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상530 쇼펜하우어 아포리즘 7 (왜 사는가? 질문하라.) 오직 질문을 통해서만 성장한다. 고달프고 덧없는 인생이 쳇바퀴처럼 돌아간다.날마다 우리는 질문한다. 왜 사는가?무엇을 위해 사는가?가치 있는 삶이란 무엇인가?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인간은 질문을 통해 살아가는 이유와 목적, 그 속에서 얻어지는 의미와 가치를 추구한다.철학이란 인간이 살아가는 이유와 그 이유를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질문이다.궁극적인 목표를 위해 어떻게 행동할 것인지를, 그전에 궁극적인 목표가 과연 무엇인지를 자신에게 묻고 답을 내리는 모든 행위가 철학이다. 쇼펜하우어는 이 책의 마지막 글에서 질문하라는 명제를 던진다. 철이 살짝 들기 시작하던 사춘기부터 늘 궁금했던 왜 살까에 대한 해답을 여직 찾지 못하고 헤매는 중이다. 책을 읽고, 사색하지만 부족한 .. 2024. 12. 9. 지금은 요란한 빈 수레 24년도 한 달만 남았다. 12월의 모든 토요일은 공연과 약속으로 꽉 채워졌고, 나머지 일요일과 평일도 두 개의 공연과 세 개의 약속이 있다. 31일 중에 9일은 외출해야 하는 날이라는 의미이니, 22일만이 온전한 내 시간일 테지만, 남편과의 여행이 있을 예정이므로 20일 정도가 되겠다. 이렇게 날짜 계산을 하는 이유는 이상하리만치 계획 짜기를 좋아하는 나의 성향이기도 하고, 온전한 내 시간을 원하는 탓이기도 하다. 책상 앞에 앉아 졸면서 공부하고, 음악 듣고, 책 읽는 시간이 정말 좋아서 이런 시간이 줄어드는 것이 참 싫다. 좋아하는 영화를 보러 극장에 가는 것이 좋으면서도 그 시간 동안 공부할 수 없음을 아쉬워하는 나도 모를 혼란을 겪는다. 이 부분이 나를 힘들게 한다. 체력이 달리니 많은 것을 할.. 2024. 11. 30. 매일이 새해다 재작년쯤일까? 김미경쌤의 말이 참 마음에 와닿았다. 왜 1월 1일에만 계획을 세우고 '요이땅' 하면서 시작하느냐고. 내가 마음먹은 날이 새해이고 새로운 시작일 수 있노라고. 참으로 공감되었고 그 이후로 내 안에 각인되어 내가 뭔가를 결심할 때마다 '지금부터'라는 나의 원래의 신조와 더불어 나의 계획을 바로 단호하게 시작할 수 있는 힘이 되어왔다. 얼마 전, 10월 14일, 문득 영어공부를 좀 더 열심히 해서 영어회화 실력도 늘리고, 영어 리딩 공부도 좀 더 확실하게 하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다시 방송대 편입을 할까, 영어 학원에 등록을 할까 고민하다가 이젠 이런류의 공부가 크게 의미 없다는 생각에 이르렀다. 유튜브가 워낙 발전해서 내가 하고 싶은 모든 것들을 집에서 공부하고 배울 수 있.. 2024. 11. 27. 6년의 암센터 방문은 끝~ 암환우가 된 지 5년을 넘어 6년이 다 되어간다. 만 5년을 채우던 때, 위암 담당 선생님은 이제 더 이상 자신에게 올 필요 없다며 가정의학과로 넘겼다. 위암과 대장암 센터, 두 곳을 다니다가 가정의학과와 대장암 센터 두 곳으로 변경되었었다. 당연히 대장암도 가정의학과로 넘겨질 줄 알았으나, 상태가 더 심각했던 대장 쪽 담당 선생님은 더 두고 보자 하셨고, 그때의 섭섭함은 잊어버린 채 자연스럽게 두 개의 진료과목을 오갔다. 당연히 무수히 많은 피를 뽑아내고, 당연히 CT검사를 하고, 당연히 한 번 또는 두 번 거른 후 내시경을 했다. 그런데 지난주의 검사 결과를 들으러 갔었던 화요일, 대장 담당 선생님도 이젠 더 이상 자신에게 올 필요 없다고 하셨다. 이번에는 정확하게 우리는 '완치라고 본다'라고 말했다.. 2024. 11. 21. 24년의 남은 40일은 독서로 마무으~~리 남편과 1박 2일로 차박을 다녀오려 예약을 했더랬다. 그런데 차박 예정지였던 곳에 비소식이 있어 취소하고 서해 쪽으로 당일 단풍놀이 가기로 변경했다. 하지만 어제 동창모임에 나간 남편은 밤 12시를 넘겨 새벽 1시가 다 되어서야 만취상태가 되어 집에 들어왔다. 그때 내 마음에 변화가 생겼다. "단풍구경 가지 말자!" 절대 술 취해 늦게 들어 온 남편에 대한 미움에서 기인한 반발심이 아니다. 물론 남편은 숙취로 인해 아침에 일찍 일어나기도 힘들 테고, 그 상태로 운전하고 멀리 나가기도 힘들 거라는 것이 첫 번째 이유이긴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많이 나의 여행욕구를 끌어내린 것은 단풍구경에 대한 열망이 크지 않다는 것이었다. 올해의 단풍은 예년에 비해 늦어지기도 했거니와 또 예쁘지도 않다. 빨강,.. 2024. 11. 17. 옛날은 가라 하루를 보내고 또다시 새로운 하루가 시작된다. 지난 하루가 힘들었어도 깊은 숙면의 시간을 거치면 다시 리셋된 컨디션으로 거뜬히 침대를 박차고 일어선다. 정확히 말하면 10여분의 아침요가를 하고, 또 10여 분에 걸쳐 이불을 새로 세팅하고, 안방에 널브러진 것들을 모두 정리하며 아침확언을 한다. 약 6년전의 나는 어제의 누적된 피로를 오늘의 귀차니즘과 결탁시켜 철근보다 무거워진 몸을 억지로 일으켜 죽지 못해 사는 하루를 간신히 열어젖혔었다. 매일 다르지만 또 비슷한 우울한 감정, 지난밤의 숙취로 무거워진 몸, 하고 싶은 것들과 그것들을 해내지 못하는 육체의 고단함... 사는 것이 아니라 마지못해 살아지는 삶이었던 지난날을 돌이켜보면, 무지했던 과거의 내가 얼마나 어리석었는지 참 안타깝고 불쌍하고 가엽다. .. 2024. 11. 9. 내가 외로움을 느끼는 이유 어릴 때는 전혀 몰랐던 마음이 있었다. 사춘기에도 몰랐고, 성인이 되었다고 느꼈을 때도 몰랐다. 결혼하고, 아이를 낳고, 키우면서 가끔 느꼈다. 외로웠다. 바쁜 삶 안에서 참 외로웠다. 술을 좋아하는 남편 덕분에 그 외로움을 술로 풀어냈다. 그리곤 알코올중독자가 되었고, 암환자가 되었다. 삼십 년 가까운 시간을 사람과 술로 채웠다. 그런데 사람은 내게 더 많은 외로움을 주었고, 술은 나에게 치명적 절망을 남겼다. 죽음과 가까워진 사람이 되었다. 죽음의 다리를 완전히 건너가는 비극은 피했지만 나는 아직도 그 죽음의 다리 앞에서 발버둥 치며 멀어지려 노력하는 사람으로 '변신'했다. 다행이었다. '변신' 했으니... '변신' 정확히 맞다. 나는 변신했다. 죽음만이 떨어뜨릴 수 있었던 알콜에서 벗어났다.. 2024. 11. 2. 좋은 습관 재림배우에게 빠진 지 몇 달이 되어간다. 물론 재림배우의 킹키부츠를 본 후 그의 매력에 빠졌던 시기는 22년이었다. 그리곤 시간이 흐르면서 잊혀졌었는데, 아마도 '묵찌빠', 시카고의 '복화술' 등으로 유명해진 그의 영상을 나 또한 보게 되면서 다시 살아난 그의 매력에 한없이 빠져들었다. 그와 관련된 영상을 찾아보면 볼수록 그가 얼마나 뮤지컬을 좋아하고, 그의 본업에 충실하게 살아왔는지 느껴지면서 한 번도 '덕질'이란 것을 해 본 적이 없는 나에게 무한한 '덕질'을 하게 만들었다. 이젠 내가 봐야 할 뮤지컬은 무조건 재림배우가 나오는 뮤지컬이 되었다. 그리고 이렇게 한 배우를 좋아하게 되고, 그가 나오는 공연을 찾아서 볼 수 있는 것 자체가 기쁨이고 설렘이다. 그런데.... 이것이 문제가 되었다. .. 2024. 11. 2. 또 왜 살까? '한국이 싫어서'라는 영화를 보고 싶었었다. 좀 더 대중적인 영화를 보느라 놓쳤었는데, 오늘 남편이 모임 때문에 외출한다기에 이때다 싶어 그 자리에 앉아 꼼짝 않고 봤다. 얼마 전에 본 '대도시의 사랑법'이 전반적으로 흔들리는 젊음을 좀 더 강하게 묘사했다면 '한국이 싫어서'는 잔잔하게 풀어내는 느낌이었다. 그러나 '대도시의 사랑법'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씩씩하게 살아가는 젊음으로 마무리하며 '그래도 잘 살아낼 거야' 하는 안도감이 들었다면, '한국이 싫어서'는 삶이 무얼까, 나는 이 지겨운 삶을 왜 살고 있는 거지? 하는 물음표를 던지게 만들었다. '내가 왜 살고 있는거지?' 영화가 끝나고, 나는 5분가량 혼잣말을 하며 울었다. 철이 들기 시작한 사춘기 무렵부터, 아니 삶이 뭘까라는 의문이.. 2024. 10. 26. 이전 1 2 3 4 ··· 59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