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이 닿는 공간에 내가 필요한 모든 것이 있다. 책, 다이어리, 펜, 간식, 컴퓨터, 귀이개, 티슈, 무릎담요, 달력, 노트.... 무수히 많은 필요 요소 물건들이 즐비하다. 나만의 공부방이고, 나만의 작업실이다. 앉은 상태에서 필요한 모든 것을 조달할 수 있다. 먹을 것만 주방에서 조달해오면 된다.
마지막 사진은 졸릴때 일어서서 공부하는 책상인데, 기존 책상이 좁아서 궁리하다가 중간에 나무판을 대어 책이나 수시로 필요한 물건을 올려놓고, 맨 아래엔 마침 딱 맞는 바구니가 있어서 무릎담요와 잠깐 눈 붙일 때 필요한 목베개 등을 넣어둔다. 너덜너덜 걸려있는 비닐봉지는 쓰레기봉투다. 쓰레기를 담아두었다가 어느 정도 차면 바로 쓰레기통으로 향한다.
공부하다가 귀가 간지러우면 귀를 후빌 귀이개, 손이 뻑뻑하다고 생각될 때 바를 핸드크림, 기분전환하고 싶을 때 향기로운 향을 방안 가득 퍼뜨려줄 아로마 향초까지 구비되어 있는 나만의 공간이다. 이 공간은 늘 음악으로 가득 차 있다. 잘 이해하지는 못하지만, 나는 클래식 음악을 참 좋아한다. 따로 공부하고 싶을 정도이지만, 아직 그런 장소, 그런 시간을 내지 못해 아쉽지만, 언젠가는 공부할 생각이다. 음악과 미술은 죽을 때까지 계속 공부하고 싶다.
바빴던 지난 한주를 보내고(설 명절과 더불어 공연 2개를 예약했었다), 어제, 오늘은 집에서 정말 평화롭게 보내고 있다. 커피 한잔을 준비해 마시며 한가로이 오후 시간을 보내다, 내 귓가를 울리는 음악소리에 기분이 한껏 즐거워지며, 내가 있는 이 공간이 주는 행복감에 갑자기 일기를 쓰고 싶어졌다. 이 여유로움이, 이 충만함이 참 좋다.
바쁘게 밖으로 돌아치는 삶보다는, 조용히 하고 싶은 공부를 하고, 읽고 싶은 책을 읽으며, 때로는 사색하고, 때로는 글을 쓰면서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 더 좋다. 마음이 안정되고, 온유해진다. 멍 때리기도 하고, 인터넷으로 궁금한 것을 찾아보며 나만의 지식을 쌓기도 한다. 어떤 사건, 어떤 음식과 같은 아주 사소한 것까지. 이런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바쁘다. 하루가 스르륵 흘러가버린다.
저녁엔 돼지고기 넣고, 비지찌개를 끓일 생각이다. 맛있게 먹어줄 남편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기분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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