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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공부와 독서만...

by 짱2 2021. 10. 19.

바쁜 일정을 보내며, 사람들과 부대끼며, 내가 사랑받고 있다는 느낌, 내가 그들을 좋아하고 있다는 생각을 할 수 없었다. 엄마와 아빠, 그리고 나의 남편과 아들은 누가 뭐래도 내 편이고, 나의 사랑이다. 그러나 그 외의 사람들은 그런 느낌이 아니다. 그들은 각자의 생활로 바쁘고, 나와 함께 있을 때만 잠시 내 곁에 머물다 떠나고, 다시 그들의 생활로 돌아가 나라는 사람을 이내 잊어버린다. 나도 그렇다. 그들과 함께 있을 때만 잠시 웃고 떠들 뿐, 나의 일상으로 돌아오면 그들을 잊어버린다. 가끔 그들을 떠올리지만, 고마운 마음과 함께 그들의 단점이 스친다. 나에게 상처가 되는 말을 했던걸 떠올리며 서운해하고, 생각 없는 말들의 가치 없음에 그들을 나보다 아래로 생각한다. 그들도 나와 같은지는 나는 모른다. 

 

그들은 나에게 '배움'을 주었는가? 그들이 뱉은 몇마디 말들에서 찾아낸 고운 말과 미운 말이 있다. 고운 말은 나에게 기쁨을 주고, 미운 말은 내 가슴에 비수가 되어 꽂혀 있다. 오래도록 머물며 나의 에너지를 소진시키고, 정신적으로 피폐한 사람이 되게 한다. 그 이유는 내가 상처를 잘 받는 여린 성격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사람들과의 만남이 마냥 좋지만은 않다. 이런 상처가 나를 강하게 한다고 스스로를 위안해야 하는 걸까? 

 

 

오늘 아침, 이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소요했는데, 문득 그들이 책을 읽는 사람들인지 떠올렸다. 아니었다. 아뿔싸!!! 내 주변에 있는 사람 다섯명이 미래의 내 모습이라는데, 나는 책을 읽지 않는 사람들과 함께였구나! 나 자신도 부족한 사람인데, 내 주변의 사람들마저 부족한 사람이니 부대낄 수밖에. 

 

나는 늘 나의 멘토를 찾았다. 어리석은 나에게 깨달음을 줄 수 있는 사람, 부족한 나에게 배움을 전해줄 수 있는 사람, 지혜로움을, 현명함을, 바름을 일깨워줄 누군가를 늘 그리워했다. 그래서 남편에게 시선을 돌려봤고, 언니들에게, 친구들에게도 시선을 돌려봤지만 그 누구도 내게 멘토와 같은 역할을 해 주는 사람이 없었다. 예전에 다니던 학원의 원장쌤이 조금은 나에게 도움이 되었지만, 갑과 을의 관계라 나를 다 내보이지 못해 아쉬움이 있었었다. 

 

누군가는 이런 말을 할지도 모르겠다. 세사람만 모여도 선생이 있다고. 잘하는 것이 있으면 배우고, 못하는 것이 있으면 '나는 저렇게 하지 말아야지' 하며 배울 수 있다고. 그러나 그렇지 않다. 사람은 모방하게 마련이다. 욕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나도 모르게 욕을 배우고, 모범이 되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그 행동을 배우게 된다. 

 

유튜버 '아는 변호사'는 하숙집 선배를 미친듯이 따라 했다고 한다. 그 선배가 클래식 음악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고 클래식 음악을 공부했고, 고대 법대에 합격하고, 재학 중 사시 합격을 이루는 모습을 보고 사법시험에 붙을 수 있겠다는 선택을 한 후 정말 사시에 합격했다. 선배의 모습에 주눅 드는 대신 따라만 하면 할 수 있겠다는 자신감을 가졌다고 한다. 맹자의 어머니도 세 번이나 이사를 하지 않았던가!

 

난 미친듯이 따라 하고 싶은 멘토가 필요하다. 그런데 내 주변엔 책을 읽는 성숙한 사람이 하나도 없다는 걸 이제야 깨달았다. 몇 명이 책을 읽긴 하지만 멋으로 책을 읽는 사람들이다. 내가 그들과 만난 후,  왜 그렇게 마음 고생을 하는지 이제야 알았다. 그런 사람들과 부대끼며 살 이유가 없음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주기적으로 정해놓고 만나며 시간을 낭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영양가 없는 만남, 에너지 소모적 만남을 이어가며 피폐해져 감을 자처했었다니. 

 

좌절감이 느껴졌다. 왜 나는 책을 읽는 멋진 사람을 만나지 못했을까? 돌아보니 그런 사람을 만나고 싶었고, 그래서 독서토론 모임을 시작했었으나, 두 개의 모임 모두 코로나로 깨졌다. 그러나 꼭 사람만이 멘토가 되는 것은 아니다. 책이 그것을 대신해 줄수 있으니. 책을 더 열심히 읽고, 좋은 토론 모임이 있으면 참가하자. 오프라인 모임이 당분간 힘들다면, 온라인 모임도 좋다. 그리고 지금 하고 있는 공부가 또 다른 멘토의 역할을 하고 있었음을 왜 내가 깨닫지 못했을까? 또 다른 대학공부였고, 전문지식의 공부임을 왜 잊고 있었을까? 

 

결국, 내가 요즘 계속 하고 있던 결론에 이른다. 부질없는 사람들과의 만남은 자제하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공부와 독서에 몰입하자. 그렇게 15개월의 시간이 흐른 후, 내가 좀 더 성숙해진 다음에 사람들과 만나자. 당분간 습관처럼 외롭다는 생각이 밀려와도 견뎌낼 수 있는 단단함도 키우자. 멋진 나로 성장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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