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신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한 해를 보낼 즈음이면, 참으로 바빴다. 한 해를 돌아보는 일기, 새 해를 계획하는 일정 짜기 등등... 그러나 올해는 그런 일들로 전혀 바쁘지 않음은, 새 해를 계획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매일의 일상이 새해의 일들과 별반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예전에는 건강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었다. 음주와 흡연으로 내 삶은 피폐했다. 몸에 좋지 않은 습관들이 내 삶 전체를 장악하고, 헤어 나오지 못하는 삶이었다. 사람을 만나도 음주, 집에 있어도 음주, 남편이 늦는다고 하면 더 신이 나서 음주, 가족들을 만나도 음주... 음주는 그날 밤의 소모로 끝나는 일이 아니다. 다음날, 숙취로 몸은 망가져 있고, 정신은 더욱 피폐해져, 우울증으로 자살충동까지 느끼곤 했다. 매일 새로운 삶을 꿈꾸고, 실패하고, 절망했다. 당연히 한 해를 마감할 즈음이면, 바꿔야 할 것들 투성이이고, 새해가 되면 희망찬 계획들로 다이어리를 꽉 채웠다. 그리곤 또다시 실망.
2018년 12월, 건강검진으로 내 몸에 암덩이어리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사실, 그럴 줄 알았다. 내 몸에 이상이 있을 거라고 예상은 했다. 나쁜 일이 벌어지기 전에 음주를 그만두게 해 달라고, 주님께 매일 기도했지만, 나쁜 습관으로 물든 내 몸은 멈추지 못했다. 그런데, 그 나쁜 일이 암일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그냥 어딘가 아프겠지라는 막연한 상상이었을 뿐. 당연했지만, 놀랍고도 두려운 그 병이 나에게 찾아왔다. 그것도 위암과 대장암이라는 두방의 펀치를 한꺼번에 날렸다. 당연히 나는 저만치 나자빠졌다. 죽음을 받아들였지만, 또 받아들이지 못했다. 무서웠고, 두려웠고, 창피하고, 가여웠다.
2019년 1월 30일... 내 몸에 붙어있던 암덩이를 떼내는 수술을 하던날, 나는 그토록 지겨웠던 음주를 떼어냈다. 거머리처럼 30년을 붙어서, 내 젊음의, 내 건강의, 내 열정의 피를 쪽쪽 빨아먹던 음주의 악당을 진저리 치며 떼어냈다. 내 삶을 몇 개의 덩어리로 나눈다면, 결혼하기 전, 아기였던, 철없던 스무세 살까지의 삶과, 결혼 후, 좋지 않은 습관으로 물들이며 살았던, 그러나 그렇기에 더더욱 치열하게 살았던, 그리고 많은 추억들로 나를 만들어왔던 30년의 삶, 그리고 암 수술 후 제2의 삶을 살게 된 지금의 삶으로 나눌 수 있겠다. 그만큼 암은 나에게 큰 고통과 앞으로의 삶을 불편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것들을 제공했지만, 나를 갉아먹던 보이지 않는 악마를 화형 시킨, 어쩌면 축복과도 같은 선물이었던 것이다. 망가져가는 나를 더 이상 볼 수 없었던 하느님의 강력한 한방이었던 것이다.
누군가는 그렇다고 보기엔 댓가가 너무 큰 것 아니냐고 질문했다. 그러나 나는 안다. 그 정도의 큰 한방이 아니었다면 나는 그 검은 악마를 끊어내지 못했을 거란 걸. 내 몸의 장기 두 곳을 잘라내는 큰 고통이 없이는, 내 몸의 살과 근육을 10킬로그램 덜어내지 않고서는 화형 시키지 못했을 거란 걸.
수술과 항암으로 2019년의 상반기는 길고도 힘든 고난의 시간이었다. 33킬로그램으로 빠진 내 몸, 매일의 구토, 설사... 돌아보면 참, 어떻게 견뎌낸건지. 항암이 끝나갈 무렵... 원장쌤은 매달 하는 쌤들 모임에 나를 불러주었다. 그때 난 용기를 내었다. 알바쌤이 필요하시면 불러달라고. 그리고 그 이후로 나는 예전의 내 삶으로 바로 돌아가게 되었다. 예전과 똑같이 일하고, 예전과 똑같이 월급을 받게 된 것이다. 모두들 할 수 없을 거라고 말렸으나 나는 하고 싶었다. 체력은 분명 바닥이었으나, 나는 내가 환자라는 것을 아픔이 오는 그 순간만 느낄 뿐, 예전의 나로 살아가고 있었다. 아픔은 매일 여러 번 찾아왔지만, 그것을 오롯이 느끼는 것은 그 순간일 뿐, 나는 다시 건강했던 나의 삶을 살아가고 있었다. 그리고 그것은 탁월한 선택이었고, 올바른 삶의 태도였던 것이다. 건강했던 시절의 내 모습으로 돌아갔고, 건강하지 못했던 나쁜 습관은 온전히 버려진 채, 새로 만들어가는 좋은 습관들로 나를 만들어나갔다. 그렇게 2019년의 하반기, 2020년의 한 해를 보낸 지금, 2021년을 맞이한 나는, 새해랍시고 분주히 계획을 세울 필요조차 없는 건강한 삶을 살아가고 있는 것이다.
다른 사람과 비교하는 삶이 아닌, 어제보다 나은 '나'를 꿈꾸며 '오늘'을 열심히 살아가니, 매일이 기쁨이고 행복이다. 새벽에 일어나 미라클 모닝을 실천한 지 1년이 넘어가니 좋은 습관으로 나를 만들어가게 되었다. 새벽기도, 감사일기, 자기 확언, 아침 공부, 독서, 운동, 커피관장, 반신욕... 지금 내 삶을 채우고 있는 것들이다. 예전 같으면 이런 활동들이 모두 음주에 잠식당했을 것인데, 이제 알콜은 나를 더 이상 유혹하지 못한다.
코로나로 힘들었던 2020년, 앞으로도 얼마 동안은 코로나로 힘든 나날일 것이다. 그러나 모두 열심히 살아가고 있듯이, 나도 열심히 살아갈 것이고, 오히려 그 안에서 더 큰 희망을 찾게 될 것이다. 코로나로 한 달간 학원에 나가지 못했던 그때, 이 세상에서 젤 하기 싫어하던 운동을 시작하게 되었고, 지금도 계속 이어가고 있듯이 말이다.
2021년, 난 더 건강해질 것이고, 더 행복해질 것이고, 더 멋진 사람으로 살아갈 것이다.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사람으로, 이 지구에 도움이 되는 사람으로 살아갈 것이다.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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