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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여행, 추억, 친구

by 짱2 2021. 10. 14.

친구들과 당진으로 꽉 찬 하루 일정의 여행을 다녀왔다. 당진이 고향인 친구가 무심코 함께 놀러 가자고 제안했던 것이 실행의 단계로 발전했고, 우리는 새벽 5시 반에 뭉쳤다. 아줌마 셋이 모이니, 누가 뭐라 말하지 않았는데도 빵, 과일, 유부초밥, 떡 등등의 간식이 푸짐했다. 출발하기 전, 커피 한잔에 빵을 먹고, 수다 떨며 시작된 여행, 해 뜨는 것을 보며 고속도로를 달렸고, 고향의 예쁜 곳을 소개해주는 친구 덕분에 당진여행을 자주 했던 나에게도 초행인 장소를 여러 군데 알게 되었다. 

 

마침 당진에 살고 있는 친구가 있어, 맛있는 저녁을 대접받고, 늦은 시간에 출발했지만, 덕분에 도로는 밀리지 않아 생각보다 일찍 집에 도착했다. 좋은 사람들과의 여행은 피곤해도 즐겁기만 하다.

 

오늘, 여행중에 찍었던 사진을 단톡방에서 나누며 얼마나 행복한지.... 공부하다가 들여다보고, 공부하다가 또 들여다보며 행복에 취해버렸다. 시간이 흘러 몇 년 뒤, 우리는 이 사진들을 보며 무엇을 떠올릴까? 어느 날 문득 이날을 기억하며 우리는 또 무슨 이야기를 나눌까? 

 

새벽부터 만나기 위해 더 이른 시간에 일어나 준비를 해야했던 우리. 먼 곳까지 운전해서 다녀오고, 당진의 구석구석을 보여주려고 하루 종일 운전하는 수고로움을 즐거움이라 말해주는 친구. 예쁜 사진 나오게 하려고 부지런히 셔터를 누르는 친구. 서로의 말이 상처가 되지 않도록 조심하고 배려하는 우리. 멀리서 오는 손님을 대접하려고 설레며 기다리고, 비싼 음식을 사주는 것에 망설이지 않는 마음의 친구. 시간이 흘러 나는 이것들을 더욱 소중한 추억으로 떠올리겠지. 

 

가끔 친구때문에 마음에 상처를 입기도 하지만, 또 친구 때문에 마음에 위안을 얻는다. 내 마음에 상처를 주는 친구도 악한 마음을 먹고 고의적으로 상처를 주는 것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가지고 있는, 바뀔 수 없는 성품이 나와 맞지 않아서, 나의 마음이 단단하지 않아서 생기는 상처이니, 나는 참 복에 겨운 사람임에 틀림없다. 잠시 내 마음에 스친 서운함에 여러 날 마음고생을 하는 나 자신에 대한 자책의 크기만 커진다. 물론 그렇더라도, 서운한 마음이 없어지는 건 아니다. 그에 대한 나의 소소한 보복을 접을 마음까지 없어지진 않았다. (에공, 이건 뭥미? 마음 곱게 쓰라니까...)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니, 친구들을 만나러 나가는 시간이 부담스럽다. 그러나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공부가 무엇이라고 친구의 소중함을 놓치면서까지 공부하려고 애쓸까? 늘 양손에 들고 그 무게중심을 잡지 못한다. 다 좋아서 그런거겠지. 공부도 좋고, 친구도 좋고. 다 가지고 싶은데, 다 갖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내 체력이 따라주지 않고.

 

그래도 잘 살고 있는거다. 나와 함께 여행 가기 위해 시간을 내주고, 나에게 그리고 내가 데려가는 친구에게 굳이 돈을 들여 밥을 사주고, 꽤 금액이 나가는 상품권을 선물로 선뜻 내주고, 내 이야기에 귀 기울여 주는 그런 친구들이 여럿이 있다는 것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벌써 추억으로 남은 사진들을 보고 또 보며, 좋은 친구들을 가슴에 새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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