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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일상

나에게 집중하자!

by 짱2 2023. 5. 18.

힘들었던 지난주와 달리 이번주는 무난하게 흘러간다고 생각했다. 긴장하며 맞이했던 월요일, 열심히 하려고 노력한 내 열정의 결과도 있었겠지만, 출근길에 망가뜨린 사이드미러 때문에 더더욱 분주하고 정신이 없었음에도 잘 대처하고, 학원일도 더 잘 해낼 수 있었다. 또한 열흘동안 가슴 졸이며 기다린 정기검사 결과도 잘 나왔고, 서울대병원까지 오가는 길을 무난하게 잘 다녀온 것도 마치 하나의 성공처럼 여겨진 것도 있다. 사이드미러는 완전히 꺾여져, 유리 부분은 바깥쪽을 향하고, 나는 끼어들기할 때마다 룸미러로 봐야 했다.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었음에도, 혼자 하는 첫 서울 운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과장 좀 보태서... 보통은 남편이 옆에서 자고 있기는 했다 ㅎ) 잘 다녀왔다. 주문했던 사이드미러가 생각보다 빨리 도착해서 하루 만에 바로 수리를 했고, 또다시 걱정했던 어제 수요일도 무난히 잘 지나갔다.

 

 

 

마치 트라우마처럼 원장이 얼굴을 찡그리고 다가오면 나는 내가 또 무슨 실수라도 한 것은 아닌가 싶어 걱정이 앞선다. 여전히 찡그리며 다가온 원장을 맞이하며 오늘은 또 뭘 지적하려고 할까.. 긴장하며 그녀의 말을 기다리는데, 다행이 그녀는 내게 몇 가지 일정을 지시할 뿐이다. 나 또한 그녀에게 필요한 것들을 물어보고 서로 의견을 교환한다. 그렇다. 우리 둘은 이것이 필요한 것인데, 그녀는 짜증부터 나는 모양이었다. 그런데 지난주, 내가 그녀와 한바탕(?)의 전쟁과도 같은 시간을 보내면서 느낀 것은 그건 그녀의 그릇의 크기, 그녀의 마음의 모양일 뿐이었다. 내가 그녀의 그런 것들 때문에 맘 상할 이유는 없다. 앞으로는 그녀가 나에게 그녀의 그릇의 크기, 못난 마음의 모양 때문에 만들어진 쓰레기를 내게 건네면, 나는 그녀에게 그 쓰레기로 인해 나의 마음이 다쳤고, 그래서 속상하다는 표현을 한 후 그 쓰레기를 그대로 돌려줄 생각이다. 물론 이때 나는 나의 감정을 컨트롤할 생각이고, 온화한 태도로 부드럽게 말할 것이다. 그 쓰레기를 그녀가 깨닫던지, 그렇지 못하던지, 이제 그것은 그녀의 몫이다. 그녀가 그것을 깨닫고 달라진다면 우리의 관계는 좋아질 것이고, 그녀가 그런 나를 이해하지 못하고 싫다면 우리 둘의 관계는 깨어지던지 어떤 결론을 도출해야 할 것이다. 그건 그때 가서 해결하면 된다.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나의 마음을 잘 추스르고 잘 대처해 나가면 되는 것이다. 지난 시간은 내가 또 한 단계 성장하는 시기였다고 명명했으니 난 오히려 기쁨으로 만족하면 된다.

 

지난주를 지나오면서 늘 공부하고 성장하는 것을 원하고 좋아하는 나는, 결국 더욱 열심히 공부하고 싶다는 욕심을 냈다. 즐겨찾기에서 지웠던 EBS에 다시 접속하고, 영어강의를 수강신청하고, 교재도 샀다. 올 한해는 수능 관련한 영어 강의를 계속 들으며 나의 실력을 키워 갈 생각이고, 학원에서 사용하는 프로그램도 모두 둘러볼 생각이다. 

 

그런데, 이 글의 첫 부분의 글처럼 이번주는 무난하게, 아니 정기검사의 긍정적 결과처럼 아주 만족스럽게 지나가는 듯 했으나, 오늘 아침 눈을 떴을 때, 나는 그만 무너져내리는 느낌이었다. 5시 기상은 고사하고, 7시가 다 되어 깨어났는데, 온몸이 아팠다. 아뿔싸~ 긴장이 풀리면서 3일 동안 무리했던 내 몸이 결국 아픔으로 복수(?)하는 건가? 새벽루틴이 망가졌으니, 아침루틴도 깨지고, 이렇게 모두 망가지면서 나는 또 흐트러지는 건가? 이럴 순 없었다. 벌떡 일어나서 집을 정리하고, 하루를 계획하고, 밥을 먹고, 평소보다 늦은 시간에 공부를 시작했다. 취미활동을 하려 했던 그 시간을 버리면 되었다. 하루계획하는 시간의 기도와 자기확언, 감사일기를 버리면 되었다. 시집 읽기를 버리면 되었다. 그렇게 밥을 먹고, 화장실도 다녀오고, 공부를 하다 보니 내 몸과 마인드가 다시 정상으로 돌아왔다. 그렇구나... 역시 루틴의 힘은 크다. 나를 다시 나로 되돌리는 것은 루틴뿐이다. 만약 7시에 눈을 떴을 때 오늘은 이미 글렀다고 생각하며 모두 내려놓고 다시 잠을 청하고 나락으로 떨어졌다면, 나는 무기력함으로 괴로웠을 것이다. 하지만 나는 힘든 몸과 마음을 움직임의 루틴으로 극복해 낸 것이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고, 또다시 내 안의 공부 열정은 끓어오른다. 

 

나를 생각해본다. 열정은 넘치는데 체력은 바닥이고, 하고 싶은 것들은 많은데 시간은 한정적이다. 뭘 내려놓아야 하는 것인지, 시간표를 어떻게 짜야하는 것인지 잘 모르겠다. 다만 지금 내가 생각하는 것은, 올 한 해는 사람들을 만나지 않는 것. 그 시간에 책을 읽고, 내게 필요한 공부를 하자. 내게 지금 중요한 것은 사람이 아니라 나에게 집중하는 것!