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이 어렵지는 않겠으나, 어쨌든 시험이 있는데, 열공해도 모자랄 시간에 이렇게 일기를 쓴다. 그 이유는 함께 공부하고 있는 같은 기수의 교육생들에게서 배우는 것, 느끼는 것들이 있기 때문이다.
작년부터 인터넷으로 타로, 유튜브, 캘리그라피, 디지털 튜터, 코딩, 네이버 블로그 등등을 배웠다. 무엇이든지 배우는 것을 좋아하니, 어딘가로 이동할 필요 없이 집에서 편하게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인터넷 강의가 참 좋았다. 평소 관심은 있었으나 쉽게 시작하지 못했던 여러 주제들의 강의를 듣기 시작했다. 물론 내 삶에서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는 주제는 영어이고, 그다음으로는 방송대학교의 사회복지학과 공부이다. 두 개의 큰 물줄기를 기본으로 평소에 내가 즐기는 음악과 독서도 놓지 않고, 이런 여러 가지 주제의 배움을 시작했다. 물론 영어학원을 그만두면서 이런 모든 것을 배우는 것이 가능했고, 열 가지에 가까운 주제들 중의 어떤 것이 나를 멋진 미래로 데려다 줄지 궁금했다. 어떤 것이든 좋았다. 어떤 길을 가든지 도전해 볼 용기는 넘쳤고, 몸으로 부딪히며 내 것으로 만들어갈 생각이었다.
사회복지사가 가장 유력했고, 영어는 껌딱지처럼 붙어서 떨어지지 않는 그 무엇이었으며, 취미인지, 일로 연결될 것인지 모르는 것도 있었다. 그러다 생각지도 않게 코딩블록 공부가 면접으로 그리고 취업으로 나를 이끌었다. 사실, 타로나 유튜브, 네이버 블로그 등등은 마음이 내키지 않았다. 그리고 캘리그래피는 일로써 연관되는 느낌이 아니라, 나의 취미로 계속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우세하다. 물론 이 느낌은 오로지 현재의 내 느낌일 뿐이다.
그런 의미에서 코딩블록은 정말 재미있었다. 이과 쪽으로 느껴졌던 코딩이 전형적인 문과 체질인 나에게 이토록 흥미로울 거라곤 생각하지 못했다. 얼마나 재미있던지 하루 종일이라도 할 수 있을 거 같았고, 잘 풀리지 않을 때는 머리가 지끈거렸지만, 작품이 완성되면 그 만족도가 정말 컸다. 이런 공부를 계속하고, 아이들을 가르칠 수 있다면 금상첨화라는 생각을 했고, 면접이라는 기회가 왔을 때 망설임 없이 도전했고, 취업에 성공했다. 아직은 교육생이지만, 난 벌써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내 모습을 그리고 있고, 구체적인 성취의 과정까지 그려내고 있다. 분명 멋진 미래가 펼쳐질 것이다.
그렇게 시작된 코딩 강사의 과정을 공부하느라 현재는 교육 중인데, 함께 하는 교육생들은 모두 MKYU 출신(?)이다. 그렇다 보니, 지금도 계속 올라오는 여러 강의에 대한 공부 욕심이 샘솟는 누군가를 보며, 나를 돌아보고, 여러 생각에 잠기게 한다. 그녀는 나만큼이나 욕심이 많고, 지금 배우고 있는 것들이 자신을 어딘가로 데려갈 거라는 생각을 하는 점에서도 나와 매우 비슷하다. 같은 강의에 대해서도 또 배우고 싶다는 욕심을 냈고, 높은 가격에 주춤했던 나와는 달리, 돈에 신경 쓰지 않을 정도로 나보다 더 큰 열망을 보였다. 이런 이유로 내가 그녀에게 관심이 생겼고, 나의 생각할 꺼리가 생긴 거다.
그녀는 나보다 7살이나 어리고, 나처럼 암경험자도 아니다. 만약 나도 그녀와 같은 상황이라면 그녀와 같은 생각을 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그러나 나는 현재 55세이고, 암경험자로서 체력도 좋은 편이 아니다. 코딩 강사 교육을 받는 며칠 동안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결심, 다짐을 한 것이 있었다. 그러다 그녀를 보았고, 잠깐 흔들리는 마음(나도 더 강의를 듣고 싶다는)이 들었으나, 그녀로 인해 내 결심을 더 굳히는 계기가 되었다.
우선, 강의는 더 이상 듣지 않을 생각이다.
그 이유는 첫째, 강의료가 너무 비싸다. quality가 높다는 장점도 있겠으나 비용 문제도 무시할 수 없다. 둘째, 비용과 관련된 것일 수도 있겠다. 듣고 싶은 강의와 관련된 책을 읽는 것으로 대신하자. 강의를 빨리 들어야 할 이유도 없고, 돈도 들지 않는 독서로(밀리의 서재, 도서관 이용) 대체하는 것이 훨씬 장점이 많다. 셋째, 이미 코딩 블록 강사로 가겠다고 마음먹었으니 여기에 올인하는 것이 맞다. 양손에 떡을 쥐고 우왕좌왕하다가는 이도 저도 아닌 신세가 될 수도 있다.
다음으로, 내 현실이다. 나이와 건강을 무시할 수 없다. 오래전부터 60세까지만 일할 생각이었다. 코딩 강사로서 앞으로 5년만 일해도 나는 만족한다. 5년 동안 매달 100만 원씩 주식을 사겠다는 나의 오랜 플랜만 해결되면 된다.
마지막으로, 60세 이후의 내 진로에 대한 생각까지 하게 되었다. 이건 교육을 받는 동안, 그리고 수민 언니(암환우)를 통해 방향의 전환을 하게 된 덕분인데, 앞으로 내가 일하게 될 코딩/논술 강사의 능력과 또 그동안 꾸준히 계속할 생각인 영어를 합쳐서 나만의 커리큘럼, 노하우를 만들어 1인 창업을 할 생각이다. 환갑이 되었지만, 현장 경험 많고, 실력이 있다는 소문을 낼 정도로 능력을 키워, 내 손주도 키우고, 다른 아이들도 케어하면서 노후까지 돈을 벌 수 있겠다고 생각을 했다. 물론 영어공부를 열심히 해야 한다는 전제조건이 반드시 깔린다. 그런데 그 부분이 가장 마음에 드는 것이다. 내가 가장 좋아하고, 가장 잘하고 싶은 것이기에, 이런 멋진 플랜을 위해 영어공부를 할 수밖에 없다는 거. 발음까지 철저하게 공부할 생각이다.
앞으로의 5년 계획, 10년 계획이 머릿속에 꽉 차오른다. 내가 해야 할 것들이 차례로 떠오른다. 분주히 움직이는 아름답고 멋진 내 모습이 그려진다.
더 이상 무언가를 배우겠다는 욕심을 내려놓는다. 대신 지금 내가 하고 있는 것들을 더 열심히 하겠다는 욕심을 낸다. 생각만 해도 가슴이 벅차오른다. 설렌다. 난 역시 꿈을 먹으며 자라는 나무이고, 꿈을 품은 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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