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아침형 인간이 되고 싶었지만, 밤늦게까지 아니 새벽까지 술을 마시는 생활을 반복했던 덕분에 자연스럽게 올빼미형 인간으로 살았고, 빛나는 밤 시간조차도 나의 발전을 위한 시간이 아닌 술에게 의지한, 술을 위한 시간으로 보냈다. 그야말로 술에게 내 영혼을 빼앗긴 삶이었다. 헤매던 나의 영혼은 '암'에게 된통 당하고 나서야 제 집을 찾아 돌아왔고 더불어 간절히 원하던 새벽형 인간이 되었으며, 알람이 울리지 않아도 새벽이 되면 편한 잠을 취한 후의 육신이 저절로 새벽의 공기를 느끼며 눈을 뜨고, 자연스럽게 침대에서 가뿐히 몸을 밀어낸다.
이미 아침형 아니 새벽형 인간이 된 나에게 더 이상 이런 책이 필요할지는 의문이었지만 습관처럼 아침과 관련된 제목에 마음이 끌렸고, 또 재발견이라고 하니, 나의 아침을 좀 더 나아질 수 있도록 할 어떤 비밀이 숨어있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전자도서관에서 대출을 했다. 재빠르게 읽어가며 이미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은 잘하고 있다며 토닥토닥, 좀 더 보충할 것은 마음에 한 번 더 새기며 읽었다.
시끄러운 원숭이 잠재우기와 내 머릿속 원숭이 죽이기라는 두 책에서 모든 사람들의 머릿속에는 원숭이가 살고 있다고 하는데, 무언가에 집중하지 못하고 이 생각, 저 생각으로 떠다니며 사서건건 참견하고 시비를 거는 이유가 머릿속에 살고 있는 원숭이 때문이라고 한다니, 또한 부정적인 생각 역시도 원숭이가 말을 거는 거라고 한다니... 이거야말로 나의 이야기가 아닌가! 암수술 후 약해진 체력 탓이기도 하거니와 선천적으로 집중력이 부족한 탓에 버리는 시간이 참 많다. 이 책은 원숭이가 잠자고 있는 아침시간을 활용하라고 하는 것 같다.
아침부터 두뇌 회전을 빠르게 하려면 우선 아침에 무엇을 할지 명확히 하자. 정해진 목표와 구체적 행동을 결합해 습관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다시 말해, 아침에 일어나서 '뭘 하지?'라고 막연히 생각하기 보다는 저절로 몸이 움직일 수 있는 자기만의 아침 루틴을 만들어야 한다.
인간의 두뇌와 몸은 몰입 상태일 때 최고의 실력을 발휘한다. 그렇다면 뇌가 활발한 아침 시간에 자기 자신도 잊을 정도로 집중하는 몰입 상태에 빠져보는 건 어떨까. 그 효과가 더욱 극대화될 것이다. 아침에 개운하게 일어나서 아주 편안한 상태로 무언가에 집중하면 자신이 갖춘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뿐 아니라 그 상태가 오래 지속되기까지 한다. 안정된 상태의 아침 뇌가 몰입했을 때의 그 감각을 반드시 기억하자. 몰입 상태는 뇌가 가장 기뻐하는 순간이기도 하므로 그때의 쾌감을 계속해서 바라기 때문이다. 따라서 새로운 일이나 매번 작심삼일로 끝나버린 일에 도전하고자 한다면 뇌가 기운 넘치고 편안한 상태를 유지하는 아침에 해야 한다.
숙취에서 벗어나지 못한채 죽기보다 싫은 상태에서 억지로 일어나 그제서야 하루를 시작하던 그때를 돌아보면 하루 종일 멍하고 우울한 감정에 자살충동까지 느꼈었다. 그러나 지금은 숙면을 취한 후에 느껴지는 생기를 가득 안고 침대에서 일어나 하루를 시작하고, 작가의 말대로 그 기운은 하루 종일 유지된다. 이미 새벽에 많은 것을 했기에 후회 없을 정도로 완벽하고 마음이 꽉 찬 느낌이다. 낮에 약속이 있어도, 낮 시간을 조금 허투루 보내도 이미 새벽시간을 잘 보냈기에 하루에 대한 후회가 없다.
시간에 대한 경제 감각을 제대로 갖춘 사람은 자투리 시간도 그냥 흘려보내지 않는다. 요즘 말로 하면, 가장 '가성비'를 잘 따진다고 해야 할까. 그들은 뇌가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아침 시간에 명확한 목표와 계획을 세워 시간을 효율적으로 활용한다. 제한된 시간 내에 할 수 있는 일을 명확히 하고 그것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준비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자신이 어떤 상황에서 무엇을 하든 그때마다 '제한 시간'을 설정하자. 그리고 이 방법의 가장 큰 전제 조건은 의욕이다. 제한 시간을 두는 주체는 어디까지나 자기 자신이어야 하며 타인이 강요해서는 안 된다는 점을 명심하자.... 제한시간을 설정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우선 자신이 눈앞에 주어진 일을 어느 정도까지 해낼 수 있는지 파악하는 메타 인지 능력이 발달한다. 자신의 역량이 어느 정도인지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으면 단시간에 일을 하나 마치고 그다음 일로 넘어가는 습관이 몸에 밴다. 그만큼 하루 24시간이 낭비 없이 꽉 채워진다. 나아가 매사에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으며 뇌를 순식간에 몰입 상태로 이끄는 것도 가능해진다. 스스로에게 제한 시간을 설정하는 습관을 들이면 아침 시간에든 자투리 시간에든 일이나 공부에서 집중력을 크게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얼마 전에 읽은 책 '삶의 무기가 되는 좋은 습관'에서 15분 활용의 장점을 익혔었다. 1시간은 4개의 15분으로 이루어져 있으니, 하루 24시간은 약 100개의 15분으로 이뤄져 있다. 막연하게 시간을 흘려보내며 일하기보다는 15분 단위로 쪼개어 하는 방법을 제시했는데, 꽤 괜찮은 방법이라고 생각되어 활용하다가 요즘 잊고 있었다. 물론 늘 시계를 체크하며 시간을 정해놓고 하는 습관은 이미 나에게 물들어 있다.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적극적으로 도전하려면 '안전기지'가 필요하다. 뇌과학적으로 설명하자면, 안전기지라는 존재가 있어야 새로운 일에 도전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안전기지란 '안심하고 돌아갈 수 있는 장소'를 뜻한다.... 10~20대 무렵에는 자신을 이해해주는 친구나 연인 혹은 자신을 이끌어주는 스승이 있었다. 그리고 더 자라 사회로 나가면 우리는 안전기지를 외부에서 찾지 않고 자신의 내부에 만든다. 그중 하나가 자기 자신과 정면으로 마주하고 진지하게 대화해서 도출해낸 '가치관'이다. 이는 사회에 있는 힘껏 맞서기 위해 이제껏 살면서 얻은 지식과 재능을 바탕으로 만든 나만의 무기다. 그리고 그것은 곧 자신만의 안전기지이기도 하다. 안타깝게도 안전기지는 돈, 명예, 지위, 직함 같은 것으로는 만들 수 없다. 그러니 자신의 내면 깊은 곳을 들여다보고 끊임없는 자기 탐색을 통해 자신만의 강점, 흔들리지 않는 삶의 기둥을 찾아야 한다. 내부에 굳건한 나만의 기둥이 있어야 외부의 공격에도 유연하고 탄력 넘치게 대응할 수 있다. 부디 그러한 자신만의 독자적인 안전기지를 쌓아 올리기 바란다.
이 책을 읽으며 가장 좋았던 부분이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 친구, 연인, 스승에게서 안전기지를 찾는 시간을 거쳐 사회로 나가면서 외부가 아닌 자신의 내부에 안전기지를 만든다는 것, 그것이 자기 자신과 진지하게 대화하면서 찾아낸 '가치관'이라는 것이 정말 맘에 와닿았다. 그렇기에 가장 힘 있는 나의 무기이고 가장 안전한 장소일 것이다.
돌이켜보면 암수술을 한 후, 나는 새벽형 인간이 되었고, 아침을 재발견 했다. 이젠 놓치고 싶지 않은 나만의 시간이며 나의 안전기지가 바로 새벽시간이지 않을까? 오로지 나에게만 집중한 시간, 사색하고 꿈꿀 수 있는 시간, 나를 돌아보고 성찰하며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시간이다. 아직은 부족한 몰입을 향해 노력하는 시간이기도 해야 할 것이다. 다 가지면 재미없지 않은가! 뭔가 부족해서 그것을 채우기 위해 노력하는 삶이 더 재미있지 않은가! 그래서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하나씩 이뤄나가는 것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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