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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책 읽기

1페이지 꿈 지도 - 류시천 -

by 짱2 2021. 9. 13.

난 늘 꿈을 꾸며 살아왔다. 암환자가 된 이후에도 꿈을 꾼다. 이유도 없다. '꿈이 없는 나'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하루하루를 살기 위한 꿈이 있고, 단기 목표, 장기 목표가 있고, 내 인생 전체를 위한 꿈이 있다. 마지막 꿈은 가족과 행복하게 살다가 평화롭게 눈을 감는 것이다. 어쩌면 나는 지금 이 꿈을 이뤘다고 말할 수 있다. 최종 목표인 이 꿈을 위해 매일 그렇게 살고 있기 때문이다.

 

매일 꿈꾸며, 장단기의 구체적 꿈을 향해 달려가는 길엔 늘 적군이 깔려있다. 가장 큰 적은 나의 건강이다. 식사를 하고 기분좋게 책상 앞에 앉아 꿈을 향해 공부를 하려고 하는 순간, 배가 아파오면서 기운이 떨어진다. 그럴 때마다 찾아오는 '적군'이 말한다. '그만해. 건강이 최고잖아. 아무것도 하지 마. 아니 그냥 죽어버려. 그러면 아무것도 못 느끼잖아!' 또 다른 '적군'이 찾아와 말한다. 'ㅇㅇ아, 넌 암환자야. 그만 좀 해. 아무것도 하지 마. 그냥 쉬어. 뭘 그렇게 자꾸 하는 거야?' 

 

첫 번째 적은 나를 무력하게 만든다. 다 내려놓을까? 죽으면 그만인데, 뭘 그렇게 자꾸 하려고 해. 그러나 체력이 다시 돌아오면 저절로 물러간다. 아니 그전에 내가 물리친다. 아파도 꾸준히 하던 일 하면 어느덧 적군은 사라지고 없다. 나의 강인한 정신력은 힘이 불끈불끈~~ 

 

두 번째 적은 나를 화나게 만든다. 하루에도 여러 번 찾아오는 체력 저하로 인한 적과 싸우느라 충분히 지치는데, 그럴 때 나에게 힘을 줘야 하는 사람들이 오히려 기운을 뺀다. 그들은 아프고 병들면 그냥 누워있을 참인가? 이해할 수 없다. 

 

이렇게 꿈을 지상 최고의 것으로 생각하는 나에게 꿈지도라니... 어찌 이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있을까? 도서관에 예약을 해두고 대출 가능하다는 문자를 받자마자 달려갔다. 

 

구체적으로 꿈지도를 그려가는 뒷부분은 이미 내가 알고 있는 것들이라 크게 자극되지는 않았다. 아마도 예전에 다른 책들을 읽으며 현재의 내 삶에 투영하고 있는 방법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의 앞부분은 나의 꿈을 자극하는 글이 많아 신나게 읽었다. 사람들이 나에게 암환자가 무슨 꿈을 꾸느냐고, 건강이나 챙기라고 말할때 반박할 수 있는 내용들이 많았다. 지원군을 얻은 느낌이었다. 

 

 

 

 

꿈은 그동안 우리가 잘 몰랐던 강력하고 매우 특별한 힘을 가지고 있다. 바로 삶의 궤적에 대한 '미래기억'을 촉진하는 힘이다. 미래를 기억한다는 말이 무슨 의미일까?... 미래 기억이란, 이전에 계획했던 활동을 적절한 때에 수행해야 한다는 사실을 의식 속에 간직하는 정신기능이다. 이를테면 시간에 맞춰 고양이 먹이를 줘야 한다거나, 주말에 고등학교 동창 모임에 참석해야 한다는 사실을 기억 속에 저장하고 필요할 때 꺼내는 것이다. 일상의 특정 사건뿐 아니라. 다른 한편으로 삶의 담대한 여정에서도 미래기억은 훌륭히 작동한다. 우리가 인생 전반에 대한 미래를 기억한다면 어떤 변화가 생길까?

 

꿈을 제대로 알고 그 본체에 다가가기 위해 선행돼야 할 것이 한 가지 있다. 바로 '자신의 삶'을 올바르게 이해하는 것이다. '꿈'과 '삶'은 필연적 법칙으로 연결돼 있고, '나의 삶'은 '나의 꿈'과의 인과율을 통해 표출되는 장편소설과도 같다. 꿈은 소설의 출발점이고 삶은 절정과 결말이기 때문이다. 삶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꿈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아울러 자신만의 꿈을 마련하기 위해서는 삶이 무엇인지 헤아려볼 줄 알아야 한다. 

 

생애계획은 자신이 원하는 인생의 목표에 스스로 도달할 수 있도록 만들어줄 뿐만 아니라 자기 주도적 삶을 이루어주는 원천이다. 장기적인 계획이 있어야 갈팡질팡하지 않고 목표를 향해 달려갈 수 있으며,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하고 무엇이 덜 중요한지를 구분할 수 있다. 생애계획이 결여된 상태에서 쏟아붓는 시간, 노력, 열정, 끈기는 삶에 결코 효율적으로 작용할 수 없다. 예상치 못한 크고 작은 변수에 효과적으로 대처하려면 반드시 생애계획을 세워야 한다. 

 

저자는 EBS 장수의 비밀에 나왔던 92세 할아버지의 100세 꿈이야기를 한다. 아직도 농사를 짓고 계신 92세의 할아버지는 100세에 노인복지회관을 세우기 위해 지금도 농사를 짓고 계신단다. 돈이 좀 모자라면 나라님께 좀 보태달라고 하실 생각이라며... 저자는 심장이 쿵 내려앉았다는 표현을 썼는데, 나는 울고 있었다. 현재도 봉사활동을 하며, 매년 쌀 100포씩을 이웃에게 나눠줄 계획도 갖고 있다 하시니... 언제 돌아가실지 모르는 양반이 욕심이 많다고 뒤에서 흉볼 사람이 있을까? 내 몸에 암이 있다는 이유로, 수술도 잘 끝났는데, 마치 인생 끝난듯이 살 수 없지 않은가! 

가장 오래 산 사람이란, 오랜 시간 나이 먹은 사람이 아니다. 성장의 지속 시간이 가장 긴 사람이다. 성장이 지속하느냐 멈추느냐의 문제가 삶의 의의를 가늠하는 척도이다. 꿈이 있는 한 우리는 늙지 않을 것이다. 꿈이 있는 한 우리 삶도 계속 성장할 수 있다. 마지막 눈감는 순간까지 남에게 예속되지 않고 스스로 삶의 품격을 지키려면 반드시 꿈을 갖고 살아야 한다. 

 

정말 멋진 말이지 않은가! 마지막 눈감는 순간까지 꿈을 갖고 사는 것, 그것은 스스로 삶의 품격을 지키는것. 내 안에서 불타오르던 열정, 내 안에서 꿈틀거리던 꿈을 향한 몸부림... 이것은 내 삶의 품격을 지키고 싶은 깊은 열망이었던 것이다.

 

 

습관은 삶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 나쁜 습관을 버리고 남의 좋은 습관은 배워서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한다. 성취를 일궈내는 사람에게는 보통 사람에게서는 찾을 수 없는 특별한 습관이 있다. 바로 '어떤 일을 시작하기 전에 반드시 그 일의 목표가 최종 완성된 모습을 그려본다'는 것이다. 
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최종 목표를 정하고 시작하는 것은 당연하다. 우리 삶의 여정도 마찬가지다. 자신의 인생을 원하는 방향으로 끌고 가려면 삶의 목표를 반드시 설정해야 한다. 삶의 목표도 없는 맹목적인 노력은 결국 무의미해진다. 일종의 자기 노동력 착취와 다르지 않기 때문이다. 삶의 목표에는 두 가지 유형이 존재한다. 인간이라면 누구나 공통으로 생각하는 목표가 있는가 하면, 저마다 추구하는 개별적인 목표도 있다. 전자는 우리 삶에 없어서는 안 될 '행복'이라는 목표다. 우리 삶의 모든 몸짓은 행복을 향해 달려간다.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성 목표인 것이다. 따라서 행복은 '삶의 본질적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반면 후자는 저마다 주체적으로 살아 있다고 느끼게 만드는 실존적 가치와 연결된 목표다. 타인의 삶과 자신의 삶을 구별하고 내 삶을 스스로 온전하게 지키도록 하는 이것은 '삶의 실체적 목표'이다. 나는 이를 '꿈'이라고 일컫는다. 

이렇게 삶의 목표를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한다면, 나의 마지막 꿈인 '가족과 행복하게 살다가 평화롭게 눈을 감고 싶다'는 누구나 공통으로 생각하는 삶의 본질적 목표이겠다. 

저자는 삶의 본질적 목표인 행복과 실체적 목표인 꿈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말한다. 꿈을 달성해야 삶이 행복해진다고. 꿈은 삶의 중심점이고 행복은 꿈이라는 중심점으로 그려낸 동그라미라고. 중심이 흐트러지면 반듯한 삶의 원을 그려낼 수 없다고 말한다. 

이 부분은 이제 사람들이 나의 꿈을 좌절시키는 말을 할 때마다 그들을 반박할 수 있는 좋은 근거가 될 것이다. 

 

 

꿈을 갖지 않으면 꿈을 이룰 수 없는 게 당연하다. 선생님을 한 번도 꿈꿔본 적 없는  사람이 초등학교 선생님이 될 수는 없다. 영화감독을 꿈꾸지 않았던 사람이 어느 날 아카데미 감독상을 받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꿈이 없으면 삶이 비참해질 수 있다. 다른 사람의 인생을 위해 죽도록 일만 하게 될지 모른다. 그렇기에 다시 용기를 내야 한다. 주저하지 말고, 지금이라도 나를 위한 삶의 실체적 목표를 설정해야 한다. 
브라이언 트레이시는 '겟 스마트'라는 자신의 책에서 글로 표현하지 않은 목표는 단지 소원이나 희망일 뿐이며, 목표는 종이에 옮겨 쓸 때 머릿속에서 밖으로 나와 분명하고 만질 수 있는 물체가 된다고 설명한다. 그의 말에 따르면 어떤 목표든 종이에 쓸 때마다 우리는 무의식에 목표를 프로그래밍하고 있다. 일단 목표를 썼다면 우리의 무의식은 이를 명령으로 받아들인다는 것이다. 

위의 두 단락은 꿈을 꾸고, 그 꿈의 지도를 구체적으로 그리라는 이야기다. 

 

 

저자는 위의 그림에서 보는 것처럼 피시본(fish bone) 다이어그램을 활용해서 꿈에 다가가는 여정을 구체적으로 시각화하라고 한다. 위의 그림은 50대의 정년을 앞둔 여성분이 90세의 꿈을 시각화한 것이다. 나는 저자가 말하는 피시본 만드는 방법을 여기에 쓰지는 않으려 한다. 이미 내 머릿속에 있으니까. 그리고 내 꿈을 이렇게 그려보았으니까. 최종 목표를 향해 가는 길, 그 길엔 중단기 목표가 있어야 할 것이고,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지금 내 눈앞의 목표를 성취하고, 그 만족감을 느끼고, 성취에 대한 보상도 누리는 것. 매일 꿈을 향해 신나게 살아왔지만, 등차수열로 중간 목표를 설정할줄만 알았지, 등비수열로 중간목표 지점을 분할할 줄은 몰랐었다. 이제 구체적으로 꿈을 이루는 과정을 나눠서 갈 수 있으니 나의 꿈의 실현의 완성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믿어 의심치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