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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천천히 가자

by 짱2 2022. 2. 25.

몸이 불편해지면 정신까지 불편해진다. 

몸은 뇌가 좌지우지하는 줄 알았었다. 그러나 최근 많은 연구에서 장이 몸을 컨트롤하고, 뇌는 오히려 바보 같아 우리가 생각하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고 한다. 그래서 우리가 좋은 생각을 하고, 할 수 있다는 자기 확언을 하면 뇌는 그런 줄 알고, 그렇게 한다는 것이다. 기분이 안 좋을 때 초콜릿을 먹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금방 기분전환이 되고, 기운도 반짝 나는 것은 장이 몸에 미치는 영향력 때문이라고 한다. 

이 이론에 전적으로 동의한다. 암경험자가 된 이후에 절실하게 느끼면서 살기 때문이다. 

 

 

약속이 없는 오늘, 나는 하루 종일 공부하고, 사회복지학 중간 과제물을 준비하려고 생각했다. 잘하고 있었다. 하루 종일 책상 앞에 앉아있으니 몸이 뻐근해서 컨디션이 조금 안 좋아지고 있었다. 그런데 나는 그런 내 몸에 기름을 부운 꼴이 되고 말았다. 입에서 먹고 싶은 음식을 먹어버렸다. 과자, 빵, 떡... 이것이 장을 타고 내려가면서 내 몸은 예민하게 알아차렸다. 배가 살살 아파지면서 기분이 상당히 나빠졌다. 도서관에 가겠다고 생각했었는데, 모든 게 다 귀찮아졌다. 과제물 준비고 뭐고 다 싫어졌다. 저녁밥 준비도 하기 싫어졌다. 그냥 늘어져 자고 싶어졌다. 

 

의자에서 일어나 소파로 갔다. 길게 큰 대자로 누워보았다. 잠이 오는 것도 아니고, 기분만 계속 나빴다. 그냥 일어나서 하던 일을 했다. 물론 하던 일이라는 게 공부지만... 시간이 조금 흐르니 대장에 느껴지던 불쾌함이 사라지고, 이제는 컨디션이 다시 돌아왔다.

 

이런 일은 자주 있다. 그래서 잘 알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먹고 싶은 욕망을 자제하지 못하고 또 먹고, 또 불편하고, 또 무기력증에 빠진다. 멍청한 건지, 뭔지 모르겠다. 영양가도 없는 것을 굳이 먹고, 몸도 불편하게 만들고, 정신도 흐릿하게 만드는 건 뭐람~

 

그래도 늘 감사한 마음이 드는건, 조금 시간이 흐르면 정상으로 돌아와 주는 고마운 내 몸이다. 회복력 짱~~ 건강하다는 이야기겠지. 암 수술 후 3년간 감기 한번 안 걸리고, 코로나에도 무사하게 넘어가 주는 내 몸. 엊그제서야 감기가 처음으로 왔는데, 코로나인 줄 걱정했으나 다행히 음성이고, 잠깐 몸살끼 있었을 뿐 지금은 아무렇지 않은 내 몸. 고맙다, 고맙다...

 

내 몸을 위해서 내가 해야 하는건 정해져 있다. 누구나 아는 바로 그것들. 운동하고, 잘 먹고, 좋은 생각하고... 그런데 나는 과연 이렇게 하고 있는 걸까? 먹는 것은 아직도 멀었고, 운동은 자꾸 꾀가 나서 안 하게 되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사회복지가 해야 할 가치가 있는 공부인건지에 대한 의문이 든다. 새로운 일을 시작했고, 해야 할 공부, 해야 할 꺼리들이 많은데, 사회복지까지 같이 얹어서 가야 하는 걸까? 과제를 준비하려니 부담스러운 마음에 잠시 드는 마음일까? 가장 걱정되는 건 실습인데... 

 

사회복지학에 대해 잠시 생각해보니... 어차피 다음 2학기 임원 장학금을 받으려면 완전히 내려놓을 수는 없으니 적당하게 공부하며 적정 성적만 취득하기로 하고, 과제도 무겁게 책 빌려가며 힘들게 하지 말고, 전자도서관 이용하고, 대강 하기로 하자. 그리고 2학기부터는 더욱 쉬엄쉬엄하고, 실습은 2년 후가 되었던, 3년 후, 4년 후가 되었던 하기로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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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일기를 쓰다가 잊어버리고 이 저녁이 되어서야 쓰다 말았다는 걸 알았다. 헐~~~
저녁도 먹고, 설거지도 끝냈고, 이제 슬슬 잘 준비를 하려고 한다. 컨디션이 안 좋은 날은 모든 걸 잊고 무조건 일찍 자는 거다. 감사한 것은 자고 나면 다음날 몸과 마음이 상쾌해진다는 거다. 그리고 참 다행이다.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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