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요일... 모임이 있었다. 아침부터 집안일을 서둘러하고, 화장하고, 약속 장소로 향했다. 좋은이들을 만나 즐겁게 식사하고, 좋은 곳에서 차도 마시면서 좋은 시간을 보냈다. 그때부터였다. 또다시 시작된 식도 쓰림 현상. 배아픔. 그리고 기운 없음. 컨디션이 급격히 안 좋아지고 있었다. 그래도 아무렇지 않은 듯 시간을 보냈고, 나의 목적지는 집이 아닌 이미 약속된 미용실이었다. 애초에 출발부터 늦었지만, 운전자의 더딘 운전, 잘못된 길 들어섰다 다시 돌리기, 자동차 주유까지... 나의 급한 성격을 돌아버리게 하기엔 충분했다. 이미 나의 몸은 좋지 않은 상태였고, 운전자의 그런 운전이 나의 피로도를 급격히 올렸다. 약속 장소엔 이미 한 시간 이상을 늦게 도착했고, 미용실 언니와 남편의 눈치를 보느라 괜한 말을 주절이 주절이 늘어놓으며 나의 영혼은 탈탈 털렸다. 삐진 남편을 위해, 그리고 이미 늦어버린 저녁식사를 위해 무리해서 곱창을 먹으러 갔고, 나의 육신마저 고갈된 상태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괜찮을 줄 알았다. 그런데 아니었다. 어제의 나는 기운 없는 컨셉을 유지했다. 점심 먹는 것도 잊고 낮잠을 늘어지게 자고서도 또다시 잠이 들었고, 자주 챙겨 먹어야 하는 간식도 다 놓쳤다. 퇴근한 남편과의 저녁식사도 억지로 하고, 설거지도 억지로 마무리했다. 그리곤 다시 침대로 기어들어갔다. 다음날을 위해 아무것도 하지 않고 그저 쉬어주는 것이 제일 좋겠다는 생각뿐이었다.
오늘 새벽, 4시 넘어 눈을 떴고, 이제 예전처럼 돌아온 컨디션을 느꼈다. 그러나 몸무게는 다시 39킬로그램대로 내려왔다. 덜컥~~~ 이건 아닌데....
중요한건 건강인데 난 뭘 위해서 이렇게 바쁘게 살고 있을까? 아무리 힘들어도 공부는 하겠다고 책상 앞에 앉으면서도, 운동은 피곤하다는 핑계로, 비가 온다는 핑계로 계속 미루는 어리석은 짓을 반복하고 있지 않은가! 해이해진 나의 정신력에 채찍을 든다. 이러면 안 돼. 건강하게 오래 살아야지. 사랑하는 사람들과 좋은 시간 보내면서 행복하게 오래오래 살아야지. 공부, 유튜브, 디지털, 꿈... 이런 모든 것들도 건강 다음인 거 너가 더 잘 알잖아!!!
이 시간, 나는 다시 결심을 한다. 새벽루틴은 잘하고 있으니 통과~ 아침 루틴도 잘하고 있으니 통과~
8시부터 12시까지 공부는 지금보다 훨씬 집중력있게 공부. 시간 배분도 확실하게. 점심식사 이후의 시간은 운동과 영어공부에 집중하기. 디지털 공부는 아침 한시간과 저녁 식사 후 2시간으로. 여기서 중요한 것은 점심식사 후엔 무조건 자전거를 타고 산책을 하러 운동화 끈 묶고 밖으로 나가는 것. 비가 와도 우산 들고나가기. 무조건 어슬렁거리면서라도 걷기. 내가 이것을 자꾸 놓치는 거다. 일부러 내려놓은 거다. 절대 이것을 내려놓지 말자. 하루 중 중간과정의 운동을 꼭 해주고, 여행을 가던, 누구랑 만나던지 꼭 걷거나 산책을 하도록 하자!!!
오늘부터다. 오늘부터 절대적으로 많이 걷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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