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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인간관계도 미니멀하게

by 짱2 2021. 10. 18.

지난주는 정말 정신없이 흘러갔다.

 

 

 

일요일엔 '라보엠' 보러 고속터미널에 갔었고, 그곳에 간 김에 쇼핑하고, 식사하고, 화요일엔 지인 만나러 건대 다녀오고, 수요일엔 친구들과 당진에 다녀오느라 새벽부터 밤 11시까지 하루 종일 시달리고, 금요일엔 암환우들과 저녁 식사하고, 토요일엔 김장하고, 어제인 일요일엔 지인과 만나 남산 올라갔다 오고, 학생회 모임 하러 대학로 다녀오고... 지지난주부터 지난주까지 정말 정신없는 나날들이었다. 이번 주도 부모님 모시고 춘천으로 새로 생겼다는 케이블카 타러 다녀와야 하고, 남편의 코 수술 때문에 강남 이비인후과에도 다녀와야 하고, 스터디, 아빠 생신파티까지 있다. 그다음 주는 또 어떠하고. 2박 3일의 가을여행이 있다. 생각해보면 어느 한 주일도 외출하지 않은 주일이 없었다. 11월도 마찬가지이다. 벌써 약속이 다섯개이다. 물론 병원 예약이 세 개나 자리 잡고 있기는 하지만... 

 

바쁜 나날들이 나쁜것만은 아니지만, 문득 이런 모임이 무슨 의미가 있는지 의문이 생겼다. 내가 해야 하는 공부와 독서를 놓치고, 사람들과의 의미 없는 수다들을 허공으로 날리는 시간을 갖는 것이 과연 내게 필요한 시간인 걸까? 유행하는 공연을 보고, 대세인 음식을 먹고, 번화한 거리를 놓치지 않는 삶을 사면서 잘 살고 있다고 말할 수 있는 걸까?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다고 그들과 멀어질까? 그들을 자주 만난다고 그들과의 관계가 좋아질까? 지금 가장 잘 하고 있는 남편과의 여행과 더불어 내가 가장 좋아하는 공부를 하고, 마음을 든든하게 채워 줄 독서를 하고, 산책하는 시간을 좀 더 가지는 것이 더 나은 삶이 아닐까? 

 

요즘 핫하다는 음식, 장소, 영화, 공연등을 모두 누리며 사는 것이 나에게 행복을 준다면 그것을 하면 된다. 그러나 그것보다 더 많은 행복을 주는 것이 있다. 공부와 독서이다. 그리고 자연을 느끼는 것이다. 이것이면 족하지 않을까? 다른 것들에 시간과 에너지와 마음을 빼앗기는 것보다 이런 것들에 집중하는 삶을 사는 것이 더 낫지 않을까? 

 

그러기 위해서는 모임을 자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내가 연락을 먼저 취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마치 무슨 숙제를 하듯, 사람들과의 약속을 주기적으로 해야 할 무언가로 생각하며 약속을 잡고, 이행하고, 또 약속을 잡는 행위를 하지 말자. 내가 연락하지 않는다고 그들이 아쉬워하지도, 서운해하지도 않을 거다. 정기적인 모임도 두, 세 달에 한 번으로 줄이자.

 

어제, 두군데의 모임을 끝낸 후, 집으로 돌아오며, 그리고 지금까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다. 사람들과의 만남 이후엔 후회가 남는다. 누군가의 말에 상처 입고, 누군가의 행동에 마음 다치고.... 과연 이것이 나에게 행복을 주는 시간인가? 사람과의 관계가 행복으로 다가오지 않는다면 그 모임은 나가지 말자. 살림살이만 미니멀이 아니라 사람과의 관계도 미니멀해야 한다. 난 지금 맥시멈인 거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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