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만든 맛난 요거트에 어제 사온 딸기를 찍어 먹으니 정말 맛있다. 최근에 알게 된 재즈 음악 사이트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을 들으며 혼자 멜랑꼴리한 감정에 빠져본다. 평온하고 행복한 마음이다.
지난 월요일, 화요일의 무거웠던 몸과 마음이 어제부터 풀어지기 시작했다. 잠귀신이 든 것처럼 오전 내내 잠에서 헤어 나오지 못해, 해야 할 일들을 하지 못하니 마음이 참 불편했었다. 해야 할 일을 하지 못했다는 실망감과 어디 아픈 건 아닌가 싶은 마음까지 더해졌었다. 내 몸이 잠과 쉼을 원하는 거라고 위안을 했지만, 마음 한구석 불편하고, 불안한 마음이 있었다. 그런데 어제 새벽에 기분 좋게 눈이 떠졌고, 여느 때와 다름없이 루틴대로 아침까지 보냈다. 쇼핑할 일이 있어 쇼핑센터에 가서는 출근할 시간이 다가오는데 일처리가 끝나지 않아 뛰어다니지 않을 수 없었는데, 날랜 다람쥐마냥 뛰고 있는 나의 모습에 놀라움을 금할 수 없었다. 예전의 체력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요즘 몸무게가 계속 늘고 있다. 내가 원하는 43킬로그램이 멀지 않아보인다. 그게 몸무게냐고 물을 사람도 있을 수 있겠으나, 항암을 하며 30킬로그램 초반의 몸무게까지 내려갔었던 나에겐 지금 너무도 간절한 몸무게이다. 암환자가 되기 전 가장 적었던 몸무게였던 43킬로그램의 몸무게가 현재의 나에겐 꿈의 몸무게가 되고 말았다. 아무튼 늘고 있는 몸무게, 날랜 다람쥐마냥 폴짝폴짝 뛰어다니는 체력, 늘어난 식사량,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 루틴이 나를 평온하고 행복하게 한다.
다만 한가지. 어깻죽지의 통증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 한의원이 아니라 신경외과나 정형외과에 가야겠다고 생각을 하다가 그전에 운동으로 해결해보리라 결심했다. 항암 수술 후 오랫동안 아팠던 팔근육도 운동으로 완치된 걸 생각하면, 병원을 다니며 시간 쓰고, 돈 쓰는 것보다 더 나은 치료법이 될 것이다. 그래서 오늘 아침부터 다시 일상의 루틴으로 복귀시키기로 했다. 11시가 되면 운동화 끈 묶고 밖으로 무조건 나가서 걷기로 했었던 계획 대신, 체조를 할 생각이다. 다만 체조를 하며 영어공부를 할지, 편하게 동영상을 볼지는 오늘 하면서 결정하려 한다. 운동과 영어 듣기가 조화롭게 진행된다면 금상첨화겠지만, 하기 싫은 공부와 잘 묶어질지 의문이다.
루틴을 조금 변경한 부분이 또 있다. 하고 싶은 것이 정말 많다보니 새로 시작한 공부가 몇 개 되고, 그것들을 모두 해내려니 당연히 벅찰 수밖에 없다. 그래서 8시에 퇴근하는 화, 목, 금요일 저녁 9시 반부터 10시 반까지 디지털 관련 공부를 하려고 계획했다. 퇴근 한 저녁시간은 정리하고 씻고, 잠잘 준비를 하는 시간이었는데, 좀 더 부지런히 움직이며 공부할 시간을 만들 것이고, 가끔씩 하던 반신욕은 더워지기도 하고, 시간도 부족해서 주말 저녁에 시간이 나면 하고, 그렇지 않으면 건너뛸 생각이다.
학원에서의 15분 간식시간도 10분명상과 5분 체조를 했었는데, 식사시간을 명상과 체조에 양보하고 보니, 출근하기 전, 간식을 먹고 들어가야 해서, 야외에서 간식을 먹어야 하는 불편함과 더불어 그 시간까지 만들어야 하니, 시간에 쫓기는 나에겐 여러가지로 불편한 것이 많다. 학원에서의 간식시간은 오롯이 간식을 먹는 시간으로 보내고, 출근 전의 시간은 공부를 위한 시간으로 보내려고 한다.
사회복지 학사 과정은 한 학기 취득 학점을 내려놓음으로써 시간에 쫓기지 않고 공부할 수 있게 되었고, 디지털 관련 공부는 저녁에 하고, 여행가지 않는 주말에 부족한 부분을 채우면 될것이다. 평일은 루틴대로 영어공부와 독서를 한다면, 내가 원하는 조화로운 삶을 사는데 크게 지장이 없을 것이다.
다시 자기궤도에 올라온 일상, 평화롭고 기분 좋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계획대로 차근차근 알차게 보낸다면 멋진 미래가 펼쳐지리라. 현재의 삶을 행복하고 평화롭게, 미래의 삶은 더욱 행복하고 즐겁고 평화롭게 만들어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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