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하기 전, 함 받는 날, 사주단자와 보석이 담긴 보석함을 받았다.
칠보로 만들어진 것으로 함을 받은 날 이후 30년 동안 애물단지였다.
버리자니 아깝고, 보관하자니 자리차지만 할 뿐... 별로 쓰일모없이 30년 동안 우리 집 한구석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러다 얼마전, 화장대 위에 꺼내어놓고 이것저것 넣어도 보았다.
그런데 화장대 위에 제법 큰 물건이 올라있으니 보기에 답답하고 맘에 들지 않았다.
결국 또 창고의 한 자리를 차지하게 되나 싶은 이 보석함을 어찌해야 하나... 버려야 하나... 망설임의 시간이 왔다.
정리에 대한 공부를 하다보면,
버릴 것은 과감하게 버리고, 남겨두어야 할 것은 박스 하나 정도만 남겨두라고 한다.
아~ 그렇다면 나는 이 보석함을 남기고 싶은 물건들을 채워두어야겠다.
주변을 둘러보았다.
간직하고 싶은 물건들이 무엇일까?
아니... 세상에... 간직하고 싶은 물건이 없다.
내가 세상에 대한 미련이 없는 걸까?
집에 있는 물건들을 그토록 버리지 못하고 있는 내가?
세상에 대한 미련이 없는 것이 아니라, 집안의 그 어떤 물건도 오래도록 두고두고 간직할 만큼 크게 소중한 것은 없었다는 표현이 맞을 것이다.
내가 그토록 좋아하는 옷과 액세서리도 그 작은 보석함에 들어가지도 못하겠지만, 그것이 아니더라도 남기고 싶은 목록에 들어갈 만큼 소중하지 않았다.
나에게 소중한 것은 가족이고, 가족과 함께 하는 시간이고,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이다.
나에게 소중한 것은 나를 위한 투자 즉, 나를 위해 영화를 보고, 공연을 보고,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친구를 만나고, 새로운 것을 배우는 것이다.
물질로 된, 보석함에 넣을 그런 것들이 아니다.
그 보석함은 나에게 의미가 없는 것이다.
현재 그 안에 보관된 사진들도 나에겐 크게 의미가 없다.
추억이라는 이름으로 자리할 것 들일뿐.
그렇다면 정말 나에게 의미가 있는 가족과 나를 발전시키는 자기 계발을 위한 투자를 위한 삶을 살아가는 것이 나의 삶의 의미이고 가치이며 삶의 목표이기도 한 것이다.
사랑하며, 일하며, 배우며 살아가는 것.
그렇게 살아가면서 저절로 생겨나는 건강한 삶, 경제적 여유는 덤이라고 생각한다.
경제적인 여유를 목적으로 살아본 적도 없고, 앞으로도 그렇게 살 생각은 없다.
다만 하나뿐인 아들에게 노후를 책임지게 하고 싶지 않은 마음으로 넉넉하지 경제가 불안했을 뿐.
철없던 20대까지의 삶은 뒤로하고, 결혼한 후 아무것도 모르던 그 시절에도 난 가족과 나의 발전을 위해 살아왔다.
무엇이 나를 그렇게 만들었지는 잘 모르겠다.
아무 생각 없이 읽었던 책들일까?
그것이 무엇이든지, 난 바른 생각을 했고, 잘 살아왔고, 앞으로도 이 두 가지를 위해 살아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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