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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책 읽기

질서너머 (beyond order) 2 - 조던 피터슨(Hordan B. Perterson) -

by 짱2 2021. 6. 10.

이 책을 읽으며 이 부분은 따로 쓰고 싶었다. 최근의, 아니 어쩌면 오래도록 나를 불편하게 했던 것에 대한 문제이기 때문이다. 오래도록 나를 불편하게 했던 한 사람이 있는데, 최근에 그 사람의 생일이 다가왔고, 나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어차피 그쪽에서도 나에게 연락조차 하지 않는데, 굳이 생일을 챙겨야 할까? 그쪽에서 그런다고 나까지 그렇게 행동하면, 나도 똑같은 사람이 될 것인데, 그리고 그런 불편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이 더 힘들 텐데... 여러 가지 고민 끝에 생일 케이크 선물을 톡으로 보내고, 간단한 전화 통화를 했다. 역시나 어색한 통화였다. 

 

만약 그 사람이 안봐도 되는 사람이라면 난 이미 내려놓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럴 수 있는 사람이 아니다. 하는 수없이 내 도리를 해야 할 때만 연락하고 있다. 더 이상 다치고 싶지 않은 내 마음의 결론이다. 물론 정이 많고, 인간관계가 얼마나 소중한지 알고 있는 나의 성격상 이런 관계는 정말 불편하다. 그러나 나보다 한 술 더 떠서 절대 연락하지 않고, 내가 하는 연락에만 가볍게 대하고 있는 그 사람의 강함에 내 마음을 더 닫아걸게 된다. 아마도 자신이 그런 상태이고, 자신은 이미 마음을 닫았다고 표현하고 있는 것일 테다. 더 이상 나와의 관계를 원치 않을 수도 있다. 너라는 사람 없어도 잘 산다고. 

 

아무래도 상관없다. 그 사람의 마음은 그 사람의 것이고, 나는 나의 마음이 있으니. 

 

애도는 사랑을 반영한다. 어쩌면 애도는 사랑의 궁극적 증거일지 모른다. 애도는 떠난 사람이 비록 한계가 있고 결함이 있었더라도, 더 나아가 모든 인생이 그 자체로 한계가 있고 결함이 있을지라도, 그의 삶이 가치 있었다는 믿음을 저도 모르게 드러내는 증거다. 그렇지 않으면 왜 저도 모르게 비통함과 상실감을 느끼겠는가?  당신이 애도하는 이유는 당신에게 소중한 것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애도한다는 것은 떠난 사람이 당신을 얼마나 골치 아프게 했든 간에 그의 삶이 당신에게 나름대로 가치 있었다고 결론지은 것이다. 
우리는 상대방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그들을 사랑할 수 있지만, 또한 상대방의 한계 때문에 그들을 사랑할 수도 있다. 이는 이해 할 가치가 매우 높은 말이다. 이 말을 이해할 때 당신은 우리가 어떻게 계속 감사할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 이 세상은 아주 어두운 곳이고, 모든 사람의 영혼에는 검은 성분이 들어 있지만, 우리는 서로에게서 실재하는 것과 기적을 일으킬 수 있는 가능성이 독특하게 섞여 있는 것을 본다. 우리가 신뢰와 사랑에 기초한 관계를 만들고 유지할 때 그 가능성은 정말로 기적을 일으킨다. 우리가 용기를 낸다면 상대방의 한계는 충분히 감사할 수 있는 일이 될 수 있다. 그렇게 기적을 만들어내는 과정에서 우리는 심연과 어둠의 해독제를 발견할 수 있다. 고통스러울지라도 감사하라. 

 

그런데 너는 왜 굳이 그 사람을 완전히 내려놓지 않고, 생일선물을 보내고 연락을 하느냐고 물어본다면, 왜 불편한 마음에 기분이 가라앉으면서까지 마음에도 없는 말을 하느냐고 물어본다면, 이제는 위의 글을 전하고 싶다. 

 

그 사람이 이 세상을 떠났을 때, 나는 분명 애도할 것이다. 그 사람이 어쨌던지 나름대로 나에게 가치가 있었기 때문에, 그 사람 또한 사람이기에 한계가 있었을뿐이기에 나는 미움이라는 카드 대신, 안쓰러움이라는 카드를 꺼내 들었고, 작가의 말대로 고통스러워하면서까지 감사할 생각은 없고, 그 사람의 검은 부분을 인정하며 나에게 편안함을 선물하고 싶을 뿐이다. 시간이 더 흘러, 내가 좀 더 나이를 먹고, 좀 더 성숙해진다면 작가가 말하는 경지에 이른다면, 그때는 그마저도 감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으나, 현재의 나는 내가 아프지 않기 위해 윗글을 인용하여 위안을 얻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