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당에 가려고 했는데, 늦은 아침 먹고, 괜히 여유 부리다 보니, 성당에 갈 시간도 놓치고, 사실 귀찮기도 했다. 3주 동안 꼼짝 안 하고 집에만 있었던 것이 습관처럼 되어버린 느낌이다. 집에서 이것저것 정리하고, 사복시험 합격선을 넘긴 것 같다는 카톡을 여기저기 보내다 보니, 벌써 하루가 기울어간다.
어제 시험은 누군가의 말처럼 '길고도 힘든 자신과의 싸움'이었다. 특히 나에게는... 집에서 7시 출발, 8시부터 교실에 앉아 되지도 않는 마지막 암기빨을 세웠고, 시험이 끝나는 1시 50분까지 총 7시간 가까이를 오로지 귤 세계와 초콜릿 3개, 사탕 3개로 버텼다. 이건 뭐 웅녀도 아니고, 무신 짓인지... ㅎㅎ 아~ 물 반컵도 있었구나! 뭐라도 잘못 먹었다가 설사라도 날까 봐 세 개째의 귤을 먹을 때는 정말 많이 망설였다. 안 먹으면 어지러움증과 무기력증이 올까봐.
시험시간만 5시간. 정말 길고도 힘든 시간. 누구와도 말하지않고, 문제 풀고, 간단히 먹고, 화장실 다녀오고, 문제 풀고, 간단히 먹고, 화장실 다녀오고, 문제 풀고, 화장실 다녀오고, 그리고 끝. 이렇게 세 세트를 반복했다. 쉽지 않은 시험을 무사히 끝낸 것만으로도 감사한 마음. 그런데 저녁에 확인해 보니 합격선을 거뜬히 넘겼다. 정말 기뻤다. 이 기쁨을 어떻게든 널리 알리고 싶었는데, 너무 늦은 밤, 오늘 아침까지 억지로 참고 기다린 후에 자랑질을... ㅎ
자정이 넘어 집에 도착한 후, 그대로 잠이 오지 않았다. 사복시험과 관련된 모든 책자를 정리하고, 다시 영어책으로 채워넣었다. 그리고 새해에 세운 계획을 좀 더 구체적으로 세웠다. 그런 다음에야 잠이 왔고, 침대로 가서 음악 들으면서 책 읽다가 잠자리에 들었다.
나는 이런 사람이다. 하나를 끝내면 다시 다른 하나를 시작하고, 그 시작은 늘 끝맺음을 한다. 또한 그 시작조차 허투루 하는 시작이 없다. 뭔가 목표가 있고, 꿈이 있고, 그것을 이뤄나가는 것이 즐겁고, 살아있다는 느낌이 든다.
돌아오는 한 주는 많은 약속들로 가득 차있고, 곧 설 연휴다. 설 연휴가 지나야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오겠지. 그래도 내가 세운 계획들 조금씩 생활속으로 물들이면서, 다시 예전의 루틴으로 돌아가도록 하면서 잘 보내야 한다.
시험 보느라 수고한 나에게 박수를 보내고, 칭찬을 하고, 응원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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