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가 갑자기 되지 않은지 열흘이 되어가고, 집에 있던 아이패드와 휴대폰으로 그럭저럭 견디며 지내왔는데, 다른 것들은 데스크톱이 아니어도 큰 불편이 없었으나, 이렇게 일기를 쓰고, 책 리뷰를 쓰는 작업은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다. 아예 엄두를 내지 않고, 글 쓰는 작업은 포기상태였다. 하지만, 마음에 있는 것들을 글로 적어내는 것을 즐기는 나로서는, 다이어리를 이용한 다른 작업들로는 채워지지 않는 공허함이 있었다. 어쩌면, 컴퓨터가 되지 않는 것이 그런 마음을 더욱 크게 느끼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더욱이 가계부 정리를 위해, 카드사와 은행사를 들어가고, 필요한 물건을 쿠팡이나 다른 사이트에서 구입하는 것도 불편함을 더했으니... 내게 열흘이라는 시간은 꽤 길게 느껴졌다.
드디어, 어제 아들이 왔고, 미리 구입해 둔 부품들을 잘 조립해서, 이렇게 사용가능한 컴퓨터로 재탄생되었다.
이제 일기도 쓰고, 책 리뷰도 쓰고, 은행업무도 좀 더 편히 볼 수 있고, 구매 할 것들도 바로바로 할 수 있을 것이다(이건 소비 조장이 될 것이지만).
내가 아이패드나 휴대폰보다는 데스크탑을 선호하는 것은, 큰 화면을 통해 볼 수 있다는 장점과 더불어, 자판을 이용해 타이핑하는 것이 훨씬 편안하다는 것이다. 아홉 손가락을 이용해(왼손 엄지는 전혀 사용하지 않으므로) 빠르게 두드려대는 것은, 때로는 기분 좋은 두드림이 되기도 한다. 내 마음에서 느껴지는 대로, 내 머리에서 생각하는 대로, 손가락이 움직여주니, 내 속의 것을 풀어내는데 불편함이 없다. 하지만 아이패드나 휴대폰은 긴 글을 쓰기엔 적절하지 않다. 의식의 흐름을 따라 글을 써내려는 것이 힘들다는 것이다.
이제 이렇게 다시, 컴퓨터가 작동이 되고, 나는 다시 내 생각의 흐름을 따라 글을 쓸 것이고, 채워지지 않는 그 무엇을 글로 풀어낼 것이다. 2021년이 되어도, 계속 되어질 내 꿈을 위한 삶. 컴퓨터가 되지 않아 느끼게 된 불편함으로 인해, 문명이 이기인 각종 기기들이 내 삶에 깊숙이 자리 잡고 있음도 깨달았고, 이 세상 그 어느 것 하나 소중하지 않은 것이 없다는 생각도 해본다.
어제 아들이 왔으니, 오늘 아침부터 음식 준비로 바빠질 터이다. 이제 주방으로 나설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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