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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책 읽기

잘 쉬는 기술(에필로그 정리)

by 짱2 2021. 2. 20.

스마트 도서관에서 빌린 이 책을 급히 반납해야 해서, 에필로그에 있는 내용을 따로 급히 메모해두고 한참을 잊어버리고 살았다. 따로 적어 두었는지 조차 완전히 까맣게 잊고 있었는데, 오늘 문득 책꽂이에 꽂혀있는 종이 한 장을 발견하고 꺼내어 확인해보니, 참 좋은 내용이라고 생각해 적어둔 것이 틀림없었다. 다른 이들에 비해 깜빡하는 경향이 많지 않은 편인데, 가끔 엉뚱한 곳에서 나의 '깜빡'을 인식하곤 '깜짝' 놀라게 된다. 그래도 내 나이에 흔하게 발생하는 일이 아님에 안심을 하며 정리해 둔 내용을 기억해 두고 싶어 이곳에 옮겨본다.

 

휴식을 위한 처방

1. 충분한 휴식을 취하고 있는지 확인하자.

쉬는 시간 확인. 일주일 평균, 하루에 5~6시간 휴식을 취한 사람의 행복 점수가 높다.

몸과 마음의 배터리 충전의 충분한 시간, 하던 일 멈추고 생각할 여유, 머리의 스위치를 꺼버릴 시간

단, 휴식시간의 수치에 지나치게 매몰되진 말자. 자신이 충분히 휴식을 취한다고 생각하면 됨.

 

2. 올바른 휴식 거리를 선택하자(하고 싶은 것 하기, 휴식이라는 느낌이 드는 활동하기)

 

* 남들과 떨어져 있기

* 몸과 마음 쉬기

* 몸을 써서 마음 쉬기

* 걱정을 피해 딴생각하기

* 잡념 허용하기

* 무언가 성취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하기

 

3. 스스로에게 휴식을 허하자.

 

4.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면 가장 좋아하는 휴식 활동 15분을 스스로에게 처방하자.

 

5. 미처 의식하지 못할 때도 휴식을 취하고 있는지 살펴보자.

 

6. 낭비하는 시간을 휴식 시간으로 다시 규정하자.

시간에 쫓기고 있다면 예기치 않은 휴식의 기회를 활용할 수 있다. 

예) 10분 지연된 열차 -> 분노, 스트레스 NO, 오히려 쉬는 시간으로 활용, 쉴 좋은 기회로 다시 규정.

 

7. 바쁜 일상을 더는 과대평가 하지 말자.

만약 휴식할 짬이 나지 않는다면, 며칠에 한 번씩 두 시간을 따로 내서 할 일 목록에 있는 자잘한 일들을 한꺼번에 마친다 -> 이 일을 모두 해치우고 나면, 며칠이고 머리에서 떠나지 않던 업무 가운데 얼마나 많은 것이 고작 몇 분이면 끝낼만한 일인지 알게 되어 놀랄 것이다. 

올리버 버크먼 : 지속적으로 시간에 쫓긴다는 느낌을 받을 때는 무엇을 중단할 지부터 능동적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제안.

가령 독서모임 그만두기, 요리는 못하면 포기, 과거엔 즐겼지만 지금은 허드렛일이 되어 버린 활동 포기

 

8. 그냥 '안됩니다'라고 말하자.

 

9. 다이어리에 약속만큼 휴식을 반드시 포함시키자.

몇 분이라도 좋으니 확실히 해 둔다(시간표에 넣어둔다.) 일하던 자리에서 벗어나기. 단, 휴식 스케줄이 또 하나의 부담이 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

 

10. 당신의 인생에 소박한 휴식의 순간을 선물하자 - 일상에서 편하게 할 수 있는 일이 있는지 살펴보자.

 

11. 휴식 상자를 만들자.

 

12. 휴식을 찾는 일을 노동으로 만들지 말자.

 

 

 

종이에 따로 정리 해 두었던 내용을 뒤늦게 옮기다 보니, 정확히 어떤 내용이었는지 생각이 나지 않는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이지만, 그래도 진정한 '쉼'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 되고, 나의 '쉼'은 어떤지 돌아보며 구체적으로 고민하게 된다.

 

암환자의 삶은 한가할 수 없다. 건강한 먹거리를 준비하는 시간만 생각해봐도 만만치 않다. 되도록 신선한 식품을 구입하기 위해서 한꺼번에 장을 보는 것보다는 자주 장을 봐야 하고, 세척의 과정도 좀 더 꼼꼼하게 하고, 구입해둔 살균 용기에 넣어 또 한 번의 세척 과정을 거친다. 레토르트 음식은 되도록 피하다 보니, 모든 음식은 직접 만들어야 하고, 제과점과 슈퍼에서 파는 과자는 몸에 좋지 않으니, 가끔씩 수제로 만들어 먹는다. 항생제로 얼룩진 우유로 만들어진 요거트를 먹고 싶지 않아, 유산균 발효기로 직접 요거트를 만들고, 좀 더 꾸덕한 상태가 더 맛있어서 또 반나절 걸러내는 작업을 한다. 만들어진 기성 제품을 그냥 돈만 내고 사 먹으면 얼마나 편할까? 하지만 그런 음식이 더 이상 나의 입맛을 사로잡지 못한다. 아무튼 이렇게 나의 건강을 위해 투자되는 시간만 생각해도 적지 않고, 운동도 매일 해야 하고, 집안일은 물론이거니와 직장생활도 해야 한다.

 

또한 면역력이 약하고, 몸무게도 평균에 훨씬 미치지 못하는 허약한 몸이 되었고, 먹는 양도 줄어, 내 몸속 에너지는 나의 활동을 따라가지 못하고, 쉽게 피곤하고, 늘 졸리다 보니, 잠에 할애해야 하는 시간이 많아진다. 즉, 하고 싶은 일, 해야 할 일들에 내 욕심만큼 시간을 만들어내지 못하니, 줄어든 시간과 하고 싶은 일 사이에서 마음만 부대낀다. 

 

이런 삶의 과정에서 휴식 시간을 따로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휴식의 중요성을 잘 알고, 또 쉬어야만 하는 환자다. 

 

나는 뭘 할 때 가장 행복할까? 휴식이란 것이 그저 아무것도 안 하기일까? 멍 때리기가 나에게 진정한 쉼일까? 자신의 삶을 알차게 살아가면 휴식이 없는 것이고, 빈둥거리는 시간이 많아야 휴식을 취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난 일상에서 휴식을 찾았고,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하며 느끼는 행복감과 적당한 스트레스에서 진정한 '쉼'을 느낀다. 아무것도 안 하기보다는, 내 꿈을 향해 분출되는 나의 무한한 에너지를 온몸으로 느끼며, 하고 싶은 일에 정열을 불태울 때 오히려 행복하고, 더 큰 에너지가 발산된다. 물론 그런 시간 후에 오는 피로감이 나를 숙면으로 인도하고, 그러면 나는 또 그것을 즐기며 편안히 잠이 든다. 깨어났을 때, 다시 충전된 에너지를 느끼면서. 

 

주말이면 남편과 함께 떠나는 여행은 나의 휴식의 울트라 캡숑 짱 하이라이트이다. 차로 이동하면서 남편과 나누는 대화가 주는 안식과 만족감, 암 환자가 되기 전보다 훨씬 더 큰 감동으로 다가오는 자연이 주는 환희, 신선한 공기, 색다른 분위기, 경험, 충족감... 남편도 여행을 좋아해서 다행이지만, 아마도 남편은 내게 맞춰주느라 자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는 것일 테다. 고맙고도 고마운 사람. 맞다. 나에게 진정한 휴식은 남편이다. 난 그와 함께 있을 때 편안하고 행복하다.

 

이 책을 통해 휴식의 의미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졌고, 나는 어떤 휴식의 방법을 취하고 있는지, 잘 쉬고 있는지 돌아봤다. 가장 좋아하는 여행은 따로 시간을 내야 하는 휴식의 방법이지만, 기꺼이 시간을 내야 하고, 또 기꺼이 시간을 내서 충분히 즐기고 있다. 그리고 작가가 다루었던 10가지 휴식의 방법 중, TV보기와 멍 때리기를 제외한 나머지는 따로 시간을 내서 하지 않아도 될 만큼, 내 일상에 이미 녹아 있었다. 잘 살고 있다는 증거다. 

 

사회복지학과에 편입한 지금, 나는 또다시 바쁜 삶을 살아야 한다. 이미 어떤 길이 내 앞에 펼쳐질지 알고 있기에, 벌써부터 열심히 마음 준비부터 하고 있다. 공부가 나를 지치게 하는 도구가 되지 않도록, 정말 좋아서 시작하는 공부이니만큼 충분히 즐기면서 하자. 스트레스가 아닌, 내 몸과 맘을 쉬게 하고, 나를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되도록 하자. 시간에 지배당하는 자가 아니라, 내가 시간을 이끌고 가는 시간의 지배자가 되자. 그 시간 안에는 휴식의 자리가 충분하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