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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흔들리는 긍정의 힘

by 짱2 2019. 5. 20.

오늘 새벽까지 내린 비가 그치고 날씨는 완전히 맑게 개었다.

그런데 아파트 6층에서 내려다보는 지상의 나무들이 심하게 바람에 흔들리고 있는것을 보면서,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불고 있음을 알아차렸다.

이따가 산책할때 따뜻하게 입어야지. 감기걸리면 안돼.

본능적으로 추위에 반응한다.

 

2주간의 항암약 복용기간이 지나고나면, 1주일간 휴식기를 가진다.

위암과 대장암의 수술이후로 먹는것, 화장실가는것이 몹시 불편한 일이 되었고,

휴식기에도 그런 모든것들이 정상으로 돌아가진 않는다.

하지만 확실히 달라진 몸의 느낌, 정신적인 만족감이 찾아온다.

그런데 이번 4차 항암 기간이 끝난 지난 금요일부터 지금까지 그런 느낌이 없다.

물론 차가운 것에 기절할 정도로 반응하는 손과 특히 혀의 반응은 조금 무디어진것을 느끼지만, 그 외에는 항암하는 시기의 느낌과 다를것이 없다.

특히 이번에는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몹시 심하다는것이다.

이걸 그냥 젤로다의 약기운이 몸에 남아서 그렇다고 생각해야하는것인지,

나의 감정이 이젠 제어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것인지.. 

 

3개월의 항암시간이 흘러갔고,

앞으로 또 3개월의 시간이 흘러가야 한다는것을 내 두뇌가 인식하고 있다.

지난 3개월의 시간이 녹록치 않았음을, 아니 그정도가 아니라 정말 힘들고 괴로웠음을,

죽고싶을만큼 아팠던 그 고통, 모든것을 다 내려놓는것이 나을것같을 정도의 그 고통을,

그렇게 또 앞으로의 3개월을 견뎌내야 함을 알고 있는것이다.

그래서 쉽게 편안해지지 못하고, 몸을 사리고 있느라 정신적으로 몹시 피곤한 상태라고 나 스스로에게 진단을 내려본다.

 

요며칠, 난 많이 우울하고, 계속 눈물을 흘렸다.

서글픔이 나를 완전히 삼켜버려서 스스로를 제어하지 못하고 계속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위로해주는 남편덕분에 어제 오후부터는 조금 가라앉는듯 했는데..

아직도 서글픔이 나를 놔주지 않고 있다.

오늘도 몇번을 울었다.

내게 왜 이런 불행을 보냈냐고, 이미 충분히 불행하도록 만들어 이세상에 보내놓고,

얼마를 더 불행하게 만들어놓아야 만족할거냐고...

 

내 긍정의 힘이 몇번을 흔들렸다.

앞으로 또 얼마나 흔들리고, 아프고, 다시 그 힘을 움켜쥘까?

3개월이면 끝날것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