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의 책 읽기100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6 (고독) 지적으로 뛰어난 사람은 고독으로 두 가지 이점을 얻는다. 첫째는 자기 자신과 함께할 시간을 얻고, 둘째로는 타인과 함께 하지 않을 자유를 얻는다. 이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하면 마치 나 자신이 지적으로 뛰어난 사람이라고 잘난척하는 느낌이라 부담스럽다. 그러나 다른 이들이 나의 지적 수준을 의심한다고 해도, 나 자신조차도 조금은 부담스러울지라도 6년 전, 암덩어리가 내게 찾아온 그즈음부터 나는 스스로 만든 고독으로 빠져들었고, 이제는 더 이상 사교에 관심이 없다.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나와 함께 하는 시간이 가장 소중하고 즐겁기 때문이고, 타인과 함께 하는 수고로움, 시간낭비, 에너지낭비를 하지 않음으로 인해 나에게 더 집중할 수 있기 때문이다. 비사교적이라는 것은 사교가 필요하지 않을 .. 2024. 11. 24.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5 (행복) 행복하다는 건 뭘까? 우리는 종종 행복하고 싶다고 말한다. 행복하기 위해 산다고도 한다. 그러나 그런 말을 하는 이들은 정작 행복하지 않다. 쇼펜하우어는 말한다. 행복이란 단어를 제거하면 행복할 수 있다. 인생의 지혜란 어떤 일을 만나더라도, 어떤 사람을 만나더라도, 어떤 상태가 되더라고 크게 놀라지 않고, 크게 실망하지도 않고, 크게 기대하지도 않는 중용의 미덕이다. 크게 실패해도 크게 실망하지 않는다. 크게 성공해도 크게 기뻐하지 않는다. 인생이라는 게, 사실 크게 휘둘릴 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다. 아마 이런 그의 생각 때문에 그를 염세주의자라고 말하지 않을까? 일반적인 우리들은 작은 일에도 기뻐하고 행복해한다. 오히려 그렇게 많은 감동을 하면서 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감성의 사람이 실망.. 2024. 11. 23.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4 (판단을 타인에게 의존하지 말라) 인간의 정신이 도달할 수 있는 정점은 판단이다. 판단을 타인에게 의존하지 않고, 타인의 의사를 수용하지 않는 것, 그것이 인간 정신의 정점이다. 자기 스스로 결정한다는 것만큼 개체로서 완성도와 독립성을 보여주는 증거는 없다. 판단은 스스로 사색하지 않고서는 불가능하다... 스스로 판단할 수 있게 된 인간은 제국을 다스리는 황제처럼 정신적 세계에 자기만의 영토를 다스릴 수 있게 된다. 나도 모르는 사이에 수많은 광고에 노출되고, 알고리즘에 의해 이끌려 유튜브를 수십 분 동안 아무 생각 없이 들여다본다. 댓글창의 글들을 읽으며 내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댓글 몇 개에 모든 이가 나와 같다는 착각을 하고, 남들이 좋다는 곳, 맛집, 멋집에는 꼭 가봐야 할 성지로 나의 머릿속에 각인된다. 나의 판단은 어디로 간 .. 2024. 11. 17.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3 (은밀하고 개인적인 일상) 산책할 때는 생각할 것들을 챙겨간다. 어려운 과제들을 가져가는 것이다. 그래서 나는 동행을 두지 않는다. 산책의 동료는 고뇌로 족하다. 저녁을 먹은 후, 소화도 시킬 겸, 남편과 집 근처 둑방길을 산책한다. 아주 빠르지 않은 걸음으로, 또 느리지 않은 걸음으로 보폭을 맞추며 걷는다. 이 시간은 나에게 행복한 시간이다. 하루종일 입 다물고 있던 나의 입이 쉴 새 없이 움직이는 시간이다. 남편이 나의 이야기를 모두 이해하고, 공감하는 것은 아니어서 때론 더 외롭다고 느껴질 때도 있지만, 나의 이야기를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만으로도 대체로 감사한다. 남편의 직장 이야기도 듣고 나의 의식의 흐름도 그야말로 의식의 흐름대로 떠들어댄다. 남편은 그저 묵묵히 듣는다. 내 말이 그의 왼쪽 귀로 들어가 오른쪽 귀로 .. 2024. 11. 16.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2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철학의 삶) 고달프고 덧없는 인생이 쳇바퀴처럼 돌아간다.날마다 우리는 질문한다. 왜 사는가?무엇을 위해 사는가?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간은 질문을 통해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 그 속에서 얻어지는 의미와 가치를 추구한다.철학이란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와 그 이유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그전에 궁극적인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를 자신에게 묻고 답을 내리는 모든 행위가 철학이다. 하루를 마무리하며 몇 줄의 글을 써넣는 노트가 늘 침대에 있다. 노곤한 몸을 침대에 완전히 파묻기 전에 늘 손글씨로 몇 자 적는다. 기분을 적기도 하고, 하루를 그대로 옮겨 놓기도 한다. 얼마 전 잠자리에 들기 전에 내가 다음날을.. 2024. 11. 15. 60! 이제부터 품격 있게 살기로 했다. - 후지하라 가즈히로 - 요즘은 '40에 해야 할~, 50에 해야 할~, 60에 ~'와 같은 종류의 책이 많이 나온다. 내 나이도 50대이고 머지않아 60을 바라보니 이런 종류의 책을 벌써 여러 권 읽었다. 그래서인지 이제 이런 종류의 책은 더 이상 읽지 않아도 될 정도라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왜 또 이런 책을 읽을까? 아마도 아직 오지 않은 내 미래의 언제쯤에 대한 불안함 때문이리라. 하지만 늘 답은 내 안에 있고, 전에 읽은 '퓨쳐셀프'가 항상 진리다. 60세는 앞으로의 시대에 새로운 '성인'입니다.19세기까지의 '인생 40년 시대'에는 성신식을 15세에 치렀습니다. 그 후 수명이 늘어나서 '20세가 성인'이라는 인식이 퍼졌습니다. 그렇다면 현대와 같은 '인생 100년 시대'에는 '45세가 성인'이라고 .. 2024. 11. 13. 고전이 답했다 1 - 고 명환 - 고명환 저자의 초기 책을 제외하고 거의 다 읽고 있다. 간결하고 이해하기 쉽게 써서 금방 읽히는 장점이 있다. 그저 코미디언인 줄만 알았고, 그마저도 다른 코미디언에 비해 잘 몰랐는데, 오히려 '작가 고명환'으로 더 많이 알게 된 요즘이다. 고전 읽기에 관심이 많았고 꾸준히 조금씩 읽어오던 중에, 다니던 학원을 그만 둔 5월부터 부쩍 더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인의 고전 읽기 도전에 질투까지 밀려오던 참에 만나게 된 책! 그전에 발간된 '나는 어떻게 삶의 해답을 찾는가'라는 책과 결을 같이 하는 후속작인 이 책은 좀 더 구체적으로 풀어쓴 느낌이다. 어쩌다 보니 고명환 저자의 강연에 참여하게 되었었다. 책이 아닌 직접적인 그의 언어를 통해서 접하면 좀 더 좋은 기운을 느낄 수 있으리라 생각.. 2024. 10. 12.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1 「나는 '나'로서 존재한다.이 세상에 나 이상의 존재는 없다. 신이 존재한다면 그것은 신의 문제고, 내가 존재한다는 건 오직 나만의 문제다. 나는 이 세상에 있고 싶다. 중요한 것은 바로 그 점이다. 쓸데없는 말로 그것이 나의 존재라고 설득당하고 싶지 않다. 내가 죽고 나면 내가 어떻게 되는지를 분명히 말해줄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나는 낡은 계략에 속지 않을 것이다.내가 나로서 존재하지 못한다면 불멸을 위해 나는 내가 가진 것 중 단 한 가지도 내놓지 않을 것이다. 나의 개성을 보증해주지 않는다면 그 무엇에도 소속되지 않을 것이다. 나는 완전하고 탁월하다. 나보다 더 뛰어난 개성은 없다.다른 누구와도 나를 바꾸고 싶지 않다. 지금 내 모습이 어떻든 지금 이대로의 나, 나의 개성, 그것이 바로 나이기 때.. 2024. 10. 12. 강인함의 힘 - 스티브 매그니스 - 예상대로다. 예전에는 강인함은 남성성에 가깝고 불끈불끈 올라온 근육, 힘이 세고, 어떤 일이 있어도 절대 포기하지 않는 불굴의 의지를 떠올렸다. 그러나 이젠 진정한 강인함은 그런 것과는 결이 다르다는 것쯤은 모두 알고 있다. 그렇다면 내면의 단단함과 연결되는 진정한 강인함을 어떻게 기를 수 있을까? 참으로 유약해진 이 시대의 젊은이에게 실험을 통한 근거를 내세우며 방법을 제시하는 이 책은 나에게도 어느 정도 도움이 되었다. 강인함과 스포츠의 연결성은 떼려야 뗄 수 없고, 저자 또한 그쪽 방면과 연관이 있다 보니 스포츠와 관련된 이야기가 많이 나온다. 아마도 이 부분이 나에게는 그다지 매력적으로 다가오지 않았겠지만 이건 나의 문제이니 뭐... 예상대로... 강인함은 겉으로 드러나는 '힘'이라기 보다는 '.. 2024. 9. 29. 이전 1 2 3 4 ··· 1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