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나의 일상

영어공부보다 사색의 시간이...

by 짱2 2022. 1. 24.

새벽루틴을 끝내고, 아침 6시면 나의 일상이 시작된다. 6시부터 8시까지는 아침상 차리고, 남편과 함께 식사를 한 후, 남편 출근시키고(물론 알아서 출근 준비를 하지만...), 설거지, 청소, 빨래, 그 외의 자잘한 집안일을 이 시간에 몰아서 한다. '집중적인 집 정리 시간'이라고 할 수 있겠다. 2시간 동안 빠른 몸놀림으로 모든 집안일을 다 끝내고 나면, 사실 나의 체력은 바닥이 될 수밖에 없다. 이런 체력으로 외출 준비를 한다던가, 뭔가 움직임이 있는 행동을 하면 내 몸은 힘들어도 그것을 해낸다. 하지만, 공부나 독서를 한다면 내 몸은 이미 잠을 잘 준비를 한다. 어쩌면 나의 뇌가 잠잘 시간으로 인식하는지도 모르겠다. 어쨌거나 스스로 생각해봐도 새벽부터 일어나서 많은 에너지를 쏟고 난 후이니, 당연히 피곤하고, 잠이 올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것이 나의 오전 시간의 딜레마다. 그렇다고 새벽시간에 눈을 뜬 후, 잠도 오지 않는데, 억지로 누워서 잠을 청하는 어리석음을 범하고 싶지는 않다. 이미 해보았지만, 절대 잠들지 않는다. 차라리 벌떡 일어나 알차게 새벽시간을 보내고, 오전 시간에 잠이 몰려온다면, 그냥 내 몸이 원하는 대로 하는 것이 더 낫다는 결론을 내렸다. 

문제는 이런 내 몸의 자연적인 루틴을 알면서도, 막상 하루 계획을 세울 때는 너무 빡빡하게 세운 다는 것이다. 낮잠을 자느라 30분에서 최대 2시간까지 소요되는 시간을 고려하지 않고, 무언가를 할 생각으로 계획을 세우다 보니, 낮잠으로 빼앗긴 계획을 해내지 못했을 때 오는 스트레스가 있다. 

 

2022년의 새해가 밝으면서, 영어공부를 새벽시간으로 옮겨보았다. 상당한 집중력을 요하는 공부라, 그리고 내가 하는 공부 중에 제일 하고 싶지 않은 공부라서 일까? 항상 졸리고 나도 모르는 꾀가 나서 결국 성공하지 못하는 날이 더 많다. 이 부분에 대한 수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그 이유는 매번 실패하는 계획이 나를 무기력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그래서 공부의 양을 줄이던가, 다른 시간으로 옮기는 방법을 고려해보았다. 

 

어떤 시간대를 영어공부하는 것에만 집중할 것이 아니라. 하루의 모든 시간대에 영어를 하겠다고 마음을 먹고, 영어를 하다가 하고 싶지 않거나 졸리다는 생각이 들면, 다른 일을 하다가 다시 영어공부로 돌아오는 방법을 우선 실천해 볼 생각이다. 그리고 영어공부 양을 줄여야 할지는 이번 주를 보내면서 생각해보자.

 

사실, mkyu의 514 챌린지의 장점과 효과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내 시간의 많은 부분을 빼앗겼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래서 오히려 해놓은 것이 더 없는 1월이 되고 말았다. 물론 많은 것을 보고 배웠다는 장점을 생각하면 나름 보람 있는 시간이었지만 말이다. 또한 어수선한 1월을 보내면서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은 편안하고 안정된 나만의 시간이라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어찌나 붕 떠있고, 불안한 마음이던지, 도대체 뭘 해야 할지 갈피조차 잡히지 않았다. 물론 해야 할 것들이 많아서인 것도 한몫 했으리라. 워낙 많은 것을 시작해 놓은 탓에.

 

영어공부를 새벽시간으로 가져왔던 지난 1월 초중반의 기간 동안, 독서와 책 리뷰, 일기 쓰기와 사색의 시간이 오전이나 오후로 밀려난 것이 아니라 갈 곳을 잃고 방황했다. 순서만 바꾼 것이라 별 문제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또한 집중력이 가장 좋은 새벽시간을 영어 공부하는 시간으로 보내는 것이 굉장히 효과적일 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나의 예상은 틀렸다. 위의 글처럼 정신없는, 안정되지 못한 시간을 보내고 말았다. 물론 그로 인해 진정으로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깨달았음을 감사히 생각한다.

 

나는 나를 돌아보고, 사색하고, 반성하고, 더 나은 나를 위해, 더 나은 삶을 위해 무엇을 할지 고민하고, 계획하는 것을 좋아하고, 그런 시간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래서 독서하는 시간, 책 리뷰하는 시간, 일기 쓰는 시간이 필요하다. 그 시간이 오래 걸릴지라도 나에겐 우선적으로 필요한 시간이다. 만약 이 시간이 없어진다면 다른 시간은 의미 없는 시간이 되어버린다. 그런데 이 시간을 새벽에서 다른 시간으로 옮겼더니 부작용이 생기고 만 것이다. 덕분에 크게 깨달았고, 다시 이런 시간을 새벽으로 끌어들였다. 이렇게 일기를 쓰고 있는 지금이 얼마나 행복한지 모른다. 얼마나 평화롭고 안정적인지 모른다. 게다가 잔잔히 흐르는 음악이 귓가를 스치며 달콤하게 속삭이고, 따뜻한 차가 입안 가득 향을 채우며, 목을 타고 넘어가는 촉촉한 느낌까지. 천상천하 유아독존. 이 세상에 나밖에 없고, 내가 최고인 듯 느껴지는 시간이다.

 

시간이 흐르며, 나는 또 어떻게 계획을 변경할지 모른다. 그건 그때의 상황이 요구조건이 되어 어떤 변화를 원할 것이리라. 현재의 나는 이 새벽시간을 소중한 나만의 시간으로 예쁘게 만들어갈 것이다. 꼭 어떤 결과물이 있는 시간만이 알찬 시간이 아니라 내가 이 세상에 존재하는 이유를 깨닫게 하고, 나를 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존재라고 인식하게 하는 시간을 보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리라. 가장 큰 이유는, 지금 나는 이렇게 보내는 시간이 그냥 좋다. 

'나의 일상' 카테고리의 다른 글

흉보지말자!  (0) 2022.02.04
미친듯이 꾸준히 하라!  (0) 2022.02.01
새벽시간을 알차게  (0) 2022.01.20
잘하고 있는거야  (0) 2022.01.19
공부 친구  (0) 2022.01.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