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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미니멀 라이프라고?

by 짱2 2019. 8. 22.

요즘 집안 정리하는 재미에 빠 져지 낸다.

특히 옷, 이불 접는 방법을 동영상으로 보고 따라 하는 중이다.

장롱과 서랍장의 옷들을 다시 한번 정리하면서 버릴 것은 버리려고 했는데...

어머... 버릴 것이 없네? 

아직도 버리지 못한 내 욕심...

 

하나밖에 없는 아들이 대학교 1학년 때 교환학생으로 중국에 가게 되었다.

그다지 가고 싶어 하지 않는 아들은(이건 좋은 기회라고 생각한 나의 강요 비슷한 거였음) 한 학기를 예상하며 한국을 떠났고, 나중에는 더 있고 싶다며 2년을 꽉 채우고 돌아왔고, 그 후 군대에도 갔다 왔다.

그렇게 4년을 떨어져 살았다.

남편과 둘이 있는 34평의 아파트가 부질없다는 생각이 든 것은 그때였다.

그 당시 '쪼꼬'라는 이름의 강아지 한 마리와 함께 살고 있었는데,

아침에 나오고 저녁에 들어가는 우리 부부에게 집은 잠자는 곳 이상의 의미가 없었고,

그야말로 하루 종일 집에 있는 '쪼꼬네 집'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하여 6년 전, 34평의 공간에서 작은 빌라로 이사를 하면서 나름 미니멀 라이프를 시작하고자 했다.

물론 미니멀 라이프라는 것이 있는 줄은 몰랐고, 그저 살림살이를 줄이고자 했다.

필요 없는 물건은 버리려고 했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된 계기가 있었다.

예전에 누군가와 나의 노후를 걱정하는 대화를 하고 있었는데, 그분이 이런 얘기를 했었다.

"나이 들어서 집만 넓으면 뭐해? 청소하기만 힘들지. 두 노인네 살 거면 원룸이면 충분해. 둘이서 맛있는 거 해 먹고, 여행 다니고 즐겁게 살면 되지 뭣하러 집에다 돈 묶어두고 있어? 애들 결혼해도 요즘은 시댁에서 안 자려고 하는데 방 몇 개씩 있으면 뭐해? 식사도 요즘은 집에서 안 먹어. 밖에서 외식하고 차 마시고 빨리 자기 집으로 가라고 해. 뭣하러 애들 피곤하게 붙잡고 있어?"

아~~ 귀가 번쩍, 뇌가 반짝~~

그렇구나. 나이 먹어서 집만 크면 뭐해? 그 돈으로 현명하게 사는 것이 더 낫지.

그때부터 물질적인 것에 대한 욕심을 조금 버리는 연습을 했던 것 같다.

 

그래서 작은 평수로 이사를 했고, 지금은 23평 아파트에서 살고 있다.

사실 남편과 둘이 사는 23평도 참 넓다.

(아들은 독립하고 싶다며 이사 나간 지 1년이 넘었다)

그런데 웬일... 이 공간의 곳곳은 살림살이로 가득하다.

버린다면서? 미니멀 라이프라며? ㅎㅎ

 

아들이 제대하고 작년까지 함께 사는 동안 아들 덕분에 살림이 늘어났다.

이 아드님 취미가 낚시.

낚싯대를 비롯한 낚시 도구들이 꽤 많았다.

하다못해 냉장고의 냉동실에 지렁이까지 자리를 잡고 앉았으니... 헐~~~

분가한 아들의 집은 원룸이라... 낚시도구의 일부는 아직도 남아있다.

 

암 수술을 한 1월부터 살림살이는 더욱 늘었다.

빨래건조기, 반신욕기, 냉장고 바꾸기, 확 늘어난 화초, 건강을 위한 여행용 장비들...

창고와 아들이 나간 방 한 칸이 물건들로 가득하다.

 

언제쯤 내 욕심을 비워내고, 단순하지만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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