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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대학원 진학

by 짱2 2020. 5. 8.

차를 바꾸고, 대학원에 진학하고...

참 쉽지 않은 결정이다.

물론 돈 때문이다.

 

나는 남들 공부할 때, 공부하지 않고, 결혼을 한 후 뒤늦게 공부를 시작했다.

그렇게 공부해온 세월이 25년이다.

그래서인지 공부 자체가 두렵지는 않다.

남의 나라 말도 어렵게 공부해서 지금에 이르렀는데, 그것도 혼자 공부해서...

나를 지도해 줄 교수가 있고, 함께 공부할 학우가 있다면 못해낼 공부는 없을 거라 생각된다.

 

하지만, 박사학위를 위해 가야 할 길엔 큰돈이 필요할 것인데...

내가 이것을 감당할 경제적 여력이 있느냐 하는 것이다.

당연히 없다.

그러면 뭘로?

무슨 돈으로 차를 바꾸고, 학비까지?

당연히 앞으로 내가 벌 돈이다.

끌어 쓰기다.

이자는 앞으로 노후에 쓸 수도 있을 돈이다.

이자가 너무 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차를 바꾸고, 공부를 하려는 이유가 있다.

차를 바꾸는 이유는 이전 일기에 썼듯이 남편의 건강과 미래를 위한 것에 대한 투자이고,

공부를 하려는 이유는 나의 미래를 위한 투자이다.

 

현재 내가 하고 있는 영어학원강사는 환갑이 되면 더 이상 할 수 없을 거라 생각한다.

내가 아무리 젊게 보인 다하더라도 환갑의 나이는 무시할 수 없을 것이다.

아이들이 당연히 싫어할 것이다.

환갑이 된 할머니라 할지라도 나의 영어실력이 월등히 뛰어나다면 상관없겠지만, 젊고 유능한 유학파도 많은데, 그 세계에서 과연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환갑 이후의 10년, 20년 동안의 삶을 어떻게 살 것인가?

또 그 이후의 삶은?

젊은 사람들과의 경쟁, AI와의 경쟁에서 이겨내고, 돈을 벌 수 있는 일은 뭐가 있을까?

그렇게 한 줄기를 타고, 하나의 흐름으로 생각을 모아 가다 보니 이르른 그곳은 사회복지를 전공하는 것이다.

상담하는 것.

나의 성품, 목소리, 지금까지 해온 것들...

그렇게 하려고 했던 것이 아니었는데.. 모든 것이 그렇게 흘러 들어가 하나의 줄기로 모아진다.

 

물론 대학원, 박사학위까지 생각하지 않았다.

뭘 해야 할지 몰랐고, 막연히 공부를 더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지인의 가벼운 조언이 나를 흔들어놓았다.

기왕이면 사회복지를 공부하라고, 그리고 기왕이면 박사학위까지 해보라고.

 

아~ 그랬지~ 나는 공부를 정말 좋아하지, 나는 좀 더 나은 학벌도 원했었지, 아~ 나는 나이가 많아도 일을 하고 싶어 했지~ 아~ 나는 현실에 안주하는 것을 싫어하지, 나는 늘 발전하고 한 걸음씩 앞으로 나아가는 것을 이 세상 최고의 가치로 여기며 사는 사람이지...

그렇다면 뭘 망설일까?
돈이 대수일까?

암환자가 되면서 언제 죽을지 모르는 인생이 되었는데, 아직 오지도 않은 노후를 위해 현재를 마냥 살아야 할까?

지금 내가 간절히 원하는 것을 먼저 하는 것이 맞는 순서가 아닐까?

 

물론 노후를 위한 준비는 정말 중요하다.

하지만 요즘처럼 은행이자도 별로 없는 지금, 돈을 얼마 모으는 것보다 누군가의 책 제목처럼 '1인 1기'를 준비해야 하지 않을까?

얼마간의 돈을 은행에 넣어두고 그 이자를 받는 것보다, 내 기술로, 내 능력으로 단돈 백만 원이라도 버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늙어서 일하면서 버는 돈이나, 지금 벌고 있는 돈을 그냥 모으는 것이나 그것이 그것이라면, 나는 지금 그 돈을 내가 싶은 것에 미리 끌어 다 쓰고, 늙어서 돈을 버는 것을 선택한다.

그 이유는, 돈을 가지고 있으면 그 돈만 가지고 있는 것에 머물지만, 그 돈을 끌어다 쓰면, 내가 원하는 박사학위를 받을 수 있고, 나이 들어서도 일할 수 있어서 즐겁고, 멋진 미래가 나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라는 희망으로 삶이 행복해질 것이고, 사실 그렇게 될 것이기 때문이다.

돈을 가지고 있으면, 자칫 실수로 그 돈은 쉽게 날아가버릴 수도 있다.(누군가 그랬다. 돈 냄새를 기가 막히게 맡고, 그 돈을 빼내려는 검은 손길이 다가와 가져 간다고)

 

차를 바꾸고, 나의 공부를 하기 위해서 1억이 필요하다.

나는 앞으로 5년간 내가 버는 돈을 모두 써버려야 하고, 열공해야 한다.

하지만 즐거운 일이 될 것이다.

그래서 지금 하고 있는 영어공부를 더 열심히 해서 마무리 지어야 한다.

그 말은... 지금 보고 있는 책을 모두 암기하듯 끝내야 한다는 뜻이다.

참 바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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