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일하게 될 '와이즈'에서 교육을 받았다. 어쩌면 살짝 버거웠는지도 모르지만 적당히 따라갈만했고, 어려워서 못하겠다는 수준이 아니란 것에 안심이 되기도 했다. 그런데 어제 모인 네 명 중에(두 명은 나오지 않아서 잘 모르겠다) 나만 빼고 모두 벌써 일을 하고 있는 것이었다. '질투'라는 감정보다는 나만 빼놓은 것 같은 느낌에 기분이 나빴다. 내가 나이가 많다고 무시하는 건가 싶은 마음이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아무렇지 않은 듯, 무심한 듯 '벌써 일 하시는 분들도 있나 봐요?'하고 물어보았다. 그랬더니 한 사람을 가리키며 보육교사 자격증이 있어서 수업을 시작했다는 말이 돌아왔다. 엥? 보육교사 자격증이라고? 그건 나도 있는데, 나는 아동학 학사학위도 있는데... 나는 당연히 나의 상황을 이야기했다. 그럴 때 가만히 있는 것이 멍청한 거지. 지국장님은 기뻐하며 다음 수업 때 참관을 하라고 하며, 바로 일을 줄 수 있다고 했다. 나는 기뻤다. 돈을 빨리 벌게 되어서 기쁜 것이 아니라 뭔가를 빨리 배울 수 있다는 사실이 기뻤다. 이곳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방문교육이 어떻게 되는 시스템인지 궁금하기 때문이다.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학교수업이 조금 어려울 수 있겠으나(현재는 학교 수업이 어렵다고 생각된다.)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것은 학교 수업이다. 그렇다면 내가 지금 서둘러 방문교사를 하겠다고 나선 것이 학교 수업을 나가는데 걸림돌이 되지는 않을까? 무엇이 잘하는 것인지 나는 지금 알 수 없다. 그러나 어제의 나는 머뭇거릴 수만은 없었다. 뭐든 빨리 시작하는 것이 나을 거라고 판단했다. 언제 주어질지 모를 학교 수업에 목숨 걸듯, 눈치 보고 있기 싫었다. 빠르면 3월, 늦으면 그 이후로 학교 수업에 나가게 된다고 하니, 최소한 한 달은 기다려야 한다는 이야기인데. 물론 한 달 동안 사회복지 과제 준비하고, 책 읽으며 천천히 가도 된다. 하지만 올 한 해, 와이즈에 미친 듯이, 무식할 정도로 빠져보자고 다짐하지 않았던가! 쉬엄쉬엄 하면서 가고 싶지 않다. 내가 지금 취미처럼 하고 있는 일들은 말 그대로 취미처럼 하고 있는 것들이다. main이 아니다. 그렇다면 나는 다른 모든 것을 내려놓더라도 와이즈에 관련된 일에만 올인해도 된다. 아니 그래야 한다. 그래서 기회를 획득하고 싶었고, 다른 이들은 벌써 하고 있는 그 일을 내게도 달라고 말을 한 것이다. 한걸음 빨리 내디딘 것이 내가 생각한 방향으로 나를 데려가지 않을 수도 있으나, 그 끝은 알 수 없으니, 무엇이 옳았다는 판단은 몇 년 후에나 내릴 수 있는 것이리라. 난 그저 최선을 다할 뿐.
2022년 2월 14일 면접으로 시작된 와이즈교육. 난 새로운 일에 발을 들여놓았고, 이것이 나를 어느 멋진 곳으로 데려갈지 몹시도 궁금하다.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2022년 올 한 해, 무조건 무식하게 양적 축적기를 가질 거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볼것다. 2022년 12월 31일, 나는 어떤 멋진 말을 읊조리며 행복에 겨워할까? 나는 어떤 또 다른 멋진 꿈을 꾸며 설레어할까? 생각만으로 벌써 가슴이 벅차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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