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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530

나의 산책길 몸이 안좋을수록 더더욱 걸어야하는데.. 원래 운동을 좋아하지 않고, 또 하지도 않았던 사람인지라 걷기 위해 집을 나서는 것이 왜 이리도 싫은지.. 따사로운 햇빛이 온 구석구석을 환히 비추고, 베란다의 화초들도 온 몸을 쭉 펴고 빛을 받아들이는데, 꼼짝하기 싫어하는 나만 집구석에 쭈그리고 앉아있다. 걸어야 하는데, 나에겐 운동이 필요한데... 머리로는 생각을 하면서도 나의 귀차니즘은 절정을 향해간다. 이따가 남편 오면 같이 나가지 뭐~ 에잇~ 좀 쉬면 어때~ 그러다 밤이 되고, 나의 산책은 과감하게 스킵이 되어있다. 얼마전 '걷는 사람, 하정우'라는 책을 읽었다. 걷기 예찬론자. 하루 3만보는 기본으로 걷는단다. 걷기때문에 많이 먹고, 건강을 유지하고, 바른 생활을 할 수 밖에 없다는 멋진 남자. 나도 걸.. 2019. 5. 10.
위암 초기입니다. 그리고... 작년 12월, 나는 의례적으로 격년으로 하는 건강검진을 받았고, 만 50세가 되면서 대장암 검사(분별잠혈검사)도 함께 받았다. 누구나 그렇듯... 연말이 다가오면서 떠밀리듯이 그렇게... 직업이 학원 강사라... 오전엔 시간이 좀 있어, 그날은 늦잠을 자고 있었다. 느닷없이 걸려온 전화... 'ㅇㅇ 병원인데요, 과장님이 검사에 이상이 있다고 오늘 병원으로 나오시라고 하네요' 잠결에 이건 뭔가 싶었다. 이상이 있다니...? 내가? 올것이 온건가? 그렇다면 어디에? 왜 이렇게 생각했을까? 올것이 왔다고... 나는 평소 맥주를 정말 좋아하고, 애주가답게 일주일에 서너번은 맥주를 마셨다. 채소와 과일보다는 고기류를 좋아했다. 게다가 학원이라는 곳도 제때에 식사를 할 수 없는 곳이었다. 아침은 대체로 굶고, 점심.. 2019. 5. 9.
화초 가꾸기 2019년 1월 29일 입원.. 입원전부터 온갖 검사를 다했고, 입원한 날부터 대대적인 장비우기가 시작됐다. 먹은것 없이 몇분마다 화장실로 직행해서 나오는건 전해질이라 불리는 물질까지 다 꺼내어 놓았다. 두려움과 긴장, 가족들의 걱정을 뒤로한채 1월의 마지막 날 31일 저녁 6시에 수술실로 향했다. 침대로 이동하며 천장으로 향해진 내 눈에, 엄마와 아빠와 사랑하는 남편의 얼굴이 보였다. 무슨 말을 할까? 어떤 일이 기다리고 있는지 모르는데.. 그저 잘 하고 오라는 엄마의 말을 들었을뿐.. 나도 그저 고개만 끄떡였을뿐.. 차가운 수술실 밖에서 20분쯤 대기.. 수술실에 들어가 이런저런 얘기를 들으며 마취제 투입.. 얼마의 시간이 흘렀을까? 엄청난 통증으로 나는 흐느끼고 울부짖고 있었다. 기운없는 울부짖음... 2019. 5. 8.
쓰앵님, 제 식도는요? 일주일 전, 하루를 꼬박 굶고, 위투시 검사를 했었다. 기운도 없는데.. 먹는것도 고통인데.. 하얀 물약을 먹이며, 이리 뒹굴어라, 저리 뒹굴어라 하며 나를 괴롭힌 그 검사의 결과를 오늘 들으러 갔다. 내가 제일 궁금한건.. 암덩어리 때문에 내 몸의 일부분을 잘라냈는데.. 그것도 위와 대장을 잘라냈는데.. "쓰앵님, 제 식도는 왜 이렇게 예민해졌을까요?" 역시나 의사선생님은 위 담당이시라.. 식도에서 바로 연결된 소장과 반 남은 위를 그림으로 그리시며, 시간이 해결해 주실거라고.. 사람마다 다 다르다고.. 흠............ 그건 나도 아는 대답. 아주 뻔한 대답. 그럼에도 불구하고 순순히 받아들이는 나. '아... 네... 시간이 해결해주겠지요...' 그래도 수술은 잘됐고, 소화는 제대로 되고 있.. 2019. 5. 7.
항암 4차 벌써 항암 4차. 반은 지나갔고, 이제 반이 남았다. 나의 항암은 8차에 걸쳐 이루어지고, 항암 첫날은 병원에 가서 피를 뽑고, 한시간 기다린 후 의사선생님을 만나고, 혈액 검사 결과가 좋으면 주사실로 가서 '옥살리플라틴'이라는 주사를 2시간에 걸쳐 맞는다. 이 약은 우리가 흔히 아는 링겔주사약처럼 생겼다. 그런후 2주치의 항암약 '젤로다'를 아침, 저녁으로 먹어야 한다. 2주가 지나면 1주간 휴식기를 가지고, 다시 병원에 가는... 3주 프로그램이다. 3주마다 병원에 가야하고, 피를 뽑아야 하고, 종양내과 담당 의사선생님을 만나야 한다. 이렇게 8회를 견디면 8월초순 끝이난다. 아무것도 모르고 당한(?) 1차. 당했다는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항암의 후유증을 고스란히 느껴야했다. 의사선생님도 처.. 2019. 5. 4.
위 투시 검사 하루를 굶고 드디어 위 투시 검사하는 날.. 어제의 배고픔은 잊었다. 목마르지는 않을까.. 했던것도 아무렇지 않았다. 의정부에서 서울대병원까지 가는 방법은 세가지다. 회룡역에서 전철을 타고 창동역에가서 4호선으로 갈아타고 혜화역에서 내리는 방법. 회룡역에서 106번, 108번 버스를 타고 계속 쭉~ 가다가 창경궁(서울대병원)에서 하차하는 방법. 회룡역에서 파란 버스 아무거나 타고 가다가 쌍문역에서 하자한 후 4호선으로 갈아타는 방법. 이 세가지 방법중 두번째를 선택했다. 시간은 제일 오래 걸리는 방법임에도 불구하고 하루동안 굶은 기운없는 내게 계속 앉아서 갈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이어폰으로 영어회화 프로그램을 들으면서 한시간 넘게 걸려 서울대 병원 도착. 행여나 늦을까 서둘러 본관 1층 영상의학과로 .. 2019. 4. 30.
배가 고프다 배가 몹시 고프다. 아침에 죽을 먹은 후 물 외에는 먹지 말라고 했는데.. 나는 왜 그렇게 죽이 싫은지 모르겠다. 그리고 수술 후 그토록 싫어하는 죽을 주구장창 먹었으니, 지금의 내가 죽을 싫어하는건 어쩌면 당연한지도 모른다. 이젠 본죽의 새로나온 홍게 올린죽 글자만 봐도 구토가 일어난다. 내가 좋아하는 공유도 싫어지려고 할 정도니... 그래서 아침에 죽을 먹으려고 하다가, 오히려 냉동실에 몇개로 소분해 넣어둔 밤죽과 호박죽 몇개를 버려버렸다. 그리곤 수박 몇조각을 먹고, 누룽지를 끓여서 그 물만 마시고 버티고 있다. 오늘 밤 12시부터는 물도 못마신다. 그래서일까? 이토록 배가 고파 죽을거 같은건.. 먹으려고 그렇게 애를써도 식도에서부터 밀어내는 반응으로 도무지 먹을수가 없었는데.. 먹으면 안된다고 하.. 2019. 4. 29.
블로그에 글 쓰기 첫날 요즘 이런저런 책을 읽으며, 블로그에 글을 써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거의 매일은 아니지만, 늘 나의 일상이나, 생각나는 것들을 일기장에 써왔는데, 블로그를 만들어 글도 쓰고, 사진도 올린다면, '몇년, 또는 몇십년이 흘러 멋진 나의 기록이 남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혼자 보기 아까울만큼 글을 잘써서 함께 공유하고 싶은 욕심이 있을만큼 글 솜씨가 좋은 것도 아니고, 남에게 보이고, 과시하고 싶을 만큼 잘난(?) 삶을 사는것도 아니다. 일기장이라는 아날로그의 느낌도 좋지만, 그냥 막연하게, 매일 컴퓨터 앞에 앉아 있으면서, 이런 공간을 활용하는것도 꽤나 멋질것 같았다. 사진도 올리고, 블로그의 이런저런 활용도도 공부해가면서(아마도 아들에게 여러번 물어보면서 귀찮게 할거라 예상되지만...), 조금씩.. 2019. 4. 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