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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섬세함이라는 장점으로...

by 짱2 2020. 11. 8.

백인백색... 사람은 저마다의 개성을 가지고 있고, 각자 자기 잘난 맛에 살아간다. 나도 내 잘난 맛에 살고, 누가 뭐라든, 당장은 상처를 입은 듯 자존감이 떨어질 듯하다가도 바로 나 잘났다고 생각하며 다시 내 컨디션으로 돌아온다. 그렇기에 이 험한 세상을 살아가겠지. 내가 그렇듯이 다른 이들도 그러함을 인정하고 받아들이려고 노력한다. 각자의 개성을 존중하고, 그 다양함에 오히려 배울 것이 있다고 생각하며 상처받음을 애써 누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크고 작은 몇개의 모임을 가질 때마다, 늘 작은 사건이 일어나고, 그 신선함에 유쾌지기도 하고, 깨달음도 얻고, 배우기도 하지만, 상처 아닌 상처도 입고, 작은 충격에 깜놀하기도 한다. '아! 저런 사람도 있네!', '아! 저렇게 생각하기도 하는구나!' 

 

어제의 사건도 그랬다. 2주전부터 얘기했던 공식 모임이었는데, 두 사람은 마치 그 약속이 없었던 듯 집으로 가버리며 이해하라고 하고, 두 사람은 자기들끼리 얘기하느라 나중에 전화를 해서 어디냐고 물어보고, 한 사람은 자기 얘기만 하고, 한 사람은 우리 멤버가 아닌 사람을 끼워달라고 하고... 정말 각양각색이다. 이 모임의 '장'을 맡고 있는 나로서는 정말 정신이 없고, 환자인 내가 이걸 끌고 가느라 이토록 애써야 하는 것인지도 의문이다. 집으로 가버린 두 사람에 대해서는 모임도 우습게 본듯하고, 반장인 나에 대한 예의도 없는 것 같고, 무시를 하는 듯 느껴지기도 한다. 

 

어제의 사건 이후 계속 화가 난 상태이고, 잠을 자고 난 오늘까지도 여전히 그 감정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미친듯이 화가 나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는 아니지만, 내 머릿속을 계속 헤집고 다니며 꼬리에 꼬리를 물고 나에게 질문을 던지고, 스스로 답하고, 결론을 내렸다가, 다시 의문을 제기하는 것을 반복하고 있다. 이 얼마나 쓸데없는 시간과 에너지의 낭비인가! 이것을 알면서도 계속 곱씹고 있다. 백인백색이라는 생각, 그렇기에 세상은 다양하고, 그래서 더욱 아름답고, 늘 배울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도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성격의 문제다. 쿨하게 내려놓지 못하고, 늘 많은 생각을 하며 그 안에서 해결책을 찾아보려는 나의 습관과도 같은 어리석음. 그들은 이미 아무 생각도 없이 발 뻗고 편히 잤을것인데. 물론 이런 생각의 굴레에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우고, 한층 더 성숙해진 과실을 얻을 것이다. 그러나 때로는 아무렇지 않은 듯 대범하게 생각하는 사람이 되고 싶기도 하다. 

 

이 글을 쓰다보니, 문득 답이 나온다. 결국 백인백색. 나는 이런 사람인 것이다. 사람을 좋아하고, 사람 안에서 사랑을 느끼며 행복을 떠올리고, 사람 안에서 살아가는 의미를 찾는 사람인 것이다. 그렇다 보니 사람 때문에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또한 사람으로 인해서 치유받고, 나를 완성해가는 사람인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렇지 않은 듯 살아가지만 그건 내가 그들을 정확히 알지 못하기에 나 혼자 내리는 판단인 것이고, 만약 그들이 아무렇지 않게 생각하며 살아간다면, 그들은 거기까지만 생각하며 살 뿐인 것이다. 어쩌면 사람에 대해 섬세하게 생각하는 나야말로 이 세상의 모든 것을 내 것으로 받아들이고, 아주 섬세한 부분까지 느껴가며 알차게 살아가고 있는지도 모른다. 나의 장점을 마치 단점인 듯 깎아내렸던 나를 용서한다. 예민해서 아픈 것이 아니라, 섬세해서 작고도 고운 부분까지 느끼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고 내가 큰 그림을 보지 못하는 것도 아니지 않은가! 

 

동아리 안에서, 또 다른 크고 작은 모임 안에서, 나는 인정을 받고, 많은 이들이 나를 좋아한다. 그렇다면 나의 섬세함이 남을 불편하게 하는 것이 아닌 커다란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인데, 왜 나를 업수이 여기려고 잠시 어리석은 생각을 했을까? 왜 잠시 나의 자존감이 바닥으로 떨어졌을까? 그건 생각하지 말자. 다시 제자리로 돌아왔지 않은가! 오히려 성숙해진 나로 한층 더 업그레이드 되지 않았는가!

 

그래서 오늘도 화이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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