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이고 프로듀서인 박진영의 매일의 습관, 루틴에 대한 동영상을 보았다. 50이 된 지금까지도 몸 관리를 철저히 하고, 1년에 한 번씩 음반을 내는 그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모습과 같은 모습을 보며, 동일시와 함께 나의 흐트러지려는 마음을 다잡고, 그리고 매일 나와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있는 나에게도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박진영은 자신의 노래와 춤을 보며 행복해하는 팬을 위해, 때로는 하기 싫고 힘든, 단식과 운동을 멈추지 않는다고 한다. 배고프다는 말과 죽겠다는 말을 내뱉으며 자신과의 싸움을 멈추지 않는 그 열정은 보통의 사람은 견뎌내기 쉽지 않은 과정이다. 그런 노력이 있었기에 50이 넘어가는 지금도 무대에서 춤을 추고, 노래를 부르고 있는 것이고, 60까지 계속하겠다는 자신감도 가질 수 있다.
박진영의 성공한 삶에 비하면 나의 삶은 작을 수 있겠다. 박진영은 평생을 그렇게 살아왔지만, 난 암으로 죽을지도 모른다는 간절함을 느낀 후에야 시작된 겨우 2년도 채 안된. 이제 걸음마를 시작하는 단계이다. 하지만, 삶의 크기는 비교할 것이 되지 못하고, 걸음마 단계이기때문에 하기 싫은 이유가, 변명이 더 많다. 만들어가는 과정이기에 겪는 시행착오, 하기 싫은 백가지도 넘는 이유들을 모두 떨치고, 힘들다를 외치며, 나와의 싸움에서 이겨내고 있다.
오늘은 하지 말까?, 오늘은 좀 더 자자, 내일 하지 뭐, 체력이 약하니까 조금만 하지 뭐, 힘들게 하지마... 변명과 자기 위안으로 내려놓고 싶은 운동. 내가 이 세상 무엇보다 제일 하기 싫어했던 운동. 그것을 루틴으로 만들었고, 매일 하려고 노력한다. '안하면, 죽을 수도 있다. 난 건강하게 잘 살고 싶다.' 고 속으로 외치며, 악착같이 하고 있다.
'움직임의 힘'이라는 책에서, 또는 다른 자기 계발서에서 공통으로 하는 이야기가 있다. 하기 싫어도 운동화 끈이라도 묶으라고, 한 발짝이라도 현관 밖으로 나가라고. 단 1분만이라도 뛰라고. 난 그렇게 실천을 했다. 하기 싫어도 운동복으로 갈아입었고, 요가매트를 폈다. 많이 힘든 날은 운동을 하는 도중에 잠이 들기도 했었다. 어떤 날은 상체운동만 하고 정말 하기 싫고, 힘들어서 하체 운동을 하지 않은 날도 있었다. 그래도 했다. 운동이 재미없으니, 내가 좋아하는 동영상을 아껴두고 놔두었다가, 운동할 때 줄줄이 줄 세워두고, 연달아 플레이 되도록 해놓고, 운동을 했다. 하기 싫은 동작을 할 순서가 되어도, 동영상을 보면서 운동을 하면 쉽게 지나간다.
지금도 커피 관장하는것이, 특히 운동을 하는 것이 즐거워서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일상의 루틴으로 만들어두었고, 좋아하는 것과 묶어두니, 나도 모르게 커피관장용 커피를 끓이고 있고, 요가매트를 펴고 있다. 시작이 어렵지, 막상 커피를 끓이게 되면 커피 관장을 하게 되고, 요가매트를 펼치면 운동을 하게 된다. 그리고 이 행위가 끝나고 나면 상쾌해지고, 해냈다는 만족감과 자신감, 건강해졌을 거라는 믿음에 온 세상을 얻은 듯 행복해진다. 그렇게 하루가 즐겁게 시작이 되고, 꽉 찬 하루를 보내게 된다.
박진영도 건강하게 살고싶다는 마음일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는 자신을 좋아해 주는 팬들을 위한 것이 그의 목적의 1순위일 것이다. 나는 나의 건강한 삶이, 죽지 않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것이 첫 번째 목적이다. 지금처럼만, 지금처럼 가족과 맛있는 음식 먹고, 여행 다니고, 마주 보며 웃음을 웃는 삶을 살고 싶다. 내 아들, 내 남편의 냄새를 맡고, 살을 만지고, 잠자는 모습, 웃는 모습,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살고 싶다. 건강하게. 그러기 위해, 나는 오늘도 운동을 했고, 어제는 커피관장을 했다. 출근하면서 망월사역까지 걸어서 갔고, 계단으로 올라갔다. 내일도 또 같은 것을 반복할 것이고, 하기 싫어지는 날도 박진영처럼 '죽겠다'를 외치며 또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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