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제 저녁, 날씨가 추워져, 남편과 매일 가는 산책길이 좀 고달프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렇게 추운 날, 또 미세먼지가 많은 날은 밖으로 나와 산책을 하는 거보다는 집에서 stationary bike를 타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다 연이어 든 생각이, 내가 취직을 하면 과연 일정한 시간에 밥을 먹고, 저녁 산책을 하러 나올 수 있을까 싶었다. 그렇다면 다른 방향에서 접근해야 하지 않을까?
우선, 남편은 예전으로 다시 돌아가기. 저녁 9시에 뉴스를 보며 30분간 자전거 타기. 남편은 산책보다는 자전거를 타는것이 더 땀을 많이 흘리고, 운동이 되는 거 같다. 다만, 우리는 저녁 산책을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했는데, 대화를 나눌 시간을 갖지 못하게 됨이 아쉬웠다. 그래서 남편에게 제안을 했다. 저녁 식사하는 동안 이야기를 많이 나누자고. 식사를 끝마치고도 할 이야기가 있으면 계속 이야기를 하며 시간을 보내자고.
이젠 내 차례다. 새벽에 눈 뜨자마자 하는 아침체조는 루틴이니까, 계속 해야하고, 영어 공부할 때 자전거 타면서 암기하고, 매일 저녁 식사 후, 저녁 요가와 이소라 체조를 번갈아 하자. 그리고 반신욕도 추가하자. 아마도 저녁 요가와 이소라 체조가 가장 큰 미션이 될 거 같다. 일상의 루틴으로 만들어야 한다. 또한 차를 가지고 다니게 될 테니, 중간중간 수업이 없는 시간에 낮잠을 자거나, 걷기를 할 생각이다.
뭐든 상황에 맞춰가면 되고, 뭐든 곰곰히 생각해보면 해결책이 생긴다. 취직이 되었고, 나는 이제 그 일에 맞춰 모든 것을 조절해 나갈 것이다. 차도 사야 하고, 노트북도 사야 하고, 다른 불필요한 일들은 모두 제거하고, 오로지 일을 위해 일할 생각이다. 돈 버는 것에 앞서는 것은 가족과 건강뿐이다. 당분간은 오로지 돈을 벌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 해 볼 생각이다.
사실, 55년의 삶을 살면서, 돈을 벌기 위해 열정적으로 살아본 기억이 없다. 그냥 살다보니 일을 할 기회가 주어졌고, 일을 하니 돈이 생겼다. 현재의 상황도 그것과 별반 다르지는 않으나, 이 일이 이제는 나에게 주어진 마지막 일이 되지 않을까? 그리고 내 삶에서 한 번쯤은 돈을 위해 정말 열심히 일했다는, 아니면 정말 열심히 일했더니 돈이 많이 벌렸다는, 또는 정말 열정적으로 일해봤노라는 말을 하고 싶다. 물론 내 체력의 한계를 누구보다 잘 안다. 모두들 그 부분을 걱정하며 내게 조언을 한다. 건강 신경 쓰라며. 그러나 나는 걱정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일을 하지 않는 동안 나는 다른 일에 나의 에너지를 쏟았다. 사회복지학, 영어공부, 타로, 캘리, 유튜브 등등... 사람도 많이 만났다. 이런 것에 쏟았던 모든 열정을 일에 다 몰아서 쏟아부을 생각이다. 하나로 통일, 몰입, 집중...
멋지지 않은가! 일을 하던 사람도 정년이다 뭐다 하며 일을 내려놓을 시기에, 나는 일을 시작한다. 이 일이 나를 어떤 멋진 곳으로 데려다줄지 기대가 가득하다. 상황에 맞춰 멋지게 살아갈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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