하고, 시트지를 붙이고, 틈만 나면 가구 위치를 바꾸고...
직접 만든 아기자기한 소품들, 살림살이들...
나도 한때는 그랬다.
장롱 빼고는 혼자서 다 옮겼다. 이방에서 저방으로, 여기서 저기로...
예쁜 그릇도 사들이고, 예쁜 소품도 사들이고...
결혼 29년차...
이젠 다 시들해지고, 애써 힘들게 살고 싶지 않다.
요즘 미니멀라이프에 관련된 동영상을 보며,
소품으로 가득한 거실장 보다는 아무것도 없는 거실장 위가 더 깔끔하고, 청소하기도 수월해보였다.
기본적인 것들만 갖추고, 싱크대 위의 자잘한 물건들도 모두 치워 정갈한 깨끗함이 참 보기 좋았다.
나도 덩달아 싱크대 위를 정리했다.
34평 아파트에 살다가 하나뿐인 아들이 중국으로 공부를 하러 가고, 또 군대를 갔었다.
(지금은 독립해서 따로 살고 있다)
남편과 둘이 사는 34평의 아파트가 너무 넓고, 부질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 직장과 가까운 의정부로 이사를 하며 23평 아파트로 이사를 왔다.
이사를 하면서 서재로 꾸민 방의 두 면을 차지하던 책들을 모두 기부했고, 필요없는 물건들은 모두 정리했다.
하지만... 웬걸...
베란다 양쪽으로 만들어놓은 수납장엔 다시 물건이 가득하고,
작은방 베란다와 주방쪽 다용도실도 제각각 물건들로 채워지고 말았다.
제대하고 한 2년쯤 살던 아들방도 냉장고와 빨래 건조기, 반신욕기등으로 채워져 있다.
정말 비워낸다는것은, 불필요한 물건들을 버린다는 것은 쉽지 않은일이다.
그래서 생각했다. 더이상은 사들이지 말자. 있는것을 활용하자.
또한 물질적인 부분에서뿐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면에서도 비워내는 것이 훨씬 건강한 삶이 될것같다.
집에 쏟는 정성보다는 나와 가족을 위한 투자를 하는것이 더 발전적이라는 생각을 해본다.
집안 살림살이를 '이렇게 놓을까, 저렇게 놓을까' 하며 정신적인 에너지를 소모하고 싶지 않다.
그것보다는 책을 읽고,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며 나한테 투자를 하는것이 더 유익하다고 생각된다.
이 세상 살면서 자신에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것들은 사람마다 다를것이다.
또 젊을때와 나이들어서의 가치관도 많이 달라질것이다.
그 다름을 얘기하고 싶지는 않다.
다만 지금의 나에게 필요한건 '비움'이고, 그것을 내 삶의 곳곳에서 실천하는 것이다.
물질적인 면에서, 정신적인 면에서...
그리고 그 빈자리를 온전히 나를 위한, 가족을 위한 것들로 가득 채워나가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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