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형의 life style로 살아온 지 2년이 넘어 3년 차가 되어간다. 그동안 '새벽형 인간', '아침 루틴'과 관련한 책들을 여러 권 읽었고, 습관과 관련된 책들도 또한 많이 읽었다. 동영상도 수없이 봤다. 작가와 유튜버들이 말하는 좋은 내용은 그냥 흘려버리지 않고, 내 것으로 만들기 위해 적용해보고, 나에게 맞지 않으면 다른 방식으로 적용해보며 온전한 나만의 아침 루틴을 만들었다.
나는 시계의 알람을 맞추어두고, 알람이 울리면 일어나는 습관을 만들지 않았다. 푹 자고 난 내 몸이 알아서 일어나기 위해 눈뜨는 시간이 하루의 시작점이 된다. 새벽 5시에 알람을 맞추어두긴 했지만, 이건 혹시라도 너무 피곤해서 일어나지 못할 경우를 대비해 맞추어 둔 가장 늦은 시간의 알람이다. 또한 6시에도 알람을 맞추었는데, 정말 너무너무 피곤해서 5시 알람 소리를 듣지 못했을 경우, 6시에는 일어나서 아침밥을 준비하라는 알람이다. 남편의 출근을 위해 일어나야 하는 시간이다. 그런 경우는 없지만, 혹시 6시에도 일어나지 못한다면 그건 내가 정말 피곤해서 죽을 거 같은 날이니, 남편이 알아서 밥 먹고 가야 할 거다.
새벽에 눈을 뜨면 곧바로 침대 밖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누운 상태로 아침 명상과 스트레칭을 한다. 그런 다음, 이불을 잘 정리하고, 화장실로 가서 소변을 보고, 눈과 입, 코를 물로 청소한다. 방으로 돌아와 항상 궁금한 나의 몸무게를 재고, 따뜻한 차를 끓여 책상 앞에 앉는다. 아침 기도를 하고, 다이어리에 그날의 계획을 세우고, 감사한 것 3개와 자기 확언 10개를 노트에 쓴다. 이렇게 아침 루틴은 모두 끝난다. 물론 가장 중요한 일이 남았다. 독서다. 6시의 식사 준비를 할 때까지 책을 읽는다. 그러다 뭔가를 쓰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이렇게 일기를 쓴다.
6시부터 8시까지는 내 몸이 부지런히 움직이는 시간이다. 아침 준비를 하고, 남편과 오붓하게 아침식사를 하고, 설거지, 청소 등의 집안일을 한다. 8시가 되면 간식거리를 준비해 다시 책상 앞에 앉아서 공부를 시작한다. 방송대에서 사회복지학을 전공하는 지금은 당연히 사회복지 공부를 하고, 방학 때가 되면 영어공부에 집중한다.
1시에 점심을 먹고, 전에는 산책을 나갔었으나 지금은 이 루틴을 저녁으로 미루었기에, 디지털 관련한 온라인 강의를 듣는다. 오후 5시엔 저녁 준비를 하고, 퇴근한 남편과 저녁을 먹고, 설거지까지 모두 마치면 7시. 지나주부터 남편과 산책을 시작했다. 함께 동네에 있는 둑길의 산책로를 걷는다. 소요시간은 1시간 10분 정도. 산책을 위해 옷을 갈아입고, 산책한 후 입었던 옷을 벗고, 정리하는 시간까지 생각하면 넉넉히 1시간 30분을 잡는다. 겨울이라 머리부터 발끝까지 장착(?) 해야 하는 것들이 참 많다. 정리할 것이 많다는 얘기다. 시간이 여유로운 날은 반신욕을 하고, 그렇지 않은 날은 가볍게 샤워만 하고, 피부관리를 위해 정성껏 로션을 바르면 저녁 9시.
이제 저녁 루틴이 시작된다. 침대 머리맡에 앉아 그날 기분에 따라 듣고 싶은 음악을 조금 크게 틀어놓고(아침엔 클래식 음악을 아주 작게 틀어놓는다. 뭔가를 계획하고, 책을 읽는데 큰 음악은 소음이 된다), 그날의 일을 짧게 적는다. 5년 다이어리를 8월에 구입했는데, 하루도 빠짐없이 적고 있는 중이다. 독서를 하다가 졸리면 불을 끄고, 저녁 명상을 하다가 잠이 든다. '요가 소년'의 저녁 명상은 나를 잠으로 빠져들게 하는 수면제다. 저녁 루틴으로 2년째 매일 듣다 보니, 내 몸이 잠을 자야 하는 시간이라고 인지하는가 보다. 나조차도 이 영상만 틀면 편안해지고, 몸이 릴랙스해 지는 느낌을 받는다.
오늘 갑자기 이렇게 글을 쓰는 이유는 산책하는 시간을 저녁으로 옮겼고, 남편과 내가 각자 하던 운동을 같이 하기로 했다는 것, 그리고 저녁 루틴이 나에게 미치는 영향에 대해 적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우선 운동을 저녁으로 옮긴 것은, 남편과 나, 둘만 살고 있는 이 집에서, 밤이면 남처럼 문을 닫고 단절된 채 각자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이상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하루 종일 떨어져 있는데, 함께하는 저녁시간조차 각자의 공간에서, 각자의 생활을 하며 남처럼 지내는 것이 참 가치롭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이야기하고, 좋은 시간을 보내는 것도 모자란 것이 삶이고, 부부일진대, 무엇이 그리 중요한 일이라고 등 돌리고 시간을 보낸단 말인가! 그래서 생각해낸 것이 저녁시간에 함께 산책을 나가는 것이었다. 함께 운동하니 건강에도 좋고,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니 소통의 시간이 되고, 함께 나눌 것도 많아져 마음까지 꽉 찬 행복감이 든다. 마침 추운 겨울이라 운동하러 나가기 싫어질까 걱정이 되었는데, 눈이 와서 못하고, 비가 와서 못하고, 추워서, 더워서, 바람 불어서 못하면 언제 운동하랴. 매일 운동하는 것을 디폴트로 정하고, 무조건 신발끈을 묶기로 남편과 약속했다. 만약 남편이 회식해서 늦는 날은 집에 있는 자전거를 타야겠다. 남편에게도 내가 없는 날은 자전거를 타라고 말해주어야겠다. 그리고 자기 전 무조건 이 닦기도 말해야 하리라. 남편은 이 닦는 것을 귀찮아한다. 이 부분은 남편이 조금 더 노력해야 하는 부분 이리라.
저녁 루틴은 고정이 된 지 얼마 되지 않는다. 5년 다이어리를 쓴 지 3개월밖에 안됐고, 쇼츠 동영상과 스도쿠 게임에 빠져 침대에서 한 시간 이상 시간을 보내는 나쁜 습관이 물들어 있었다. 그러면 안된다고 생각하면서도 몸에 굳어진 습관에 스스로 자제력을 잃고 있었는데, 정말 모질게 마음먹고, 스도쿠 게임은 휴대폰에서 삭제했고, 동영상 보는 습관은 의식적으로 자제했다. 침대에 들어가면 좋은 음악부터 틀었고, 바로 5년 다이어리를 쓰고, 밀리의 서재를 열어버렸다. 이제는 좋은 습관이 몸에 물들었고, 아주 흡족한 저녁 루틴을 만들었다.
아침 루틴만큼이나 저녁 루틴도 참 중요하다. 하루를 시작한다는 느낌의 아침 루틴은 나를 조금은 긴장시킨다면, 저녁 루틴은 편안하고 평화로운 마음을 선사한다.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이 충만해지는 저녁시간을 게임으로 보낼 수는 없지 않은가! 게임을 하고 있는, 정신없는 영상을 보고 있는 나의 뇌는 죽어있는 것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릴랙스 한 마음으로 하루를 정리하고, 좋은 음악을 듣고, 독서를 하는 동안, 나의 뇌는 살아 숨 쉬며, 다음날을 위한 휴식을 취할 것이다.
매일 이렇게 알차게, 복된 시간을 보내는 나는 정말 행복한 사람이다. 게다가 내가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기 위해 센터로 나가는 내 모습은 얼마나 아름다운가! 매일의 삶이 복되고, 아름답고, 평화로우니... 감사하고 또 감사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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